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정치 · 정책 > 정책

[인터뷰] 조재호 농진청장 “이상기후로 과일등 농산물 재배 어려워…실시간 진단·체계적 대응필요”

[브릿지초대석]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기후위기 불규칙성 속 농작물 재배, 관리 과제 될 것
"휴대폰으로 병해충 사진 촬영하면 90% 진단 가능"
“과수화상병 적극 대응, 특별히 기억에 남아”

입력 2024-03-25 13:52 | 신문게재 2024-03-26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8일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농촌진흥청 제공)

 

“사과 등 과일에 대해 지금 까지는 우리는 기온이 올라가는 데서 받는 영향만 주로 연구했다. 그런데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는 봄철에 갑자기 추워지는 현상이다, 불규칙성이 굉장히 높다…앞으로 이에 대해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느냐는 우리 과제가 될 것이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최근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불규칙한 이상 기후로 인한 과일 등 농산물 재배 어려움 등을 진단하며, 보다 적확한 기후위기 대응 연구와 적절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 농업은 기후위기 속 농산물의 안정적 재배와 저출산 속 농업 일손부족 해소라는 난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한 농업분야 기후위기 대응, 기계화, 식물종자 보존 등은 시급히 갖춰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청 62년을 앞둔 농진청은 이 같은 과제에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며 농가의 든든한 나침반 역할에 나섰다. 농진청은 기후위기와 관련한 연구와 농업 현장 애로 해소·농업 분야 공공연구개발(R&D) 강화·미래 신성장 동력 확충·농촌 활력화 및 국제기술 협력 등 4대 분야 핵심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5월 취임 2주년을 맞는 조 청장은 이날 가진 인터뷰에서 농진청의 비전에 대해 상세히 들려줬다.


-지난 2022년 5월 취임한 이후 2년을 눈 앞에 뒀다, 농촌 발전을 위한 그간 업무에 대해 총평을 부탁한다.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 되던 해 취임을 했다.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청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새로운 미래비전을 만들고 조직혁신을 추진해 왔다. 기후변화, 식량위기, 농촌의 구조변화 등 우리 농업·농촌이 직면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필요한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사업 추진에 매진해 왔다. 국정과제 지원과 푸드테크 산업육성 지원에도 힘썼다. 연구개발·보급 기간 단축과 현장문제 해결을 위해 업무 경계와 기관 구분을 넘나드는 종횡무진, 유레카 등 융복합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그 결과 농진청은 정부업무 특정평가 우수기관에 지난 2022년과 이듬해 2년 연속 선정됐다. 국가연구개발 100선에 우수성과 5건이 선정되는 등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국민·직원이 체감하는 혁신과제 추진과 성과 홍보로 지난해 정부혁신평가 우수기관(차관급 2위)에 선정됐다.”


-시시각각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깊어지고 있다. 농업분야의 대응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기후위기는 인류공통의 과제로 우리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모든 분야가 같이 참여해야 극복 할 수 있는 분야라 생각한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또 농업부분 온실가스 분야서는 3.2% 정도를 줄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농진청은 지난해까지 ‘신농업기후변화대응체계 구축사업’ 1단계를 연구개발 중심으로 테스트 단계 사업을 추진해 왔다. 2단계 사업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 수행할 계획으로, 현장적용을 중점에 두고 연구 중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사과값 등 과일 물가 상승이 현안문제가 되고 있다. 이것도 기후위기 또는 기후변화 문제와 연결되지 않나.

“(기후위기 관련해) 큰 패키지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문제의 세밀한 부분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 예를 들어 그동안에는 사과 등 과일에 대해 우리는 기온이 올라가는 데 따른 영향만 주로 연구했다. (그런데) 이번에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는 봄철에 갑자기 추워지는 현상이었다. 불규칙성이 굉장히 높다. (최근) 사과 값이 비싼 이유는 기온이 높아진 영향으로 사과 값이 비싼 것이 아니고 봄철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서 봄 동상해 입으면서 사과나무에 영향을 준 것이다. 오히려 냉해피해를 입었다. 앞으로 이에 대해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느냐는 우리 과제가 될 것이다”


-기후위기 속 대규모 병해충 발생도 염려된다. 대응방안은

“향후 병해충이 늘어나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과거에는 병해충이 발생하고 난 후 수습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방식은 수습 과정이 힘들고, 소비자 입장에선 물가가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 앞으로는 사후적 대응방식보다는 사전적 대응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농진청은 병해충 초기단계를 발견하는 예찰활동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과거엔 병해충 예찰을 주요작물인 벼 중심으로 했다. 올해는 10개 작물에 대해 예찰단을 만들었다. 중앙예찰단이 지역,, 민간과 함께 예찰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예찰 만으로 전부 해결할 순 없다. 농장단위서도 신속 처리해야 한다. 그렇기에 농가가 스스로도 병해충을 진단할 수 있도록 앱 보급에도 나서고 있다. 휴대폰으로 병해충 사진을 촬영하면 90%정도 진단이 가능하다. 농가는 농가대로, 저희는 저희대로 정보 획득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시간 현장 대응할 수 있는 체계 만들었다 생각한다.” 

