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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드디어, 차우민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人더컬처] 드라마 '밤이 되었습니다’에서 공포의 대상인 일진役 차우민
"실제 학창시절은 '아싸'로 살았기에 색다른 경험 만끽"

입력 2024-01-22 18:30 | 신문게재 2024-01-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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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밤이 되었습니다’에서 열연한 차우민.(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고양이 집사이자 오래된 LP를 모으고 생각나는 대로 냅킨에 시를 쓴다. 기회가 된다면 배낭여행을 하며 책을 쓰는 게 꿈이다. 내방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에 들어오며 “신문사는 종이 냄새가 나서 좋다”는 이 남자. 웨이브 학원물 ‘약한영웅 Class 1’에서 현역 UFC 선수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차우민이 유플러스 모바일tv ‘밤이 되었습니다’를 통해 대세 스타로 떠올랐다.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대한민국 넷플릭스 톱(TOP)10 중 3위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종료가 불가능한 의문의 마피아 게임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 유일고등학교 2학년 3반의 하이틴 스릴러다.


교내에서 공포의 대상인 일진 고경준은 배우 차우민이 가진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에 제법 어울린다. 결핍에서 출발한 폭력이 아니다. 집안도 좋고 성적도 뛰어난 일진이라 모두가 인정하는 존재. 자신의 서열과 지위를 이용해 게임을 더욱 극적으로 몰고가는 장본인이자 처절함을 배제한 위협적인 생존본능이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 공개전 8만명 이었던 SNS 팔로워가 지금은 45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글로벌 팬덤으로의 확장에 시동이 제대로 걸렸다.

 

밤이되었습니다 공식포스터.
‘마피아게임’이라는 의문의 앱이 깔리면서 벌어지는 고등학생들의 처형 장면이 잔인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으로 입소문 났던 ‘밤이 되었습니다’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이오콘텐츠그룹, STUDIO X+U)

 

“얼마전 휴식 겸 혼자 일본으로 여행을 갔는데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어요. 일부러 가리고 다니는 거 아니냐고요? 전혀요. 편한 걸 좋아해서 자유롭게 입고 대중교통도 자주 이용하는데 인기를 실감할 정도의 경험은 아직 없었습니다. 학창시절에도 자발적 아웃사이더로 조용히 지낸 편이라 작품에서 보여주는 악랄함을 연기하는 쾌감이 큽니다. 또래 친구들을 얻은 소중한 작품이기도 하고요.”

악역으로 굳어지는 이미지가 걱정될 법도 한데 “실제 성격은 정반대”라며 “매력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좋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구조냥 두 마리를 키우는데 성격이 극과 극”이라며 시원하게 웃는 그를 보고 있자니 고양이상의 얼굴을 보고 미팅을 잡았는데 강아지같은 실제 성격을 접하고는 놀라는 제작사와 감독들이 많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감독님들이 그래서 ‘늑대상’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셨어요. 개인적으로 늑대라는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저한테도 개와 고양이 같은 전혀 다른 매력이 동시에 느껴진다는 뜻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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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집돌이’임을 밝힌 그는 “집이 마포쪽인데 알아보는 분이 거의 없다”면서 “식물을 키우고 음악을 듣는 혼자만의 일상에서 힐링을 얻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2021년 데뷔한 차우민은 부산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연기를 전공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부터 가장 먼저 고친 것은 사투리였다. 서울예대에 들어가 고향을 밝히기 전까지 친구들조차도 “서울사람인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은 부모의 굳건한 지지로 이어졌다. 외동아들이 배우의 꿈을 꾼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버지는 반대보다 한번 마음 먹은 건 끝까지 해냈던 차우민을 믿었다. 

유독 물을 좋아해 유년시절에 수영을 시작해 선수제의를 받을 만큼 근면하고 탁월했지만 청소년기에 선택한 건 전혀 다른 스포츠인 유도였다. 취미조차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다. 가족끼리 자주 갔던 캠핑에서 배운 낚시에 빠진 고등학교 시절의 그는 새벽에 일어나 민물낚시를 하고 등교를 할 정도였다고. “배우를 하겠다”고 선언한 뒤 차우민은 부산에 있던 모든 입시학원의 문을 두드렸고 그때 평가받았던 장단점을 보고서로 만들며 입시를 준비했다.

“말투는 고쳤지만 경상도 남자의 피는 여전하죠. 특유의 부산 바이브를 연기로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개인적으로 정우 선배님이 하신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요. 무엇보다 츤데레 같은 성격과 일상생활에서 뭔가 느슨하면서 찌질한 극 중 모습이 실제 제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 애정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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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대로 시를 쓴다는 차우민에게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묻자 “거의 냅킨에다 적는편이다. 문제는 그렇게 적은 걸 가지고 있지 않다. 거의 잃어버리거나 놓고 오니까”라고 수줍어했다.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밤이 되었습니다’의 소재인 마피아 게임은 실제 차우민이 다른 촬영 현장에서 자주 했던 ‘또래 게임’이기도 하다. 시민의 반대편인 마피아를 가려내기 위해 경찰을 구분해야 하고 사회자의 지시에 따르는 게 룰이다. 밤이 되기 전까지 마피아는 자신의 존재를 숨겨야 한다. ‘약한영웅 Class 1’의 동료 배우들과 종종했던 게임을 12부작으로 확장해 참여하면서 차우민은 연기적 성장통을 겪었다.

“사실 마피아 게임을 정말 못하는 편이라서요. 티가 너무 많이 나서 금방 걸려요. 그런데 경준이는 살아야 하는 욕구가 명쾌하고 센 캐릭터잖아요. 제가 집중한 키워드는 ‘붕괴’였습니다. 마냥 악역으로만 보여지지 않게 하려고 뚝뚝 떨어지다 결국 모든 게 무너지는 톤으로 가닥을 잡고 접근했죠. 무엇보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원없이 놀아봐’했던 주문이 저를 자극했고 돌아보면 가장 큰 힘이 됐어요.” 

최근 차우민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피릿 핑거스’의 촬영을 마치고 현재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스터디그룹’에 몰두하고 있다. 전작이 성장로맨스라면 후자는 학원액션물로 ‘밤이 되었습니다’가 가진 공포 스릴러와 다른 장르를 차곡차곡 경험하고 있는 것. 본인 역시 즐겨봤던 작품이고 작품을 향한 두터운 팬덤을 알기에 매 순간 시험을 보는 마음으로 현장으로 향한다며  미소지었다. “올해가 제가 태어난 용띠인 만큼 좋은 기운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힘찬 포부를 밝힌 차우민은 “연달아 학생 역할을 맡고 있지만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캐릭터”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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