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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괌 미군 기지 등 타격력 과시…‘9·19 합의’ 효력정지 빨라지나

입력 2023-11-1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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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북한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연합)
북한이 15일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에 사용할 고체연료 엔진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은 괌 등에 있는 미군 기지에 대한 기습 공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서 정부가 밝힌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액체연료 탄도미사일은 발사 전에 연료 주입이 필요하지만, 고체연료는 연료 주입 단계가 필요 없어 기습 공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더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신형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해 11∼14일 1, 2단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KN-23’(이스칸데르), ‘KN-24’(에이테큼스), ‘KN-25’(초대형 방사포)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사거리 300∼1000㎞)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1000∼3000㎞)인 ‘북극성-2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5500㎞ 이상)인 ‘화성-18형’ 등이 있다. ‘화성-12형’ 등 북한이 보유한 기존 IRBM은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신형 고체연료 IRBM은 2단 추진체로 1단 추진체를 사용하는 기존 액체연료 IRBM보다 사거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평양에서 직선거리로 괌까지는 약 3500㎞, 알래스카까지는 약 6000㎞다. 괌에는 B-52 등 미군 전략자산이 배치돼 있고, 알래스카에는 지상발사형 ICBM 요격체계가 있다. 괌과 알래스카를 타격권에 두는 탄도미사일이라면 오키나와 등에 있는 주요 주일미군 기지도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이 1·2단계 엔진 시험을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신형 고체연료 IRBM 발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선 정부가 북한이 액체연료 기반보다 더 위협적인 고체연료를 활용한 IRBM 발사를 감행하는 경우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면 9·19 군사합의에서 대북 정찰능력을 제한하는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정찰작전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통해 대남 감시능력을 키우는 상황에서 우리만 대북 정찰능력을 제한하는 9·19 군사합의를 준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전날(14일) 9·19 군사합의의 일부를 효력 정지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북한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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