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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스케이프]앙상블블랭크 최재혁·이호찬·정다현·류지원 ② “존재함으로 존재한다, 블랭크여 영원하라!”

입력 2021-08-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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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 왼쪽부터 첼리스트 이호찬, 플루티스트 류지원, 피아니스트 정다현, 지휘자 겸 작곡가 최재혁 예술감독(사진=이철준 기자)

 

“블랭크는 줄어들고 늘기도 하면서 어떤 글이든 들어갈 수 있잖아요. 그렇게 비워두자 싶었어요. 뭘 넣어도 말이 되는 블랭크처럼 어떤 레퍼토리도 소화할 수 있게요.”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의 원년멤버이자 아티스틱 커미티(Artistic Committee)인 프루티스트 류지원은 팀명인 ‘블랭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앙상블블랭크는 류지원을 비롯해 지휘자 겸 작곡가이자 음악감독인 최재혁, 피아니스트 정다현, 현재는 군 복무 중인 퍼커셔니스트 이원석이 2015년 줄리어드 유학 중 결성한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다. 이들과 더불어 2019년 아티스틱 커미티로 합류한 첼리스트 이호찬을 비롯해 14명의 고정멤버들이 활동 중이다.


◇함수, 새로운 시도이자 상생할 친구 그리고 보물상자 ‘앙상블블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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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 플루티스트 류지원(사진=이철준 기자)

 

“팀 로고를 볼 때마다 정체성을 생각하는데 함수같아요. f(x)=y처럼 무엇을 넣든 저희가 기본값이 돼 다른 걸로 실현되는 함수요. 그래서 저는 이번엔 내 어떤 한계를 뚫어야 하나 싶어요. 막상 하고 나면 뿌듯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거든요.”

이어 류지원은 “그렇게 앙상블블랭크는 저한테 끊임없는 도전을 제시하는 단체”라며 “현대음악 역시 저의 음악적인 부분을 끊임없이 발전하게 만드는 음악”이라고 덧붙였다. 피아니스트 정다현은 “현대음악은 새로운 시도이자 상생해야할 친구”라고 표현했다.

“제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는 음악이 현대음악이잖아요. 더 이상 피할 수도 없는, 오히려 가장 먼저 부딪혀야 하는 존재 같아요. 처음엔 어려웠지만 지금은 너무 재밌고 신기해요. 마치 처음 피아노를 배우면서 도레미를 칠 때처럼 설레죠. 블랭크는 너무 재밌지만 저를 항상 긴장하게 만드는 존재예요. 너무 재밌지만 첫 리허설 전에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 커요.”

이어 “악보 말고는 들을 수 있는 정보가 없을 때도 있다. 저마다 악보로만 연습을 해서 가야하는데 저 뿐 아니라 다들 완벽주의자다 보니 그 중압감이 엄청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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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 피아니스트 정다현(사진=이철준 기자)
“그 불안감이 너무 싫을 때도 있지만 그로 인해 저를 더 연습하게 만들고 고민하게 만들고 그래요. 그렇게 절 성장시키죠.”

첼리스트 이호찬은 앙상블블랭크와 현대음악을 “보물상자”라고 정의했다. 그는 “뭐가 있을지 모르는, 열어서 좋은 게 많이 들었으면 금화 한닢씩을 나눠줄 수 있는 보물상자”라고 부연했다.

“금화를 받은 이들이 ‘노다지인가 보다’ 하고 모여들고 또 다른 보물상자들을 찾아내고 또 다시 금화를 받는 이들이 생겨나고…그렇게 늘기도 하는 보물상자요.”


◇현대음악과 고전의 괴리? 주고받는 긍정적 에너지!

“작곡가다 보니 현대음악을 공부하는 게 일상이었어요. 언젠가 해보면 재밌겠다 했던 것들, 악보였고 생각만 하던 것들이 눈 앞에서 실현되고 현실화되는 중이죠.”

최재혁 감독은 앙상블블랭크가 “꿈이 현실로 닥쳐오는 설렘이 더 큰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류지원은 “저는 현재 오케스트라(대전시립교향악단 수석 프루티스트) 객원단원으로 직장을 다니고 있다”며 “거기선 제가 말 할 권리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아침에 오케스트라 스케줄을 하고 저녁에 앙상블블랭크 리허설을 하면 괴리감이 확 느껴지면서 숨통이 트여요. 앙상블블랭크 리허설은 제가 주도하기도 하고 원하는 곡을 해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거든요. 음악가로서 살아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달까요.”