11PHMM7425(2)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8일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농촌진흥청 제공)

 

-농업의 일손 부족도 가파른 추세로 보인다.

“농촌·농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빠르다. 농업을 떠나는 분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현재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속도 차이가 있다. 들어오는 사람에 비해 나가는 사람의 속도가 빠르다. 이 부분이 가속화되고 있다. 청년농업인이 들어와 이를 메꿔야 하나 청년농은 옛날 방식으로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기존 농사 짓는 방식과 앞으로 방식이 변화할 수 있다. 스마트 농업. 농사를 좀 더 편하게, 효율적으로 지어보자 하는 생각은 규모화를 빠르게 진전시킬 것이다”


-농업의 기계화가 필수로 보인다. 올해 농진청의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서는 기계화가 부족한 밭 농업을 중심으로 전 과정을 기계화한다는 목표가 주목된다. 그간 밭농업에서 기계화가 더딘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는지.

“밭농업 기계화율은 66.3%(2022년)로 논농업(99.3%)에 비해 낮다.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는 파종·정식·수확 작업 때문에 기계화가 미흡한 상황이다. 농가와 기업이 영세하고 재배작물이 소규모·다품목이면서 재배양식 또한 지역별로 달라, 농기계의 개발과 현장 적용에 불리한 점이 있다”



-농업의 기계화 제고를 위한 대책은.

“농진청은 노동력이 많이 드는 마늘·양파를 우선해서 파종기·정식기·수확기의 성능을 개선하고 기계화에 적합한 재배기술을 주산지 중심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종횡무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관 간 융복합 협력을 통해 현안을 해결하는 ‘종횡무진 프로젝트’에서 마늘·양파를 대상으로 재배기술과 농기계가 결합 된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을 개발하고, 도농업기술원·농협·농기계조합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주산지를 중심으로 현장행사를 개최해 농업인을 대상으로 기계화 체감도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가 연구개발(R&D)예산에 대한 절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나.

“정부가 R&D 예산을 구조조정하면서 농진청도 R&D 예산이 20%정도 줄었다. 이로인해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 비해) 연구과제 중 현장 문제 해결·도움을 줄 수 있는 과제를 좀 더 발굴하고 있다. (반면) 굳이 꼭 안 해도 되는 것, 동떨어진 과제로 생각되는 것은 많이 정리하고, 멈추는 작업을해 우리 전체 과제 중에 305개 정도 재편을 했다. 신규사업 발굴을 많이 했고, 기존 과제 구조조정도 여럿 했다. 전체적으로 R&D과제를 현장·정책 목적에 맞게 전환하는 틀을 갖고 작업했다. 예산이 20% 줄었지만,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R&D 예산을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장기간으로 R&D를 지속해야 하는 부분, 기초적인 연구는 농진청 보다는 대학서 많이 하는 과제들이 있다. 농진청과 대학에서 하는 공동연구과제 예산이 많이 줄었다. 그 부분은 앞으로 예산 편성 작업하고 신청할 때 많이 복원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식물 종자 유전자원을 보유하는 것도 주요 화두다. 농진청은 국가 재난 상황에 대비해 유전자원을 4중으로 중복보존 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는데,

“한국은 세계 5위 수준인 25만5000여 자원의 식물 종자 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중요한 유전자원을 국가 재난 상황에서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농진청은 국내외 유전자원 보존기관과 협력해 식물유전자원 4중 중복보존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전주에서는 식물종자 25만5029개, 수원은 21만8150개 자원을 보존하고 있다. (협력기관인) 산림청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봉화)과 시드볼트(씨앗금고)에 중복보존하고 있다. 또 국제종자저장고, 노르웨이령 북극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도 중복보존하고 있다. 이같이 중복보존된 유전 자원은 전쟁, 천재지변 등 만일의 사고가 발생해 유전자원이 소실됐을 경우 보존한 곳에서 되돌려 받아 계속 이용 가능하다.”



-청장으로 보람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지만, 특히 과수화상병 대응이 기억에 남는다. 사과와 배가 과수화상병 걸리면 나무를 다 없애야 한다. 취임 후 그 해 과수화상병에 적극 대응했다. 당시는 과수화상병이 퍼져나가는 개화기였는데, 적절하게 방제약을 치고, 피해면적을 최소화 시키려 노력했다. 그 결과 전체발생 건수와 면적을 절반정도 줄였다. 농진청의 대응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면 사과 값이 훨씬 더 비쌌을 것이라 생각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공무원들이 여러 가지 병이나 해충 피해로부터 농가보호 위해 노력하고 있고 효과를 보고 있다.”



-농진청의 올해 목표는.

“올해는 과학기술로 활기찬 농업·농촌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농촌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농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보급하겠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 창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도 혁신적으로 개선하겠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조재호 청장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충암고·연세대 경제학과 졸업·영국 요크대 경제학 석사를 거쳤다. 조 청장은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직했다. 이어 농림수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 한국농수산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근는 지난 2022년 5월 16일 제31대 농촌진흥청장으로 취임한 후 안정적인 식량주권 확보와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현장애로 해소 기술 개발·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농업·농촌문제에 폭 넓게 활용될 수 있게 이끌고, 세계 속에서 한국 농업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의 적임자로 촉망받는다는 평가다.



전주=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