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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DIMF+人더컬처] 뮤지컬 ‘Toward’ 장심자 작곡가 “내 뮤지컬의 시작…한국, 딤프에서 내일을 위해, 내일을 향해!”

입력 2021-06-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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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심자 작곡가
한국·대만 합작 뮤지컬 ‘Toward’(부제: 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의 장심자 작곡가. 사진은 2019년 ‘원 파인 데이’로 딤프를 방문했던 당시의 장심자 작곡가(사진제공=DIMF 사무국)

 

“2018년부터 매년 4번째 딤프에 참여하고 있어요. 올해는 대만 작품이 아닌 한국어 작품인 ‘Toward’(부제: 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로 데뷔합니다.”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에서 첫 선을 보이는 한국·대만 합작 뮤지컬 ‘Toward’(부제: 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이하 Toward)의 넘버를 꾸린 대만의 장심자(張芯慈) 작곡가는 “올해도 글로벌 합작 방식으로 딤프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8년 ‘맨투밋’(控肉, 遇見니, Meant to Meat)을 시작으로 2019년 ‘원 파인 데이’(最美的一天, One Fine Day), 지난해 웹뮤지컬 ‘넌 리딩 클럽’(不俱讀書樂部, Non Reading Club)에 이어 네 번째 작품을 딤프에서 선보이고 있다.

여자라는 이유로 허락되지 않은 것들이 많았던 1930년대 중국에서 건축 연구가이자 예술가로서의 꿈을 향해 질주하는 임휘인(김다윤)과 그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는 남편 양사성(왕시명)을 중심으로 그들이 결성한 문학살롱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애초 장심자 작곡가를 비롯해 한국의 한아름 작가, 서재형 연출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대만배우로 극을 꾸리려던 ‘Toward’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양국 간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한국·대만 합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재능 넘치는 뮤지컬배우를 발굴하기 위해 딤프가 운영 중인 경연 프로그램 ‘뮤지컬스타’의 역대 입상자들과 ‘뮤지컬아카데미’ 수강생들로 출연진을 꾸리며 남다른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첫 한국어 뮤지컬 ‘Toward’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
 

장심자 작곡가와 한아름 작가
한국·대만 합작 뮤지컬 ‘Toward’(부제: 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의 장심자 작곡가(왼쪽)와 한아름 작가(사진제공=DIMF 사무국)

 

“뮤지컬 ‘Toward’는 제가 처음으로 한국어 가사로 창작을 한 작품이에요. 제법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한국어와 중국어 가사에도 잘 맞는 멜로디를 구상했습니다. 노래의 비중이 비교적 큰 작품이어서 곡과 곡 사이의 연결, 느낌, 리듬감이 효과와 재미를 달리할 수 있죠.”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Toward’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 장심자 작곡가는 “코로나19로 한국에서의 연습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재형) 연출님, (황호준) 편곡자님, (이경화) 음악감독님께서 작품 완성까지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유학하던 2012년 서재형 연출님과 한아름 작가님의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을 봤어요. 당시에는 한국어 실력이 초급 수준이었음에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받았죠. 두분께서 서양 뮤지컬에 한국 전통역사와 동양적 형식의 미학을 접목시킨 게 너무 감탄스러웠어요. 서양 뮤지컬의 형식을 잘 소화해 자신만의 피가 흐르는 작품을 창작한 듯한 느낌을 받았죠.”

이어 장심자 작곡가는 “언젠가는 대만 관객들에게도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뮤지컬을 제작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며 “뮤지컬은 서양만의 예술도, 외국 작품이어야 재밌는 게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런 서재형 연출님·한아름 작가님, 두 선생님과 함께 하는 ‘Toward’ 준비과정은 매우 소중한 시간이에요. 두분의 풍부한 경험, 탁월한 능력과 더불어 후배인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배려까지도 매우 귀중한 학습 과정이었죠. 두분이 저에게 주신 건 작품을 만드는 방법 뿐 아니라 사람을, 작품을, 창작을 그리고 예술을 대하는 순수하고도 진지한 마음도 포함돼요. 시간이 지나 저도 그분들과 같은 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당신의 꿈은 나의 꿈’과 ‘오후 6시’ 그리고 임휘인

딤프 DIMF
첨부파일 1. 제15회 DIMF 공식초청작_Toward(부제-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포스터(사진제공=DIMF사무국)
“창작을 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건 스토리와 장면 그리고 캐릭터입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 인물의 상황 그리고 문학성이 있기 때문에 고전과 현대음악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데 중점을 뒀죠.”