류지원의 말에 최재혁 감독은 “가끔 쌩뚱맞은, 한번도 안해본 걸 하는 즐거움이 크다”며 리허설 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리허설 중 굉장히 빠른 패시지(Passage, 악곡의 짧은 부분 혹은 악곡 구조상 중요 악상들 사이를 이어지는 경과구)가 있었어요. 지원씨한테 ‘뭉개지 말고 하나하나 명확하게 해보라’고 했는데 잠깐 쉬고는 바로 해내더라고요. 스위치 누른 것 마냥. 플루트 뿐 아니에요. 첼로도, 피아노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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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 첼리스트 이호찬(사진=이철준 기자)

 

최 감독의 말에 자·타칭 ‘앙상블블랭크 한정 예스맨’ 이호찬은 “리허설을 하면서 한번도 ‘힘들 것 같다’고 한 적이 없다”며 “어려서부터 항상 작곡가가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그 생각을 공유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현대음악이 고전에 비해 테크니컬적으로는 어렵지만 뭐 땜에 쓰여졌는지를 받아들이고 공감하면 오히려 편해져요. 현대음악이든, 고전음악이든 연주자 입장에서 되는지, 안되는지가 아니라 왜 썼는지, 뭘 원하는지를 찾아서 하면 되거든요. 물론 쓰는 근육이 달라 안하던 운동을 하는 느낌이지만 음악적 괴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정다현은 “어느 순간부턴가 제가 여태껏 해오던 음악들이 약간 지루해졌었다. 계속 같은 레퍼토리를 하다보니 너무 뻔했고 ‘어떻게 해야 더 잘 할 수 있지’ 고민을 해봤지만 더 나아갈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정체돼 있을 무렵 앙상블블랭크에서 정말 새로운 음악들을 하면서 다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어요. 쇼팽, 리스트도 지금이야 고전이지만 그 시대에는 현대음악이었잖아요. 그런 입장에서 생각하니 브람스도 다시 보이고 새로웠죠. 기존에 연주하던 레퍼토리들이 완전 새롭게 색다르게 다가왔어요.”


◇음악단체가 아닌 예술단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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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지휘자 겸 작곡가 최재혁 예술감독(사진=이철준 기자)
“저희와 비슷한 단체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예술인들의 모임이요. 그런 단체들과 협업을 한다면 그 또한 너무 재밌어 지고 스펙타클한 예술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한 공간에서 여러 예술이 같이 어우러지면 모두의 삶이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전한 정다현은 “현대미술 전시회는 심심할 때나 주말 나들이로 부담 없이 즐기지만 현대음악은 낯설어 한다. 앞으로 현대음악 연주회도 현대미술 전시회처럼 부담없이 찾고 즐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류지원 역시 “현대음악 연주회에 가야겠다는 팬들이 생기는 것, 싫다·좋다 얘기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고 동의를 표했다 .

“현대음악을 비롯해 예술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어린 사람에게 노출해야 하고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앙상블블랭크가 어린 사람들에게 손 뻗을 수 있는 기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앙상블블랭크가 지난해부터 하고 있는 신진작곡가 공모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올해가 두 번째인데 벌써 150개 넘는 곡들이 들어왔어요. 한국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게 현대음악의 기회가 아닐까 생각해요.”

류지원이 언급한 신진작곡가 공모전은 30세 미만의 젊은 작곡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한국 국적’ ‘30세 미만’이라는 제한에도 50개 안팎의 곡들이 공모에 참여해 손혁의 ‘베이스클라리넷을 위한 숲’, 김혁재의 ‘똑같은 것들’ 두곡이 선정돼 각각 5월 21일 강남테이블에서 열린 ‘Romanticism Encrypted II’와 8월 4일 금호아트홀 연세 ‘비올라 인 마이 라이프’에서 연주됐다. 최재혁 감독은 “올해부터 국제 공모전으로 전환했다”며 “벌써 25개국에서 150곡이 넘게 들어왔다”고 전했다.

“저희는 어플라이 비용도 없고 선정 곡수도 제한이 없어요. 저희와 잘 맞거나 좋은 작품이면 몇 개든 선정해 연주할 거예요. 올해 전부 연주할 수 없다면 여러 해에 나눠서라도 연주하고 한국에서는 거의 없는 작품사용료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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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피아니스트 정다현(사진=이철준 기자)

 

이어 “신진작곡가 공모전과 더불어 사회 공동체와 소통하는 활동도 좀더 체계화시키려고 한다”며 “예를 들어 초등학교나 요양원 등 사회기관에서 연주한 후 현대음악에 대해 알리고 교육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어릴 때는 싫을 수도 있지만 좀더 성장해서 이미 경험했던 것들이 좋아질 수도 있잖아요. 그런 씨앗을 뿌리는 작업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최재혁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음악단체로 알려져 있는 앙상블블랭크가 예술단체로 알려지길 바란다”여 “무용, 퍼포먼스, 행위예술까지 굉장한 상상력을 펼치는 창작가들이 만드는 예술을 담을 수 있는 단체가 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만났을 때 물 만난 물고기처럼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는 그런 앙상블블랭크가 되고 싶어요. 다른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 등과의 협업에서 작곡가의 입장을 말씀드리면 ‘그건 힘들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어요. 앙상블블랭크는 (이)호찬 형처럼 안되는 게 없고 해달라는 건 다 해주는 그런 단체가 되면 좋겠어요. 누구든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그런 단체요.”


◇고정멤버 33명, 하고 싶은 음악을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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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 지휘자 겸 작곡가 최재혁 예술감독(사진=이철준 기자)

 

“체계는 없어요. 앙상블블랭크에 객원으로 3번 이상 함께 한 연주자와 장기적으로 같이 갈까를 14명 만장일치로 결정하죠. 그렇게 고정멤버 33명을 목표로 합니다.”

