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밤이 되었습니다’에서 열연한 차우민.(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
고양이 집사이자 오래된 LP를 모으고 생각나는 대로 냅킨에 시를 쓴다. 기회가 된다면 배낭여행을 하며 책을 쓰는 게 꿈이다. 내방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에 들어오며 “신문사는 종이 냄새가 나서 좋다”는 이 남자. 웨이브 학원물 ‘약한영웅 Class 1’에서 현역 UFC 선수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차우민이 유플러스 모바일tv ‘밤이 되었습니다’를 통해 대세 스타로 떠올랐다.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대한민국 넷플릭스 톱(TOP)10 중 3위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종료가 불가능한 의문의 마피아 게임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 유일고등학교 2학년 3반의 하이틴 스릴러다.
교내에서 공포의 대상인 일진 고경준은 배우 차우민이 가진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에 제법 어울린다. 결핍에서 출발한 폭력이 아니다. 집안도 좋고 성적도 뛰어난 일진이라 모두가 인정하는 존재. 자신의 서열과 지위를 이용해 게임을 더욱 극적으로 몰고가는 장본인이자 처절함을 배제한 위협적인 생존본능이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 공개전 8만명 이었던 SNS 팔로워가 지금은 45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글로벌 팬덤으로의 확장에 시동이 제대로 걸렸다.
‘마피아게임’이라는 의문의 앱이 깔리면서 벌어지는 고등학생들의 처형 장면이 잔인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으로 입소문 났던 ‘밤이 되었습니다’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이오콘텐츠그룹, STUDIO X+U) |
“얼마전 휴식 겸 혼자 일본으로 여행을 갔는데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어요. 일부러 가리고 다니는 거 아니냐고요? 전혀요. 편한 걸 좋아해서 자유롭게 입고 대중교통도 자주 이용하는데 인기를 실감할 정도의 경험은 아직 없었습니다. 학창시절에도 자발적 아웃사이더로 조용히 지낸 편이라 작품에서 보여주는 악랄함을 연기하는 쾌감이 큽니다. 또래 친구들을 얻은 소중한 작품이기도 하고요.”
악역으로 굳어지는 이미지가 걱정될 법도 한데 “실제 성격은 정반대”라며 “매력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좋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구조냥 두 마리를 키우는데 성격이 극과 극”이라며 시원하게 웃는 그를 보고 있자니 고양이상의 얼굴을 보고 미팅을 잡았는데 강아지같은 실제 성격을 접하고는 놀라는 제작사와 감독들이 많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감독님들이 그래서 ‘늑대상’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셨어요. 개인적으로 늑대라는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저한테도 개와 고양이 같은 전혀 다른 매력이 동시에 느껴진다는 뜻이니까요. ”
‘심각한 집돌이’임을 밝힌 그는 “집이 마포쪽인데 알아보는 분이 거의 없다”면서 “식물을 키우고 음악을 듣는 혼자만의 일상에서 힐링을 얻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
생각나는 대로 시를 쓴다는 차우민에게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묻자 “거의 냅킨에다 적는편이다. 문제는 그렇게 적은 걸 가지고 있지 않다. 거의 잃어버리거나 놓고 오니까”라고 수줍어했다.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