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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인공기 보며 울먹인 金 리세광, 양학선에게 던진 메시지는?

입력 2016-08-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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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손 흔드는 리세광<YONHAP NO-0680>
15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이 끝난 뒤 열린 시상식에서 북한 리세광이 목에 메달을 걸고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체조영웅’ 리세광(31,북한)이 ‘도마의 신’ 양학선이 빠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리세광은 16일(한국 시간) 브라질 리우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난도 6.4 기술을 성공시키며 1·2차시기 합계 평균 15.691점으로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섰다.

예선부터 15.433점을 받아 1위로 올라온 리세광은 그 상승세를 이어가며 자신의 올림픽 첫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리세광의 금메달로 북한 선수단은 여자 역도의 림정심에 이어 2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장웅(78)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시상자로 나서 리세광에게 직접 금메달을 걸어줬다. 4.25체육단 소속의 리세광은 시상대에 올라 인공기를 바라보며 거수경례를 하다가 감격에 젖은 듯 울먹였다.

양학선이 빠진 가운데 리세광의 금메달은 예견됐다. <AP통신> 등 굴지의 외신들은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3개 획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엄윤철·김국향(이상 역도)과 함께 리세광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로 올림픽 2연패를 노렸던 한국의 양학선(24)은 올해 3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리우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양학선이 빠진 물에서 리세광은 세계선수권 2연패의 여세를 몰아 올림픽 금메달까지 입에 물었다.

8명 중 5번째로 결선에서 뛴 리세광은 1차시기에서 난도 6.4짜리를 시도해 실시점수 9.216점으로 15.616점을 받았다. 또한,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4짜리 ‘리세광(Ri Se Gwang)‘을 시도했다. 두 바퀴 회전 후 반 바퀴 비틀었다.

착지에서 발이 조금 떨어졌지만 완벽에 가까웠고, 실시점수 9.366점과 함께 15.766점의 높은 점수를 받고 금메달을 확신했다. 2위를 차지한 러시아의 데니스 아블리아진(15.516점)과의 격차가 꽤 있었다.

“경애하는 지도자 김정은 동지께 승리의 보고, 영광의 보고를 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는 리세광은 양학선과의 도마 대결이 성사되지 못한 것에 대해 외신기자들에게 “체조는 학선 선수가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고 차갑게 말했다.

양학선에 집중된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불만과 자신이 양학선에 뒤질 것이 없다는 자신감에 찬 발언이다. 또 북한 선수들이 ‘느껴야 하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경계나 예민한 반응의 일종이기도 하다. 리세광은 끝으로 “그저 치료를 잘 받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발언은 진검승부에 대한 의지가 아직 남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리세광은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양학선과 리세광의 진검 승부는 체조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 대중들도 관심을 가지는 빅매치다. 한 번의 맞대결이 있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에는 양학선이 부상 후유증 아래 은메달에 그쳤고, 리세광은 갈고 닦은 ‘리세광’ 기술을 선보이다가 착지에서 큰 실수를 범해 4위에 머물렀다.

리세광과 양학선 모두 진검승부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양학선보다 7살이나 많은 리세광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전성기를 알렸지만 국제체조연맹에 나이 허위기재 사실이 발각돼 2년 동안 국제 무대에 나오지 못했다.

그 사이 양학선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세계선수권, 2012 런던 올림픽, 2013 세계선수권을 휩쓸며 도마의 신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양학선이 불참한 가운데 리세광이 2연패를 달성했고, 2016년에는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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