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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홍콩댁' 김정은, 시청자들 제대로 홀릭… "힘과 재력 제대로 플렉스"

"로로 퀸, 코미디가 제격이란 소리에 버럭했던 20대 반성중"
JTBC '힘쎈여자 강남순'으로 "여성서사의 갈증 다 풀어"

입력 2023-11-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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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대힘힘’ 괴력을 가지고 사회악에 맞서 약자를 돕는 캐릭터로 제대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김정은. (사진제공=매니지먼트 레드우즈)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이하 ‘강남순’)이 지난 26일 뜨거운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화제작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한 달 더 나아간 이 작품은 모계유전으로 내려오는 힘을 좋은 일에만 써야 한다는 세계관을 안방 극장에 유쾌하게 전달하며 시청률에서도 끝까지 웃었다.

극중 모계유전되는 괴력의 유전자는 22살이 되면 최고치에 오른다. 축산업으로 떼 돈을 번 엄마의 근성을 이어 받아 남다른 사업기질을 발휘하던 황금주(김정은)는 자신의 집에 매일 출근도장을 찍던 은행원 강봉고(이승준)와 사랑에 빠진다.

기세 등등한 집안 여자들과는 달리 늘 병약하고 골골대는 남자들의 영향이어서일까. 사위로 들어온 존재들도 기죽고 사고만 치는 부류들이다. “돈은 자신이 벌테니 취미생활이나 하라”고 보낸 몽골에서 봉고는 금지옥엽 딸을 잃어버리고 ‘힘쎈여자 강남순’은 오랜시간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한 추리물로 서막을 연다.

다행히 몽골에서 만난 좋은 양부모 밑에서 자란 강남순(이유미)을 극적으로 상봉, 중후반 부터는 현대사회의 진상들과 마약 범죄를 파고들며 통쾌한 슈퍼 히어로의 모습을 보이며 전국 시청률 10.4%로 막을 내렸다. 

 

힘쎈여자 강남순
‘힘쎈’ 세계관에 김정은과 함께한 이유미, 김해숙, 옹성우, 변우석을 비롯해 이승준, 한상조, 김기두, 정보석, 임하룡, 박영탁, 송진우, 유하성 등 배우들의 열연에도 마지막까지 호평이 쏟아졌다.(사진제공=JTBC)

 

“돈과 괴력을 모두 갖추고 ‘플렉스’하는 인물이라 카타르시스를 많이 느꼈어요. 과거 여성은 약자로 표현되는 부분이 있었고, 저 역시 카리스마는 저와 거리가 있는 이미지 였는데 탄탄한 스토리 속에서 오롯이 황금주가 될 수 있었습니다.”

‘강남순’의 재미는 자칫 과해보이는 괴력속에 뼈있는 메세지를 던지는 것이다. 불법주차로 인해 불편을 겪은 외할머니 길중간(김해숙)이 “집에서 손주들이나 보지 왜 기어나오냐. 차는 알아서 해라”는 말에 말그대로 차를 뒤집어 버리거나, 여성 라이더는 사실을 알고 추파를 던지는 남성에게 헬멧을 손으로 찢으며 일갈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자칫 허공에 붕 뜬 것처럼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를 땅에 안착시킬 수 있는 접착체 역할은 아마도 딸을 잃어버린 엄마의 절절한 마음을 표현하면서가 아닐까요? 십 년 넘게 아이를 잃은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모성이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거죠. 제가 할일은 이 역할을 위해 오토바이 운전면허를 따는 거였고요.”

그는 “연기를 위해서 뭔가 배우는 건 일종의 몸부림”이라며 “아무것도 배울 게 없으면 캐릭터를 이해하기가 더 어려운 성격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날아다니다시피 하는 인물을 연기하는데 시동도 걸 줄 모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본다”며 자신만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직접 모는 장면은 대역 배우들의 몫이었다며 손사레를 치던 김정은은 “타고 내리는 장면 만큼은 최대한 멋지고 섹시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미소지었다.

무엇보다 3대 여성 히어로가 악당들을 ‘혼쭐’내는 모습은 안방 극장을 카타르시스로 가득 채웠다. 사랑스러운 순수 괴력 소녀 강남순과 재력과 힘을 이용해 모두에게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를 꿈꾸는 황금주와 진격의 할머니 길중간의 활약은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120% 충족 시켰던것. 

 

김정은1
인터뷰 말미 김정은은 “ 내가 연기한 황금주의 대인배적인 면모를 잊지 않고, 현장에서 좋은 화합을 해가면서 다음 스텝을 밟고 싶다. 할리우드의 부름에도 달려갈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 레드우즈)

 

“다시금 내가 배우라고 생각하게 해준 작품입니다. 너무 바쁘던 시절도 있는데 결혼하고 외국에서 생활하는 시간도 길어지면서 점차 (연기에서) 멀어졌습니다. 가족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좋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면 피가 끓는 느낌이 들곤 했죠. 마지막 이라 싶을 정도로 모든 다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덤볐습니다.”

‘강남순’은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선보여졌고, 8개국(한국, 볼리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페루, 싱가포르 등)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과거 SBS ‘파리의 연인’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퀸으로 불리기도 했던 김정은은 “여성 캐릭터가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고 ‘백마 탄 왕자’에 의해 선택되는 것을 보며 ‘여성 캐릭터가 이렇게밖에 못 쓰이나’ 는 갈증이 있었는데 드디어 만났다”면서 “ 20대엔 주변에서 ‘코미디가 네 전공이야’란 말이 칭찬인 줄도 모르고 ‘다른 것도 잘 하는데요’라며 발끈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나만의 코미디의 소중함을 만끽했다”고 강조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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