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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없이 다시 출발지로…항공 업계 ‘관광비행’ 진짜 속내는

입력 2020-10-25 14:05 | 신문게재 2020-10-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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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24일 A380 항공기로 인천~강릉~포항~김해~제주~인천 상공을 비행하는 A380 한반도 일주 비행을 실시했다. 이날 A380에서 캐빈승무원들이 승객들에게 기념품을 증정하고 있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항공사들이 목적지 없이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관광 비행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로 여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고객을 위한 이색 상품을 선보인다는 것. 하지만 이면에는 수익 창출의 기회는 물론, 소속 조종사의 자격 유지 조건까지 충족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에어부산을 시작으로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연이어 관광 비행 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도착지 없이 국내 상공을 비행하다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도착지 없는 비행’에 처음 나선 이후, 10여 차례 관련 상품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오는 30일에는 항공의 날을 기념한 특별편인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출시했다.

제주항공은 일반인을 상대로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을 내놨으며, 티웨이항공은 배재대 항공운항과 학생 50명을 상대로 체험 비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4일과 25일 양일간 국내 상공을 2시간 동안 비행하는 관광 상품을 선보였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관광 비행편은 좌석별로 가격대가 20만~30만원대에 달했지만, 예약 당일 모두 팔렸다.

언 듯 보기에는 고가의 관광 상품을 통해 수익 창출로 연결하는 항공사들의 전략으로 읽힌다. 하지만, 수익 창출 외에도 소속 조종사의 자격 유지를 위해서라는 속사정도 자리한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A380 기종의 조종사는 90일 이내 해당 기종의 이착륙 3회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조종 자격 유지가 가능하다. 모의비행장치(시뮬레이터)로도 해당 기준을 충족할 수 있지만, 고가의 모의비행장치가 없는 항공사는 실제 비행 밖에 방법이 없다. 따라서 어차피 여객기를 띄워야 한다면 관광 상품을 추가해 수익까지 얻자는 것이다.

항공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A380 시뮬레이터가 없어 이번 관광 상품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여행길이 막힌 가운데, 라이선스 유지 비행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이 나올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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