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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행복도 연습해야 한대요!" 배우 이상희의 연기를 보며 느끼는 감동!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속 워킹맘 간호사
대중에게 각인된 현실연기 수많은 필모그라피로 증명

입력 2023-12-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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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고참 간호사인 ‘차지 쌤’ 박수연을 연기한 배우 이상희. (사진제공=눈컴퍼니)

 

삭막한 현대인의 삶을 위로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넥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연일 화제다. 공개하자마자 1위를 하고, 공개 한달이 넘어서도 길고 진득한 인기를 발휘(?) 중이다. 극중 고참 간호사이자 워킹맘으로 활약한 배우 이상희를 만나러 가는 길. 직접 마주앉은 테이블에는 조금전 손수 깎아 접시에 담았다는 사과 한 접시가 놓여있었다. 2010년 데뷔 이후 스스로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고 소개했던 그에게 “영광이다”고 말하자 “선배님을 직접 뵈면 너무 송구스러울것 같지만 그렇다고 후회하지 않는다. 그만큼 부끄럽지 않게 연기할것”이라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작품 속에서 이상희가 보여준 워킹맘의 모습은 유독 사실적이다. 자신보다 먼저 수간호감이라고 불리는 후배에게 치이고, 아이를 봐주는 친정엄마에게는 늘 죄인이다. 고마운 마음과 별개로 “돈은 내가 주는데 왜 동생네에 가냐? ”앞으로 아예 오지마“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교대로 육아를 하기로 한 남편이 갑자기 출근을 하고, 같은 유치원 엄마에게 아픈 아이를 맡기며 연신 머리를 조아린다. 수습은 늘 간호사의 몫인걸 알면서도 내지르는 병아리 의사의 밉상도 꼴보기 싫지만 참아야 한다.  

이상희2
간호전공자로서 이상희의 눈은 유독 예리했다. 그는 “박보영씨가 연기한 캐릭터처럼 일은 서툴지만 마음은 굉장히 예쁜 간호사들이 끝까지 남아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어딘가에 있을거란 마음을 갖고 현장에 갔다”며 남다른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바쁘지만 야무지게, 좋아하는 일에 기꺼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그런 수연이의 모습을 보며 병실에 입원한 주영(김여진)은 그제서야 “너무 애쓰지 말라”고 말한다. “네가 시들어가는 것도 모를거야. 노란불이 깜박여도 아이의 행복이 우선일 꺼야. 그런데 네가 안 행복한데 누가 행복하겠어?”라는 독백은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지금 어딘가에서 외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을 워킹맘 뿐만이 아니라 성별과 상황, 나이를 떠나 연기를 하는 배우들까지 눈물바다를 이룰 정도로 ‘강력한 한방’을 남겼다.

“이렇게까지 누군가에게 따듯하게 다가올 작품일지는 몰랐어요. 대본을 덮고나서는 이런 이야기가 너무 필요하고 꼭 여기에 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너무 컸다는 것만은 확실해요. 일단 (김)여진 선배가 진심을 다해서 그 인물로 현장에 오셔서 방구석 1열로 그 연기를 보는데 ‘정말 복 받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배우들끼리 촬영 전에 정신건강학과에 관한 진단명과 기본 의학 상식을 요약한 백과사전 두께의 책을 받았죠. 저는 관련 서적을 따로 사서 읽고 서로 단톡방에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배우 이상희
이상희는 “ 병은 낫기도 하고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처럼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작품에 나온 정신질환도 사회가 이 사람들을 안아주지는 못하더라도 같이 살 수는 있어야하지 않을까”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사진제공=눈컴퍼니)

 

실제 간호사 출신인 이상희에게 병원을 배경으로 한 연기는 어색할리 없을텐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달랐다. 차트를 정리하고 기본적인 걸음걸이 정도만 비슷하고 용어나 분위기 조차도 생소한 날 것의 분야였던 것. 그는 “화장기 없는 모습에 동그란 안경을 쓴 것만 아이디어를 냈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분명 멋진일 이지만 나는 못했던 분야다. 패배감이랄까. 일종의 부채감이 있었는데 간호 업무를 자세히 보여주는 작품의 거의 없는데 그 노력을 담은 작품이 처음이라 너무 신나고 좋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간호사분들께 칭찬을 받는다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웃음)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부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반대를 하셨죠. 뒤늦게 연기를 하기로 마음 먹고는 활동명을 엄마이름으로 한 것도 ‘부끄럽지 않게 떳떳하게 이 일을 걷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지금은 어디서든 제가 나오는걸 너무 좋아하세요. 무엇보다 이 작품은 저에게 사람을 남긴 작품이라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아요.”

알고보니 ‘정신병동에서 아침이 와요’의 단체티를 맞출 때 각자에게 맞는 진단 코드명을 박아 나눠졌을 정도로 화기애애했단다. 감독과 스태프들이 양극성 장애나 조증등 정신질환이 남다른 경계나 주홍글씨가 아님을 기억하고 의기투합했던 것. “배우들에게는 차마 박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다들 이 작품의 의도를 공감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배우 이상희
이상희는 종교를 떠나 이 작품으로 만난 동료배우들 몇몇과 법륜스님의 정토회 행복학교를 다니고 있다면서 “내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정의했다.(사진제공=눈컴퍼니)

 

이상희 매력은 평범해 보이지만 남다른 아우라를 가진 배우다. 영화 ‘국도극장’, ‘정말 먼 곳’, ‘아이들은 즐겁다’와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검사내전‘과 ’지금 우리 학교는‘,’독전2‘등 OTT를 넘어 곧 개봉될 ‘로기완’까지 데뷔 이해 수많은 장르를 필모그라피를 넘나들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의 인기가 “분명 배우로서 기회가 많아지고 인지도도 올라 갈 것”이라면서 “비전공자로서 연극을 안 해본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만나고 나서는 연기를 할 수 있을 때 더 즐거운 마음을 다해 재미를 찾자는 마인드로 바뀌었다”며 자신만의 행복지수를 밝혔다.

“이 작품은 저에게 사람을 남겼어요. (이)정은 언니가 늘 인사로 ‘행복하자’는 말을 하는데 그 의미를 몰랐거든요? 알고보니 행복도 연습을 해야 만끽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저를 더 사랑하게 만든 드라마로 기억될것 같아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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