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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DIMF+人더컬처] 뮤지컬 ‘투란도트’, ‘뮤지컬스타’ 멘토 장소영 음악감독 “함께 배우고 기뻐하고 함께 박수치고…딤프와 10년째”

입력 2021-06-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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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투란도트’와 경연 프로그램 ‘뮤지컬스타’의 멘토 장소영 음악감독(사진=허미선 기자)

 

“지난 10년 동안 했던 것과 톤 앤 매너가 맞아야하고 어쩌면 사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그러지 않기 위해 톤은 맞추되 다른 풍의 곡들로 꾸려야 했죠.”

2011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에서 첫 선을 보여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투란도트’가 ‘어둠의 왕국’이라는 부제를 달고 뮤지컬 영화화되면서 장소영 음악감독은 “신작 하나를 꾸릴 때만큼 힘들었다”면서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미완성 동명 오페라를 변주한 작품으로 원작과는 다르게 물의 왕국 오카케오마레를 배경으로 한다. 어머니 로링 공주의 처참한 죽음에 웃음을 잃고 남자들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는 공주 투란도트와 오랜 전쟁으로 나라를 잃고 떠돌다 배가 난파돼 오카케오마레에 흘러든 칼라프 왕자의 이야기다. 

 

뮤지컬 투란도트
뮤지컬 ‘투란도트’를 영화화한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 중 투란도트 역의 배다해(사진제공=DIMF 사무국)

 

영화는 뮤지컬을 바탕으로 또 다시 변주돼 악령이 깃든 투란도트(배다해)로 인해 어둠의 왕국이 돼 버린 오카케오마레를 배경으로 한다.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촬영된 영화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은 배경은 물론 투란도트 역의 배다해, 칼라프 왕자 민우혁, 류 양서윤, 티무르 이정열, 알티움 성기윤 등 출연진도 뮤지컬과는 다르게 꾸렸는가 하면 6개의 신곡이 새로 추가되고 합창단과의 녹음 등도 새로 작업됐다.

투란도트의 솔로 넘버 ‘빛이 없는 세상’을 비롯해 칼라프의 ‘칼라프의 희생’, 광대 신하들인 핑·팽·퐁의 ‘그나마 멀쩡한 대신’, 투란도트의 아버지 알티움의 ‘공주여 나의 눈물아’, 사랑요정으로 깜짝 등장하는 최정원·김보경의 ‘사랑이란’, 연주곡 ‘투란도트의 공격’ 등 6곡을 새로 작업한 장소영 음악감독은 “작업 양이나 해야 할 일이 새로 만드는 수준이었다”면서도 “꽤 재밌었다”고 털어놓았다.  

 

장소영 음악감독
뮤지컬 ‘투란도트’와 경연 프로그램 ‘뮤지컬스타’의 멘토 장소영 음악감독(사진=허미선 기자)
힘들면서도 “꽤 재밌었던 작업” 중에는 새로운 배우와의 만남 그리고 오랜만에 느낀 스튜디오 녹음 과정의 즐거움도 있었다.


◇배다해 그리고 민우혁만의 투란도트와 칼라프

“(투란도트 역의) 배다해 배우도, (칼라프 왕자 역의) 민우혁 배우도 처음하는 작품이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왜 넘버 제목이 ‘불러도 불러도’인지 등 작곡가의 의도를 분명히 얘기해주고 뮤지컬에 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죠.”

영화음악을 하다 ‘그날들’ ‘라카지’ ‘형제는 용감했다’ ‘금발이 너무해’ ‘미스터마우스’ ‘라빠르트망’ 등을 함께 하며 뮤지컬 음악감독 18년차를 맞은 장소영 감독은 배우들과의 소통을 비롯해 스스로의 표현처럼 “뮤지컬, 무대의 라이브감과 연습실에서의 그 화합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다.

“배우들과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사실 중요했던 건 연습 보다는 녹음이었어요. 녹음실에서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4마디를 부르고 다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시 부르고…현장에서 연습을 주로 하다가 오랜만에 녹음실에서 디랙션을 하는 재미도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에 칼라프 왕자로 새로 합류한 민우혁은 그가 음악감독인 뮤지컬 ‘그날들’과 딤프가 뮤지컬 인재 양성을 위해 채널에이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경연 프로그램 ‘뮤지컬스타’ 멘토로 함께 하면서 익숙해진 배우다.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 한음도 그냥 만드는 건 없어요. 어느 순간에 감정을 터뜨리기 위해 아무리 슬퍼도 슬프지 않게, 기쁘지만 그렇지 않게 불러야 하는 부분들이 생기죠. 민우혁 배우와는 그런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눴어요. 색으로 얘기하면 6색이 아닌 24색으로 점층적으로 잘게 쪼개는 감정들이요. 얘기를 나누며 저와는 다르지만 배우들에게 더 잘맞는 의견은 수용하는 편이에요. 민우혁 배우에 맞게 음이나 반주를 수정하기도 했죠.”

