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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그레고리 포터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랑’이 '부활'시킬 희망으로 ‘All rise’

[人더컬처] 새 정규앨범 '올라이즈' 재즈보컬 그레고리 포터

입력 2020-08-31 18:00 | 신문게재 2020-09-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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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포터_유니버설뮤직
28일 정규앨범 ‘All Rise’를 발매한 그레고리 포터(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오롯이 저 자신이에요. 가스펠과 블루스, 재즈 소울이 공존하고 있죠. 더불어 지난 몇년 간 여러 뛰어난 오케스트라들과 작업을 거듭하면서 저의 중요한 화두가 된 오케스트라와 밴드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에너지가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레고리 포터는 지난 28일 발매된 네 번째 정규앨범 ‘올라이즈’(All Raise)를 “오롯이 나 자신”이라고 표현했다. ‘리퀴드 스피리트’(Liquid Spirit), ‘테이크 미 투 더 앨리’(Take Me To The Alley)로 그래미 재즈 보컬 부문 2관왕을 기록한 그의 새 앨범에는 아델, 제이미 컬럼 등과 함께 한 트로이 밀러가 제작자로 참여해 포터와 곡을 만들고 타악기를 연주했고 포터의 멘토이자 프로듀서 카마우 케니야타가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포터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인 ‘리바이벌’(Revival)은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가치관에서 비롯된 곡”이라며 “가장 처음으로 발표한 노래이자 첫 앨범의 타이틀인 ‘워터’(Water)가 어머니께 바치는 곡이었다. 어머니가 하셨던 기도들을 시적으로 옮긴 것”이라고 전했다. 

 

그레고리포터
그레고리 포터의 새 앨범 ‘All Rise’ 커버(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이어 “이후 발표된 ‘리퀴드 스피리트’ ‘테이크 미 투더 앨리’, ‘마더송’(Mothers Song), ‘웬 러브 워즈 킹‘(When Love Was King), ‘모어 댄 어 우먼’(More Than a Woman) 등도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며 “어머니 존재 자체와 어릴 적부터 주신 가르침은 지금도 노래를 만들 때마다 떠오르며 제 커리어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작곡으로의 회귀, 오케스트라와의 조우…결국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랑’

“다시금 저의 자작곡들로 회귀했고 밴드 사운드에 오케스트라를 접목한 첫 번째 시도이기도 하죠. 오케스트라에 저의 밴드가 지닌 소울풀한 사운드를 더해 보다 웅장하면서도 친밀하게 느껴지는 사운드를 만들어내고자 했죠.”

그와 오래도록 함께해온 밴드와 금관악단, 10명의 합창단, 런던 심포니 현악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올라이즈’에 대해 포터는 “이번 앨범의 녹음 과정은 그야말로 전세계를 무대로 이뤄졌다”고 귀띔했다.

“첫 다섯 곡은 LA에서 저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했고 다른 아홉 곡은 파리에서, 스트링과 보컬은 런던에서 녹음했어요. ‘리얼 트루스’(Real Truth)라는 곡에는 15년 전 러시아 첫 투어에서 함께 연주했던 러시아 출신의 베이시스트가 함께 하기도 해요. 세계 전역의 뮤지션들이 참여한 ‘국제적인 여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어 포터는 “이번 앨범의 핵심은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일상적인 감정들”이라 꼽으며 “굳건히 서고자 하는 소망, 서로 간의 존중, 승리를 향한 갈망 그리고 결코 억누를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믿음까지 우리가 항상 느끼고 누구나가 공유하는 감정들”이라고 부연했다.  

 

그레고리 포터_유니버설뮤직
28일 정규앨범 ‘All Rise’를 발매한 그레고리 포터(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그 감정들은 제 음악에 영감을 주기도 해요. 사랑이 선사하는 감정들은 우리로 하여금 구름 위를 걷게 만들죠. 반면 인종 차별이 주는 고통과 파괴력은 우리를 사정없이 끌어내려요. 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나 불안감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열망 등 모든 것들이 우리 마음의 주제이자 풍경을 이루죠. 그래서 삶에서 겪게 되는 일들 중 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노래로 만들려 합니다.”

이는 앨범 제목을 ‘올라이즈’라고 지은 까닭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앨범에 담긴 음악들이 모든 이들의 마음을 고양시켜주길 바랐기 때문”이라며 “특히 ‘유 캔 조인 마이 밴드’(You Can Join My Band)는 저의 다양한 생각들을 망라한 곡이다. 사랑이 식고 다시금 새롭게 타오르는, 우리 모두가 겪어봤을 감정들을 담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음악에 담긴 개인의 경험이 보편적 의미를 가지게 만들고자 노력한다는 포터의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랑’이다. 그는 “사랑을 떠올릴 땐 모든 측면들을 포괄적으로 생각한다”며 “로맨틱한 사랑을 떠올릴 때도 전통적인 의미에 머무르기보다 감정적인 요소들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레고리 포터_유니버설뮤직
28일 정규앨범 ‘All Rise’를 발매한 그레고리 포터(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우리는 우정을 쌓아가기 위해 결국 누군가를 사랑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의 다채로운 색깔과 다양한 요소들을 폭 넓게 생각하고 곡으로 옮겨요. 한껏 혼란스러운 사랑조차도 무척 흥미롭고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죠. 질투를 비롯해 때로는 인종주의마저도 이런 혼란스러운 사랑에서 기인한 감정들이거든요.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 중 많은 부분은 다분히 이 혼란스러운 사랑에서 나온 것이죠.”


