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방송·연예

[비바100] '파친코' '평화의 소녀상'… K콘텐츠 타고 진실은 멀리멀리

[트렌드 Talk] 전세계인을 일제 강점기로 끌어들인 문화의 힘,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 주연의 애플TV+ '파친코'와 7년만에 도쿄에서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에 일본 발끈

입력 2022-04-07 19:00 | 신문게재 2022-04-08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파친코
‘파친코’(사진제공=애플TV+)

 

“애플TV+의 ‘파친코’가 전세계 사람들을 일제강점기로 끌어들였다.”

20여년 수정을 거듭해 미국에서 2017년 발표된 소설은 20여명의 역사학자, 관동대지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의 고증을 거쳐 4년만인 2022년 3월 8부작 드라마로 전세계에 공개됐다. 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 ‘파친코’(Pachincko)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나리’로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조연상을 거머쥔 윤여정의 선자, 한류스타 이민호의 고한수, 오디션으로 낙점된 김민하의 젊은 선자, 진하의 솔로몬 등 4대에 걸쳐 꾸려가는 자이니치(재일교포) 이야기다.

파친코
‘파친코’(사진제공=애플TV+)

 

3월 25일 3화까지가 한꺼번에 공개되고 매주 금요일 한회씩 업데이트되는 ‘파친코’에 등장하는 일제의 쌀 및 광산 수탈, 강제징용, 위안부 등에 일본은 급기야 “역사 왜곡” “반일 드라마” 등의 주장을 하고 나섰다. ‘파친코’의 시작이자 비전을 구축한 수 휴(Soo Hugh) 총괄제작자이자 각본가가 7회 피도 눈물도, 인간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도 없는 수산업자 고한수의 현재를 만든 과거로 관동대지진이 등장한다고 언급하면서 일본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졌다. 

수 휴가 “이 시리즈에서 가장 대담하고 임팩트 있는 장면”으로 꼽은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역사를 바꿔놓았다고 믿는 사건”인 1923년의 관동대지진은 일제가 간토지방에 일어난 대지진을 이용해 유언비어를 퍼뜨려 무고한 한국인 수천명을 학살한 아픈 역사다. 

도쿄에 전시된
지난 2일 도쿄도 구니타치시에 있는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개최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에서 한 시민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있다.(연합)

 

더불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비롯해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 ‘군마현 조선인 강제연행 추도비’ ‘원근(遠近)을 껴안고’ 등 일제의 만행이 반영된 작품들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4월 2~5일 일본 도쿄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 전시에는 나흘간 1600명이 다녀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2015년 ‘표현의 부자유전’에서 선보인 이후 도쿄에서는 7년여만에 공식전시되는 ‘평화의 소녀상’에 일본의 우익단체들은 협박과 차량 40대를 동원하는 방해 시위 등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10여회(1회 40명)로 나눠 관람객을 받는 상황에서도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성황을 이룬 전시에 주최 측인 표현의 부자유전·도쿄실행위원회 오카모토 유카 공동대표는 “(일본 극우 단체의) 방해로 전시회를 연기하거나 끝내면 앞으로 계속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며 “그런 일을 중단시킨 것이 이번 전시회의 의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22040710

‘파친코’에 대한 일본인들의 ‘역사 왜곡’ 주장과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2022’ 성황에 대해 한국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교수는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서 교수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드라마 ‘파친코’에는 쌀 수탈, 강제징용, 위안부 등의 역사가 자연스레 녹아난다. 이에 글로벌 OTT를 통해 자신들의 가해 역사가 널리 퍼질까 두려워하는 모양새”라며 “지금까지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에 맞서왔는데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 열풍으로 그 역사왜곡을 전세계인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좋은 계기를 마련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게다가 ‘파친코’는 우리가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 ‘한국작품’이라 인정받지 못했던 객관성과 공신력을 갖췄다. 콘텐츠 속 배경, 사건들, 인물들을 통해 전세계인들이 일제강점기 등 한국의 아픈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소통하고 있다”며 “우리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역사왜곡을 널리 고발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