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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2022년 이커머스 시장의 키워드는 ‘속도전’

입력 2022-01-03 07:00 | 신문게재 2022-01-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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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열 칸타코리아 대표

위드코로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96년 ‘인터파크’ 쇼핑몰을 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후 다양한 오픈마켓은 물론 쿠팡을 비롯한 소셜 커머스 사이트가 등장하고, 검색엔진에서 시작한 네이버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꾸준히 확대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200조까지 커질 전망이다. 더불어 이커머스로 구입하는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 대다수 카테고리의 구매 경험이 증가했으며, 특히 신선식품이나 음식 배달 등 외부 활동 제한의 영향을 받는 카테고리의 경험률이 가장 크게 늘었다.

 

그러나,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에서 기대하는 경험과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숙제가 남아있다. 최근 칸타코리아가 ‘한달에 1회 이상 온라인 쇼핑을 하는 18세 이상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커머스 행동연구 조사 결과에 의하면, 90% 이상의 응답자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은 내가 원하는 하는 제품,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특히 국내 쇼퍼들은 신뢰할 수 있는 후기와 평점에 대한 개선 기대가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온라인 쇼핑 시 제품의 가격을 가장 많이 고려하고, 그 다음으로 무료·빠른 배송을 중시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커머스의 확대가 오프라인 쇼핑의 축소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칸타코리아 조사결과에서는 응답자의 65%가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에서 모두 구매 가능한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X세대나 밀레니얼 세대보다 Z세대의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는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들었다. 

 

일례로 SSG닷컴에서 주문한 제품을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진행했는데, 이마트의 픽업 서비스는 두 달 만에 중단된 반면, 신세계백화점의 ‘익스프레쓱’은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픽업을 넘어 피팅이나 교환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옴니채널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옴니채널은 단순한 통합이 아닌 각 채널의 특성을 반영해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늘날 이커머스 업계의 또 다른 화두는 바로 ‘즉시성’으로, 소비자가 바로 다운로드하여 즉시 사용하거나 볼 수 있는 디지털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교육 및 게임 등의 콘텐츠를 디지털 형태로 바로 다운로드해서 사용하는 행태가 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대비 2021년 상반기 디지털 콘텐츠 결제 금액과 결제 건수 모두 3배 넘게 증가했다. 유·무료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나 공연을 유통하는 온라인 및 영상화 서비스의 확산으로 디지털 콘텐츠 사용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OTT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8년 이미 박스 오피스 매출을 넘어섰다.

 

또한, ‘라스트 마일’ 배송도 유통업계의 핫 키워드 중 하나다. 라스트 마일은 주문한 상품이 배송지를 떠나 고객이 수령하기 직전의 순간을 뜻한다. 국내 라스트 마일 배송의 대표적인 예는 음식 배달 앱 ‘배달의 민족’에서 제공하는 ‘B마트’라고 할 수 있다. 라스트 마일은 식품이나 생활용품 에서만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패션 전문 쇼핑 앱들도 새벽 배송 등을 ‘배송 속도전’을 벌이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통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여겨졌던 소셜 네트워크에서 역시 이커머스 경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칸타코리아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셜 플랫폼을 통한 쇼핑 경험은 50%를 상회한다.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뿐 아니라,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면서 라이브 커머스도 하나의 중요한 채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추천 기능이 강화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앱 내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확대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1조 원 미만이었던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2023년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라이브 커머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쇼퍼는 60%에 달한다. 기존에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그 인기가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이용 연령층과 품목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플랫폼 역시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 브랜드들이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판매전략을 모색하고,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채널전략을 갖춰야 한다. 또한,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 가능한 신속히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참여와 전환 모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소셜 미디어 활용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적용을 고려해야 할 때이다.

 

양정열·칸타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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