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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한국, 단체 구기종목 44년 만에 ‘노메달’ … 부실한 기본, 과도한 특정인 의존, 상대전력 미파악 탓

입력 2016-08-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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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리시브 놓치는 김연경<YONHAP NO-0788>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6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4강진출이 좌절됐다. 김연경이 리시브를 놓치고 있다. (연합)

 

한국이 하계올림픽에서 44년 만에 단체 구기 종목에서 노 메달 위기에 봉착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단체 구기 종목에서 우리 남자 축구와 여자 배구, 핸드볼, 하키가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우승까지 넘볼 전력이라던 남자 축구는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0-1로 져 4강 문턱도 밟지 못했고 여자 핸드볼과 하키는 조별 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16일에는 최소 4강 진출을 기대했던 여자 배구마저 아르헨티나에 1대3으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우리나라가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지난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44년 만이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을 시작으로 1988년과 1992년 서울올림픽,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핸드볼 2회 연속 금메달, 2008년 베이징 대회 야구 금메달 등 우리 구기 대표팀은 메달 색깔은 달랐지만 매 대회마다 최소 1,2개의 메달을 가져왔었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에서 단체 구기종목의 메달 도전은 사실상 끝났다. 개인 구기종목도 탁구와 골프만 남았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왔던 단체 구기 종목이 어쩌다 이런 상황에까지 내몰렸을까.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4강 진출 실패는 그런 점에서 우리 구기 단체종목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 배구팀은 16일(한국시간) 준결승에서 이제까지 우리가 2승을 올려 다소 만만하다고 생각했던 네덜란드와 맞붙어 1-3(19-25 14-25 25-23 20-25)으로 패했다.

경기 후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세 가지를 지적했다. 기본기 부족과 과도한 특정인 의존도, 그리고 상대방 전력에 대한 연구 부족.

이날 한국 팀은 기본 중의 기본인 수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서브 리시브 실패가 너무 잦았다. 리시브가 제대로 안되니 토스가 부실해질 수 밖에 없었고 세계 최강의 공격수라는 김연경도 파워 스파이크를 마음대로 때릴 수 없었다.

이정철 감독은 “서브 리시브는 기본이 돼야 하는데, 그게 함정이 됐다. 큰 숙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유럽에는 다소 딸리긴 하지만 높이가 좋아졌는데 기본기, 볼을 다루는 기술을 걱정해야 한다는 게 안타깝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연경은 이날도 27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전체 득점의 절반을 도맡았다. 김연경에만 의존하는 공격으로는 예선, 16강, 8강을 내리 이길 수 없었다. 김희진, 박정아, 이재영 같은 차세대가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아직 역부족임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경기 후 “결국 경험”이라고 토로했다. “어린 선수들의 공격력이 좋아졌다고 해도 안정 측면에서 떨어져 기복 있는 시합이 많았다”며 “많은 선수가 기회가 되면 (해외로) 나가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우리 선수들의 궤적을 정확히 예측하고 블로킹을 붙고 리시브를 척척 올렸다. 그러나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전에서 3-0으로 꺾은 것에 너무 자만했던 것일까. 이날은 너무 무기력했다.

핸드볼과 하키 역시 스피디한 세계 트랜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기본적인 체력 싸움에서 졌다. 훈련량이 중요하다며 “나보다 땀을 많이 흘린 사람은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고 호언했던 다른 종목들도 이제 현재의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다짐을 추스려야 할 때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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