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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끝에 美대선 승리…‘흑수저’ 출신 바이든은 누구인가

입력 2020-11-08 15:05 | 신문게재 2020-11-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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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1월 사고로 다친 어린 아들들이 입원한 델라웨어주 병원에서 상원의원 취임 선서를 하는 조 바이든 (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은 상원의원 36년과 부통령 8년을 합하면 44년의 국정경험을 지닌 정치인이다.


지난 1988년과 2008년 두 차례 대권에 도전했으나 모두 쓴잔을 마셔야 했다. 2020년 세 번째 도전에서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마침내 백악관 입성을 앞두고 있다.

8일 영국 스카이뉴스 등 외신은 역대 최고령의 미국 대통령이 될 바이든이 지나온 인생 역정과 안타까운 가족사, 화려한 정치이력 등을 조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치러진 이번 대선은 시골의 ‘흙수저’(바이든)와 뉴욕의 ‘금수저’(트럼프 대통령) 대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이든은 넉넉하지 않은 집안환경에서 자랐다.

그가 태어난 미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은 쇠퇴하는 석탄산업 노동자들의 마을이었다. 이곳에서 보일러 청소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아버지를 보며 자랐다. 가톨릭 집안의 4자녀 가운데 장남이었던 바이든은 어린시절 지독한 말더듬이로 주변의 조롱을 받았지만 긴 문장을 암송하는 등의 노력으로 고등학교 졸업 시점엔 말더듬증을 극복했다고 한다. 야구와 축구에 몰입하면서 운동에 소질을 보이며 자신감을 갖게 된다. 친근하고 소탈한 인간미는 이 시점에 형성돼 그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됐다.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바이든은 곧 정치활동에도 참여하게 된다. 당초 공화당 유력인사의 변호사사무실에 들어갔으나, 공화당 대선후보 닉슨을 싫어해 민주당원이 된다. 1972년 만 29세의 나이에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서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당선했다. 미국 역사상 5번째로 젊은 나이에 당선된 것이었고, 현대 미국에서는 최연소 기록이었다.

의원 생활의 시작과 동시에 그는 비극적인 가족사를 겪게 된다.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한 달 만인 그 해 12월 교통사고로 아내 닐리아 헌터와 한 살짜리 딸 나오미를 잃었다. 차에 함께 탄 두 아들 보와 헌터는 목숨은 건졌으나 골절상을 입고 입원했다. 충격을 받은 그는 당시 의원직을 사퇴하려 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설득으로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취임 선서를 하게 된다. 아내와 사별한 후 아들 둘을 데리고 살기 위해 집에서 워싱턴의 미 의사당까지 왕복 3시간을 기차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의정활동에서는 외교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외교위원장과 사법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과도 잘 어울리는 초당파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러닝메이트로 발탁이 되며 그의 오른팔로 8년간을 부통령으로 지냈다. 장성한 장남이 46세의 젊은 나이에 뇌종양으로 사망하면서 2016년 대선 출마의 뜻을 접었다. 오랜 기간 의정활동 등으로 폭넓은 인맥을 지닌 바이든은 이번 대선에서 유력기업의 임원이나 저명한 인사들로부터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할리우드의 영화계와 음악 및 스포츠계에서도 바이든 지지자가 많이 나왔다.

현 부인으로 퍼스트레이디가 되는 질 바이든 여사(69)는 바이든이 첫 번째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은 뒤 1975년 동생의 소개로 만나 1977년에 결혼했다. 영어 교사였던 질 바이든 여사는 학업을 계속해 55세에 교육학 박사학위를 땄고, 버지니아주 전문대의 영어교수로 강단에 섰다. 그는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가르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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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AP=연합)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에 오르게 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6)은 자메이카계 부친과 인도계 모친 밑에서 지난 1964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났다. 검사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거쳐 2016년 상원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그는 정치경력이 길지 않지만 70대 고령의 백인 남성 대선후보를 보완할 적임자로 평가됐다. 해리스는 지난해 첫 경선 TV토론에서 바이든을 가차 없이 공격하며 몰아세웠지만, 바이든은 그런 해리스를 끌어안으며 러닝메이트로 발탁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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