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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유승민 향기'... 정영식 탁구채에 마룽-장지커 혼쭐

입력 2016-08-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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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경기에 패했지만 인기는 최고
15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중국과의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 한국은 중국에 0대 3으로 완패했다. 정영식은 단식과 단체전에서 중국 선수를 상대로 졌으나 인상깊은 경기력을 펼쳐 브라질 관중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9연합)

 

정영식이 분전했지만 만리장성 벽은 높았다.

주세혁(36), 이상수(26,이상 삼성생명), 정영식(24, 미레에셋대우)으로 구성된 한국 탁구대표팀이 16일(한국 시간) 브라질 리우센트로 파빌리온3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탁구 단체전 8강전에서 중국에 0-3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오는 17일 같은 장소에서 독일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결승은 중국과 일본이 맞붙게 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단체전이 도입된 후 중국은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이변이 없는 한 중국이 일본을 꺾고 3연패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1단식은 세계랭킹 12위 정영식이 나섰다. 상대는 세계랭킹 4위 장지커. 런던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리우 올림픽 2위에 오른 선수다.

정영식은 장지커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변칙 전략으로 장지커의 실수를 유도했다.

1세트에서 4차례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15-13으로 따냈다. 정역식은 파워 드라이브와 변화무쌍한 서브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장지커도 물러서지 않았다. 강력한 스매싱으로 2세트를 가져갔다.

3세트는 정영식이 다시 11-9로 따냈다. 화려한 백핸드 공격으로 장지커를 몰아붙였다. 특히 10-9 상황에서 강력한 공격으로 장지커를 쓰러뜨렸다. 장지커는 넘어지면서 정영식의 볼을 받아냈지만 두 번째 공격은 받아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장지커는 허리를 다쳤다.

중국 감독은 땀에 젖은 장지커에게 유니폼을 갈아입을 것을 지시했지만 심판이 막았다. 정영식은 지친 기색이 역력한 장지커를 4세트에서 끝내려 했다. 하지만 중국 탁구는 역시 ‘세계최강’이었다.

장지커는 4세트서 부상 투혼을 펼쳤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강력한 드라이브와 네트플레이로 정영식에 11-8 승리했다. 세계랭킹 4위의 저력이었다.

5세트가 되자 장지커가 살아났고 정영식은 쫓기는 입장이 됐다. 결국, 장지커가 파상공세를 퍼부은 끝에 11-4로 승리했다. 정영식은 다잡은 승기를 놓치며 세트점수 2-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두 번째 게임에서 ‘맏형’ 주세혁이 나섰다. 그러나 상대는 개인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링킹 1위 마룽. 상대가 너무 강했다. 주세혁은 마룽의 화려한 플레이에 압도당하며 세트점수 0- -3(1-11, 4-11, 4-11)로 완패했다.

궁지에 몰린 한국은 이상수(26·삼성생명)-정영식 조가 출전했다. 이상수-정영식 조는 중국의 쉬신-장지커 조와 정면승부를 펼쳤다.

공격 대 공격, 불꽃 튀는 드라이브가 이어졌다. 하지만 집중력과 정교함에서 중국이 앞섰다. 결국, 세트점수 0-3(8-11 10-12 6-11)으로 마지막 게임도 내줬다.

이로써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독일과 3-4위전을 치른다. 한국 남녀대표팀은 중국 벽에 막혀 노메달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한줄기 희망을 발견했다.

‘대표팀 막내’ 정영식의 무한한 잠재력이다. 정영식은 차세대 유승민으로 불린다. 정영식은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랭킹 1위 마룽과 세계랭킹 4위 장지커를 무섭게 몰아붙였다.

특히 개인 단식 16강전서 마룽에게 완승을 거둘 뻔 했다. 정영식은 1세트를 11-6으로 가볍게 따냈다. 2세트에서는 8-10으로 끌려가다 10대 10 듀스를 만든 뒤 12-10으로 역전했다.

비록 3~6세트를 내주며 종합 2-4로 역전패했지만 분투가 인상적이었다. 24살 어린 나이임에도 노련미를 갖췄다. 또 과감한 플레이와 상대 수를 읽는 지능으로 유승민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정영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또 이런 기회가 안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낙담하기엔 이르다. ‘원석’ 정영식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4년 후 만개한 기량으로 한국 남자 단식에 2004 아테네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을 선물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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