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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D.P’ 정해인 “軍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人더컬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정해인

입력 2021-09-06 18:30 | 신문게재 2021-09-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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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배우 정해인 (사진제공=넷플릭스)

 

“군대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집단 어느 곳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울림이 컸던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에서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이탈체포조(DP) 안준호 역할을 맡은 정해인은 시리즈의 높은 인기 비결을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주변 동료 배우들은 물론 군 선후임들에게도 연락이 진짜 많이 오면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시즌2 언제 해?’라는 반응이 가장 좋다”고 웃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의 한장면(사진제공=넷플릭스)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을 영상화한 ‘D.P’는 공개 직후 군필자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공개 사흘 만에 국내 1위에 올랐고 징병제 국가인 베트남 1위, 태국에서 2위를 기록했다. 또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2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원작자인 김보통 작가가 실제 군무이탈체포조로 복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원작을 집필하고 시리즈의 대본작업까지 참여한 만큼 각 에피소드는 예사롭지 않다. 코골이가 심한 이등병에게 방독면을 씌우고 보초 근무 중 후임병에게 음란행위를 강요하거나 음모를 라이터로 태우는 등 말로만 듣던 군대 내 가혹행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D.P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촬영 뒤 모니터링 중인 정해인 (사진제공=넷플릭스)

 

군필자들은 “군 시절이 떠올라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올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고 해외에서도 “군대 내 괴롭힘은 전 세계 군대의 공통된 문제”라며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2008년 입대해 운전병으로 복무했던 정해인은 촬영 내내 자신의 군 생활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정해인은 “훈련신이 워낙 고되다 보니 이게 촬영인지, 군 프로젝트를 찍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리얼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촬영을 하다 보면 연기자가 아니라 실제 ‘D.P가 된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정해인
배우 정해인 (사진제공=넷플릭스)

 

“정해인의 융통성 없는 모습에서 안준호를 봤다”는 한준호 감독의 제안에 ‘D.P’호에 승선한 정해인은 촬영 3~4개월 전부터 복싱을 배우는 등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정해인은 실제로 안준호처럼 고지식하고 고리타분하다며 “감독님이 나를 대놓고 집필해 내 기질을 극대화시켜 표현한 것 같다”고 웃었다.

그렇지만 ‘탈영’이라는 주제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돋보이는 것을 최대한 피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정해인은 “‘D.P는 매 에피소드 속 탈영병이 주제다 보니 안준호가 돋보이면 극의 균형이 무너질 것 같았다”며 “준호가 성장하는 방향을 제시하려고 했다”고 했다. 

D.P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의 한장면(사진제공=넷플릭스)

 

D.P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의 한장면(사진제공=넷플릭스)

 

그랬던 정해인도 생활관에서 한 이불을 덮는 사이인 조석봉(조현철) 일병의 일탈 장면을 촬영할 때는 감정의 흔들림을 겪었다. 당시 장면은 촬영시간이 촉박해 리허설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정해인은 “실제로 총을 든 사람을 보면 침착하거나 담담해질 수가 없는데 모든 걸 가까이서 보면서 너무 괴로웠다. 이성적일 수도 없었고 제가 가장 크게 무너졌던 신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 장면은 2005년 530 GP에서 일어난 일명 ‘김일병 난사사건’을 연상케 한다. 정해인은 “부담이 컸다. 픽션이긴 하지만 사실을 기반으로 대본이 집필되다 보니 가볍게 다뤄선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주어진 대본과 상황에 진심을 담아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정해인은 “6개의 에피소드 중 이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덧붙였다. 

정해인
배우 정해인 (사진제공=넷플릭스)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서준희 역으로 여심을 단단히 사로잡았던 정해인은 이번 작품으로 기존의 해사한 이미지를 지우고 전천 후 연기자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해인은 “내게 ‘D.P’는 청춘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많은 반성과 배움을 주는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군대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하죠. 언론에서도 군 문제를 많이 다루고요. 앞으로 더 좋아져야 합니다.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요. ‘방관자들’이라는 5~6부 부제처럼 혹시 방관자가 된 적 있는지,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 그게 ‘D.P’의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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