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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전쟁 격화, 美 반도체 장비·AI용 칩 중국 수출 통제…삼성·SK 등은 별도 심사

미 상무부 "중국이 첨단 컴퓨팅 칩을 확보하고, 슈퍼컴퓨터 첨단 반도체 개발·유지 능력 제한할 것"

입력 2022-10-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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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POLITICS-BIDEN-ECONOMY <YONHAP NO-1193> (AF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0월 6일(현지시간) 뉴욕주 포킵시의 IBM 시설에서 양자컴퓨터를 보고 있다. (연합)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및 반도체 생산장비에 대한 중국의 수출통제 강화조치를 공식 발표했다. 미국이 반도체와 관련해서 개별 기업이 아닌 특정 기술을 기준으로 중국을 겨냥해 포괄적이면서 고강도의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세계적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다만 우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과 SK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심사 하기로 했다.

8일 산업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지난 7일(현지 시각) 반도체 및 반도체 생산장비에 대한 대 중국 수출통제 강화조치를 관보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미 상무국은 반도체에 대해 △특정사양(연산능력 300TFLOPS, 데이터 입출력속도 600GB/S 이상)의 첨단 컴퓨팅 칩 △특정사양(연산능력 100PFLOPS 이상)의 수퍼컴퓨터에 최종사용되는 모든 제품 △미국 우려거래자(Entity List)에 등재된 중국의 28개 반도체·수퍼컴퓨터 관련 기업에 수출되는 모든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가 오는 21일 발효된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장비로는 △로직칩(FinFET 구조 또는 16/14nm 이하)·D램(18nm 이하)·낸드(128단 이상) △새로이 통제대상에 편입된 고사양 ‘증착장비’ 등이 수출 통제 조치를 받고 중국 기업에는 원칙적으로 허가가 거부(presumption of denial)되는 한편, 우리 기업과 같이 중국 내 다국적 기업에는 사안별 심사(case-by-case review)를 통해 허가가 발급 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각)이번 조치에 대해 “두 건의 규칙으로 발표된 이번 수출 통제는 중국이 첨단 컴퓨팅 칩을 확보하고, 슈퍼컴퓨터와 첨단 반도체를 개발·유지하기 위한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이 장치와 능력을 대량살상무기(WMD)를 비롯한 첨단 무기 시스템 생산, 군의 결정과 계획 및 물류의 속도와 정확성 개선, 자동 군사 시스템, 인권 유린 등에 사용하고 있다”며 수출통제 사유를 밝혔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우리 반도체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있는데, 삼성전자는 중국에 낸드플래시 생산공장과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SK하이닉스는 D램 공장, 후공정 공장, 낸드 공장 등을 각각 운영 중이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앞으로 이들 기업은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칩 등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의 기준을 초과한 제조 설비를 중국에 반입할 경우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밟아야 한다.

당장 우리 경제에 타격이 오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이들 기업들은 사업 지연, 불확실성 증대, 양국간 관계에 따른 사업 추진, 수출 악화 등이 우려 된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한미 양국이 그간 수출통제 당국, 외교채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그간 양국 정부간 협의를 통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우리 업계와도 긴밀히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협의결과로는 “중국내 한국 반도체 공장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하여 미측은 별도의 예외적인 허가절차를 도입한다”며 “이를 통해 현재 운영 중인 공장의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필요한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금번 조치 시행과정에서 제기되는 이슈를 검토하기 위해 산업부와 미 상무부간 한-미 공급망 산업대화(SCCD) 산하 수출통제 워킹그룹을 정례 협의채널로 활용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후속 조치로 “정부는 금번 미측 수출통제 조치를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대중국 수출기업 대상 수출통제 설명회 개최, 수출통제 가이드라인 배포, 전략물자관리원 내 수출통제 데스크 운영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상무부 설명회, 60일 의견수렴(public comment) 절차 등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 업계의 의견을 추가 개진하고 관련 규정에 대한 유권해석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수출통제 워킹그룹’을 개최하여 기업 애로사항 등을 집중 협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가 사실상 신냉전에 접어든 이 시기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전세계가 공급망 대란에 빠지며 세계 주요 각국이 최근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타격이 전망된다.

특히 미국이 현재 중국이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기술로 알려진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등을 기준으로 명시한 것은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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