이렇게 설명한 장심자 작곡가는 “시대적 배경, 인물의 정서와 맞아떨어지는 음악으로 관객들이 스토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며 ‘Toward’의 메시지를 함축한 넘버로 임휘인과 양사성의 듀엣곡 ‘당신의 꿈은 나의 꿈’을 꼽았다.

“휘인이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욕망을 표출한 곡으로 자유를 이야기하죠. ‘내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면’이라는 가사에 휘인이 바라보는 자유, 그 자유의 진정한 함의를 담고 있어요.”

장심자 작곡가는 ‘당신의 꿈은 나의 꿈’과 더불어 ‘오후 6시’를 추천곡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휘인과 당시 최고 지성인으로 추앙받던 김악림(김보현) 그리고 문학살롱에 모여든 지식인들이 함께 부르는 넘버로 임휘인의 동명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곡이다.

“휘인의 집 거실에서 열리는 문학살롱의 시끌벅적한 풍경을 묘사한 곡이에요. 음악적으로 매우 빠르고 경쾌한 곡이죠. 매력적인 안무까지 더해져 당시 문인들이 지식을 교류하는 멋진 광경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보고 듣다 보면 함께 춤을 추고 싶으실 거예요.”

이미 하반기 대만과 2022년 중국 투어가 정해진 뮤지컬 ‘Toward’는 한국 공연을 바탕으로 대만, 중국에 맞춰 로컬라이제이션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임휘인은 정말 존경할만하고 배울만한 인물이에요.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휘인이 가졌던 생명에 대한 태도, 변치 않는 신념, 인간에 대한 존중, 문학적 창조는 현재까지도 사회가 정한 틀 속에서 여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휘인이 쓴 시와 아름답고 심오한 글이 점점 잊혀져 가고 있어요. 이 작품을 통해 휘인이라는 인물을 더 많은 사람이 알고 기억하기를, 그녀의 글이 더욱 많이 읽혀지기를 바랍니다.”


◇내 뮤지컬의 시작 한국, ‘지킬앤하이드’와 홍광호

지킬앤하이드 홍광호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홍광호(사진제공=오디컴퍼니)

 

“2011년 한국에서 처음 본 뮤지컬이 홍광호 주연의 ‘지킬앤하이드’였어요. 한국 작품들을 보면서 뮤지컬의 꿈을 키웠는데 바로 그 첫 시작점이 ‘지킬앤하이드’ 그리고 홍광호 배우죠.”

2011년 한국의 ‘지킬앤하이드’를 보고 뮤지컬 작곡가로서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그는 2012년 8월 중앙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2013년 2월까지 한국에 머무는 동안 공연 영상창작학부 수업을 중점적으로 수강하며 꿈을 향한 공부에 매진했다.

장심자 작곡가는 딤프에 직접 참석해 한국 창작진·배우들과 창작과정 및 연습을 함께 하려했지만 코로나19 심화로 무산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함께 얼굴을 맞대고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Toward’로 함께 한 한국 창작진·제작진, 김다윤·왕시명·김보현 등 우수한 한국 뮤지컬배우들에게 직접 만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더불어 한국 뮤지컬 팬으로서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아티스트들과 작업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 첫 한국뮤지컬이었던 ‘지킬앤하이드’의 홍광호 배우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된다면 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요.”


◇단절과 고난의 시대, 그럼에도 “내일을 위해, 내일을 향해!”
 

장심자 작곡가
한국·대만 합작 뮤지컬 ‘Toward’(부제: 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의 장심자 작곡가(사진제공=DIMF 사무국)

 

“한국과 대만이 합작한 ‘Toward’가 전 세계 관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내년에는 대만 버전의 ‘Toward’로 딤프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딤프를 통해 소개됐던 ‘맨투밋’ ‘원 파인 데이’도 한국에서 다시 공연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바람을 전한 장심자 작곡가는 “현재 ‘9월 9월’이라는 신작을 작업 중”이라며 “중국과 대만 대중음악의 황금기인 1990년대, 밴드 활동을 하던 두 여고생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휘인이 살던 1930년대의 중국은 열악한 환경, 전쟁의 불안 속에서도 ‘내일을 위해, 내일을 향해’ 노력하던 시대였어요. 이 작품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의 관객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로 단절되고 자신감과 동력을 잃더라도, 설령 상황이 더 힘들어지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이 고난은 지나갈 거니까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이 작품이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한 우리의 우정과 신념이 관객들에게도 보여지기를 바랍니다.”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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