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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유’ 경제 상황에 초유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대상·효과 놓고는 의견 분분

현금 풀어 내수 진작 도모

입력 2020-03-30 16:45 | 신문게재 2020-03-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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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브리핑하는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연합)

 

정부가 초유의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냈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인한 전 세계적 경제 활동 위축이라는 ‘미증유’의 상황에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30일 정부가 마련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가구원수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영향이 크고 민생경제 위축이 상당해 긴급재난지원금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가진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하고 세계 경제가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로 세계 경제가 멈춰서고 있으며 실물 경제 위축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도 유례없이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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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8.4로 전월보다 18.5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 3월 72.8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이 내수가 크게 침체하며 자영업자·소상공인·실직자 등의 어려움이 커지자 ‘현금’을 풀어 소비를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다. 또 미국과 홍콩 등지의 사례도 영향을 줬다. 미국 정부는 일부 고소득층을 제외한 국민에 약 1000달러씩을 지급하기로 했고 홍콩은 전 국민에 동일한 금액을 지원한다. 또 서울시와 경기도의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도 이번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시행에 영향을 줬다.

기획재정부는 당초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100만원 규모로 상품권·체크카드 등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지급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컸다. 지난 29일 오후 열린 고위당정청회의에서는 이 같은 지급 규모 대상이 쟁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끝에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회의에서 소득 하위 70%까지 지급으로 최종 결정했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역상품권이나 전자화폐 등으로 지급한다. 지역에서, 가급적 빨리 사용하라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가능한 현금보다는 소비쿠폰, 전자화폐, 지역 상품권을 지급함으로써 단기간 내 지원금이 소비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며 “성장률 부양 효과도 거의 10조에 이르는 재원이 지원되는 만큼 성장률을 일정 부분 견인하는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지급 대상과 효과를 놓고는 의견이 나뉜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원칙은 전 국민 대상 지급으로 보지만 일단 기재부 안보다 더 확대돼 환영한다”면서도 “상황이 더 어려운 계층에 더 많이 지급하게 되면 소득 역전이 일어나 불공정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중산층 이상에게도 지급하면 없는 소비를 새로 창출하는 게 아닌 기존 소비 대체를 하게 돼 내수 진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취약 계층에 집중해서 지원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소요 규모는 9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중 7조1000억원은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재원은 올해 세출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마련하고 부족분은 적자국채 발행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적자국채 발행도 장기적인 경제성장률을 고려하거나 현재 정부 재정구조를 보면 문제가 되거나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은 기존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예로 경기도 화성시민의 경우 화성시 자체 지원금에 경기도 지원, 정부의 재난지원금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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