최재혁 감독은 앙상블블랭크의 고정멤버 선정과정과 목표를 이렇게 전하며 “33명이면 베토벤까지 커버할 수 있다”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4개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노투르노’(Notturno For & Orchestras in D Major, K. 286)와 칼하인츠 슈톡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의 ‘그루펜’(Gruppen)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브란덴브루크 협주곡’(Brandenburgische Konzerte)도 해보고 싶고 체임버 오페라도 해보고 싶고…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류지원은 “조명과 콜라보레이션 할 수 있는 연주를 해보고 싶다”며 파리의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인 앙상블 엥테르콩탱포랭(Ensemble Intercontemporain, EIC)이 선보인 프랑스 작곡가 겸 지휘자 피에르 블레즈(Pierre Boulez)의 ‘레퐁’(Repons)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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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 플루티스트 류지원(사진=이철준 기자)

 

“한곡을 두번, 조명을 뒤바꿔서 연달아 연주하죠. 완전 새로운 곡이 돼 있더라고요. 되게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규모가 좀 커진다면 꼭 해보고 싶어요.”

피아니스트 정다현은 “이번 ‘예술의전당 음악여름축제’의 ‘흔적’(Spur)에 베아트 푸러(Beat Furrer)의 ‘피아노 협주곡’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뜯고 두드리고 긁는 피아노 연주기법이 다 들어가 있는 곡들이거든요. 한 작곡가의 테크닉 모두를 보여줄 수 있는 완성본을 만들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렇게 푸러를 시작으로 여러 작곡가의 완성본으로 늘려가고 싶어요.” 

 

첼리스트 이호찬은 “곡도 곡이지만 ‘예술단체’로서 국악, 무용 등과도 접목시키고 싶다”며 “그렇게 우리만 할 수 있는 예술이 팀으로 꾸려가고 싶다”고 말을 보탰다.


◇Just Be You “앙상블블랭크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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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 첼리스트 이호찬(사진=이철준 기자)

“저희가 있으니까요.”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인 앙상블블랭크의 존재 이유에 대한 물음에 이호찬은 “우리가 존재하니 존재해야한다”고 답했다. 최재혁 감독은 “왜 앙상블블랭크가 존재해야하냐고 묻는다면 저도 잘 모르겠다”며 “그저 우리 안에서 만든 음악이 즐겁고 재밌다”고 밝혔다.

“어떤 사람들한테는 존재 안해도 되고 또 어떤 사람들한테는 존재해도 되죠. 하지만 현대음악이 저한테는 너무 아름다우니 저한테는 존재해야하는 거죠.”

류지원은 “자발적인 단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며 “배우는 선생님과 제자들의 연주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같이, 스스로 뭉친 팀인 앙상블블랭크를 보면서 하고 싶은 걸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앙상블블랭크는 플루티스트 류지원과 첼리스트 이호찬을 중심으로 하는 ‘비발디와 푸러’(12월 28일 아트센터 인천)와 내년 상주 아티스트로서 더하우스콘서트 공연 등으로 분주해질 전망이다.

“걱정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급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그걸 위해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 할 거니까요. 내후년까지 계획돼 있는 것들이 잘 진행되고 저희가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게 꿈이에요.”

이호찬의 바람에 최재혁 감독은 “지금까지 생각한대로 다 됐다”며 “리케티를 연주해보고 싶다고 10년 넘게 꿈꿔왔는데 내일로 닥쳐왔다”고 말을 보탰다.

“생각하면 돼요. 한국 뿐 아니라 해외활동도 계획하고 있어요. 더불어 10년 정도 꾸준히 함께 하며 그 공간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을 할 수 있는 상주단체가 되고도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저희 홀을 만들 거예요. 앙상블블랭크 뿐 아니라 모든 예술을 다 할 수 있는 그런 홀이요. 길게 안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이뤄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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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앙상블블랭크. 왼쪽부터 첼리스트 이호찬, 현, 지휘자 겸 작곡가 최재혁 예술감독, 피아니스트 정다현, 플루티스트 류지원(사진=이철준 기자)

 

최재혁 감독의 말에 정다현은 앙상블블랭크의 한 멤버가 공연이 끝나면 한다는 말을 인용해 “블랭크여 영원하라”를 외치며 “영화 ‘피아니스트’를 보면 전쟁통에서도 연주를 해 사람들을 감동시킨다”고 부연했다.

“코로나19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도 음악은, 예술은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하는 게 현대음악이어서 그 감동을 주기가 어려울 수는 있죠. 하지만 관객들에게 물음표라도 던지거나 호기심이라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정다현의 바람에 류지원은 “코로나19가 음악을 미디어화시키는 데 앞장섰다는 생각이 든다”며 “위기를 기회 삼아 꼭 무대가 아니라도 디지털화된 음악들이 관객들에게 스며들면 좋겠다”고 말을 보탰다.

“우리 앙상블블랭크에게 하고 싶은 말은 ‘Just Be You’예요. 다른 건 바라지 않아요. 지금 존재하는 것처럼 스스로이면 좋겠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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