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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김응수 “문서작성 못하는 건 만식이 닮아도 ‘꼰대’는 아냐”

[人더컬처] 드라마 '꼰대인턴' 김응수

입력 2020-07-06 19:00 | 신문게재 2020-07-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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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배우 김응수 (사진제공=MBC)

 

“젊은이들과는 뇌구조가 아예 다른 것 같아요. 메일을 어떻게 여는지도, 만식이처럼 문서작성도 할 줄 모르니 딸이 ‘아빠는 어떻게 그런 것도 모르냐’고 핀잔을 줬어요. 연기하면서 PPT 작성하는 법을 배웠다니까요. 하하”

MBC 드라마 ‘꼰대인턴’에서 진짜 ‘꼰대(권위적 사고를 지닌 어른을 비하하는 은어)인턴’ 이만식을 연기한 김응수(59)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와 일정 부분 닮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내 “나는 꼰대기질이 0”이라며 “만식이처럼 꼰대짓 하면 안된다는 게 이 드라마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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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드라마 ‘꼰대인턴’의 한장면 (사진제공=MBC)

 

극 중 이만식은 유명 식품회사 부장으로 재직 중 인턴으로 입사한 가열찬(박해진)에게 온갖 ‘꼰대질’을 했던 인물로 직장에서 밀린 뒤 새 직장 시니어 인턴으로 입사해 부장이 된 열찬과 뒤바뀐 ‘갑을’로 만난다. 김응수는 이만식의 꼰대성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연기 바이블인 영화 ‘대부’를 재관람하고 군대 시절 상사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극 중 만식이는 열찬이 준비해온 업무 파일을 휴지통에 버리고 회식자리에 참석한 열찬에게 물건을 던지는 등 모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습니다. 이런 꼰대성을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줄지 고민하다 군복무 시절을 떠올렸죠.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병장들이 모조리 꼰대같잖아요.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영화 ‘대부’를 보곤 하는데 코를레오네 역의 말론 브란도도 꼰대라면 꼰대라고 할 수 있죠.” 

 

김응수
배우 김응수 (사진제공=MBC)

가열찬 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박해진, 연출을 맡은 남성우PD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출자는 스태프들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인데 남성우PD는 감이 좋고 취사선택이 분명한 덕장이죠. 제가 연출을 오래 공부해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걸 잘 받아들였죠. 박해진 씨는 처음에 가열찬 역에 캐스팅됐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가열찬과 닮은 구석이 많은 친구라 제가 가시로 잘 찔러주면 되겠다 싶었죠.”

취업준비생 딸과 고교생 아들을 둔 김응수는 ‘꼰대인턴’을 통해 젊은이들의 취업난과 중장년층 재취업의 험난함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 입장에서는 취업할 수 있는 직장이 점점 줄어들고 중년들은 온갖 신문물에 뒤지다 보니 젊은이들에게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꼰대짓’을 하는 것”이라며 “딸이 취업준비생이다 보니 드라마에 많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김응수는 극단 목화 출신으로 젊은 시절 연극판에서 활동했다. 1996년 영화 ‘깡패수업’으로 스크린에 데뷔하기 전까지 연봉 30만원으로 살기도 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적지 않지만 그는 “묵묵히 바라보다 술 한잔 건네며 위로하는 게 선배의 도리”라고 했다. 그 자신이 신구, 박근형 등 연극판 선배에게 배운 것처럼 능력이 출중한 후배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리라 믿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영화 ‘타짜’(2006) 속 건달 곽철용 연기가 유튜브를 통해 14년만에 회자되면서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제안받은 광고만도 100여개에 이른다. 김응수는 “예술까지 삶을 괴롭히면 안된다는 생각에 어떤 인물이든 재미를 가미해 연기했다”며 “특히 남성적인 인물일수록 폭력성을 재미로 중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김응수
배우 김응수 (사진제공=MBC)

 

“청년들이 열광하는 ‘묻고 더블로 가’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등의 대사를 했던 곽철용이라면 도박판 언저리에서 재산을 다 날리고 이만식이 되지 않았을까요. 지금쯤 라면집을 경영하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하하”

차기작으로는 드라마 ‘임진왜란 1592’를 영화화하는 ‘귀선’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다시 한번 연기한다. 그는 “‘꼰대인턴’으로 중년의 취업이야기를 다뤘으니 다음에는 중년 멜로에도 도전하고 싶다”며 “박해진만 멜로하란 법이 있냐”고 호탕하게 웃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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