★영화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 The Movie’ 칼라프役민우혁 1
뮤지컬 ‘투란도트’를 영화화한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 중 칼라프 왕자 역의 민우혁(사진제공=DIMF 사무국)

 

신곡 중 투란도트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솔로 넘버 ‘빛이 없는 세상’에 대해 장 감독은 “뮤지컬에는 투란도트가 고민하는 내용이 없어서 아쉬웠었는데 이번 영화화 작업에서 추가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투란도트가 숨 막힐 정도로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의 ‘빛이 없는 세상’를 추가하면서 저도 투란도트가 된 느낌이었어요. 이번 작업으로 처음 만난 배다해 배우는 표독스러운 연기나 노래보다는 ‘넬라 판타지아’ 같은 부드러운 곡이 잘 어울리는 배우예요. 그런 배다해한테 어울리는 곡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장 감독의 표현처럼 “배다해를 저격(?)해” 만든 넘버가 ‘빛이 없는 세상’이다. 장소영 감독은 “뮤지컬 ‘투란도트’는 2010년 트라이아웃 공연에서의 신영숙을 비롯해 박소연, 리사, 김소향, 알리, 해나, 나비 등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표독스럽고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의 배우들을 위한 넘버를 꾸렸다면 영화에서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배다해를 위한 곡을 만들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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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딤프의 '뮤지컬스타' 멘토로 활동 중인 장소영 음악감독(사진제공=채널A)
“너무 딱 맞았어요. 칼라프와의 듀엣곡도 잘해요. 배다해 배우를 좀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걸 생각했어요. 10년 동안 공연되면서 ‘투란도트’의 넘버들이 조금씩 늘었거든요. 그 과정 중에 배다해의 투란도트를 만났더라면…좀 아쉽긴 했지만 영화에서는 그녀만의 투란도트가 됐죠.”


◇함께 배우는 ‘뮤지컬스타’, 딤프의 힘!

 

“딤프가 너무 잘했어요. 지금까지 끌고 온 자체가 딤프의 힘이죠. 방송으로 엮은 것까지 배성혁 집행위원장님의 고집과 신념, 추진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이제 딤프의 ‘뮤지컬스타’는 뮤지컬을 하는 청소년, 지망생들에겐 꼭 나가야하는 경연으로 굳어졌잖아요.”

딤프가 뮤지컬 전문 인력 발굴을 위해 2007년 론칭부터 15년째 진행 중인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과 7년차를 맞은 경연 프로그램 ‘뮤지컬스타’에 대해 장소영 감독은 “딤프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더불어 한국·대만 합작 뮤지컬 ‘Toward’(부제 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출연진을 역대 ‘뮤지컬스타’ 입상자들과 딤프의 ‘뮤지컬아카데미’ 수강생들로 꾸린 딤프의 결단에 대해서도 “멋지다”고 감탄했다.

애초 대만 작곡가 장심자와 한국의 서재형 연출·한아름 작가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대만 배우들로 꾸릴 예정이었던 뮤지컬 ‘Toward’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딤프가 배출한 ‘뮤지컬스타’ 입상자, 뮤지컬아카데미 수강생 등 뮤지컬 지망생들의 무대로 방향을 전환했다.

“저는 ‘뮤지컬스타’ 멘토 3년차인데 해마다 실력들이 좋아지고 있어요. 곡만 잘 부르는 게 아니라 창의력이 뛰어나요. 기존 배우를 따라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것을 하죠.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요. 영재발굴이 아니라 가능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본인 색을 가진 가장 중요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건 아주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장소영 음악감독
뮤지컬 ‘투란도트’와 경연 프로그램 ‘뮤지컬스타’의 멘토 장소영 음악감독(사진=허미선 기자)

 

‘뮤지컬스타’에 대해 이렇게 밝힌 장 감독은 “별 거 아닌 주문을 했는데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다음번에 바뀌어서 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2주간 얼마나 고민하고 노력했는지가 보인다”고 말을 보탰다.


“정말 무한대의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서 저 자신도 말을 하는 데 신중해지는 것 같아요. 함부로 재단해도, 지적해서도 안되겠구나, 나 역시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너무 오래 한 분야에 있다보면 익숙해지곤 하는데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젊어지는 느낌을 받고 에너지가 막 생겨서 너무 행복해요.”

가능성 있는 신인 발굴을 위해 평가를 해야 하는 장소영 감독은 “이미 뽑힌 아이들이 너무 잘해서 누가 최종까지 올라가 수상을 하겠다는 가늠도 잘 안된다”며 “아이들이 ‘뮤지컬스타’를 통해 행복한 추억을 남기고 스스로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랄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평가를 하면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음악을 어떻게 해석했는지예요. 얼마나 고민하고 해석해 관객들을 공감하게 만들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죠. ‘나 노래 잘해요’가 아니라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를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요. 관객들이라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부르는지 아닌지는 보이거든요.”


◇딤프와 함께 10년, 함께 하는 기쁨의 결실 맺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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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투란도트’와 경연 프로그램 ‘뮤지컬스타’의 멘토 장소영 음악감독(사진=허미선 기자)

 

“뮤지컬 ‘투란도트’부터 딤프와 벌써 10년째 함께 하고 있어요.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에게는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대학생들이 무대에 오를 수 있고, 다양한 문제로 어딘가 묻혀 있던 이야기에는 무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딤프의 행보에 10년을 관여돼 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운이고 행복해요.”

그리곤 “제가 지역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서 하는 뮤지컬을 8편을 했는데 남아 있는 작품이 딤프의 ‘투란도트’가 유일하다”며 “수장이 바뀌어도 계속 이어간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을 보탰다.

“뮤지컬 ‘미스사이공: 25주년 특별공연’ 영화를 보고 펑펑 운 적이 있어요. 역대 출연진들의 무대를 영화화한 작품이었는데 마지막에 초연부터 함께 한 배우가 나오는데 너무 멋있더라고요. 우리 뮤지컬 ‘투란도트’도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서도 그 영광이 오래 가면 좋겠어요. 초연부터 최근 출연진들까지 함께 하는 기쁨이 결실을 확실하게 맞으면 좋겠어요. 딤프도 꾸준히 이어가 진정한 세계 유일의 국제뮤지컬축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그런 날을 꿈꿔요. 그 과정에 제가 있고 함께 박수 칠 수 있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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