이어 “때로 사람들은 자신 소유의 땅에 대해 무척 방어적으로 구는데 그들의 조상들이 대를 이어 터를 잡고 살아온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다툼과 문제들 역시 사랑에서 비롯될 수 있는 것”이라며 “저는 사랑의 모든 측면을 깊이 생각하고 그런 요소들을 표현하는 적절한 멜로디와 시구를 찾아 곡을 붙여 노래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앨범수록곡 ‘이프 러브 이즈 오버레이티드’(If Love Is Overrated)에 대해 “우리가 누군가에게 이끌리거나 사랑에 빠졌을 때, 그것을 설명하거나 표현할 수 없을 때조차 뚜렷이 느껴지는 감정들을 토로하는 한 편의 시”라고 소개했다.

“내면을 온통 휘저어 놓는 사랑을 털어놓지 않고 숨긴다 해도 그 모든 감정과 축복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죠. 이 곡은 사랑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사랑 그 자체에 바치는 헌사입니다. 사람들은 사랑이 진부하고 과대평가됐다고 하죠. 하지만 저는 여전히 이 위대한 개념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함께 작업하고 싶은 자이언티와 크러쉬 더욱 절실해진 음악

 

그레고리 포터_유니버설뮤직
28일 정규앨범 ‘All Rise’를 발매한 그레고리 포터(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음악적 표현에 어떤 제한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거의 모든 종류의 사운드와 여러 장르에 열려 있죠.”

재즈를 기반으로 클래식, 힙합 등을 접목시킨 작업들로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온 포터는 “재즈라는 장르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것이든 모두 노래로 만들어 부를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어떤 리듬이든, 코드든, 밴드의 규모가 어떠하든 재즈에서는 모든 것이 허용되죠. 마치 무지개처럼 다채로우며 또한 거대합니다. 바로 이런 자유가 저를 매료시켰죠. 현대적이면서도 과거의 전통을 계승하는 제 목소리로 재즈에 불어넣은 감정, 인간성 그리고 친근함이 정서적인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재즈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빠져 들게끔요.” 

 

이어 “또 다른 힙합 아티스트, 또 다른 클래식 음악가 혹은 정통 서던 블루스 아티스트들과도 함께 작업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경계를 벗어나 다른 음악을 접목시키며 풍성한 재즈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그레고리 포터
28일 정규앨범 ‘All Rise’를 발매한 그레고리 포터(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한국에 재능 넘치는 뮤지션이 많다는 걸 알고 있어요. K팝 외에도 힙합, R&B 신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아티스트들이 많죠. 그 중 자이언티와 크러쉬가 제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그들의 특별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언젠가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는 이 시기에는 음악이 사랑과 희망으로 일으켜 세우는 ‘올라이즈’ 처방전이라고 단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는 힘과 용기, 행복한 감정을 북돋아 주는 것들, 우리를 진정시키고 고양시켜 줄 무언가를 애타게 찾고 있죠. 저는 그 처방전을 저의 음악감상실에서 발견합니다. 스티브나 도나 해서웨이 혹은 윌 스미스 등 특정한 기분을 느끼는 데 도움을 주는 음악들을 스스로에게 처방하죠. 이웃과 가족들 간의 연대, 조금씩 헐거워지는 나라에 대한 유대 등 제가 믿고 있는 가치들을 다시금 확인하기 위해서요.”

이어 “스스로가 가진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해 줄 음악이 필요한 시기다. 그래서 보다 긍정적이고 사려 깊은 음악들에 귀를 기울인다”며 “지금 같은 시기에 저는 단순히 원하는 것을 넘어 음악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저는 ‘올라이즈’ 앨범에 담긴 낙관주의와 사람들을 북돋우는 힘이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나 듀크 엘링턴의 ‘잇 돈트 민 어 싱 이프 잇 에인트 갓 댓 스윙‘(It don’t mean a thing if it ain’t got that swing)과 똑같은 일을 할 수 있길 바라요. 저의 음악이 이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료제 역할을 하기를 소망하죠. 이 모든 것이 지나간 뒤 우리가 다시금 부활(Revival)해 함께 일어서길(All rise) 바라니까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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