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기업경영 · 재계

신호탄 쏜 ‘형제 독립경영’ 효성, 시너지 낼까

입력 2024-02-27 06:36 | 신문게재 2024-02-28 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효성그룹 마포 본사(사진제공=효성그룹
효성그룹 마포 본사(사진제공=효성그룹)
효성그룹이 신설 지주회사를 만들면서 그룹 재편에 나선다. 이를 계기로 효성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형제 경영’에서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업계에서는 효성이 ‘2개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업황 부진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효성 홀딩스 USA·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사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친 뒤,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 효성신설지주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조현준 회장은 존속지주회사인 효성을 맡아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 등 자회사의 지속 성장을 이끈다. 효성신설지주를 이끌게 될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 등 소재사업을 주축으로 내실을 다진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각각 21.94%, 21.42%로 비슷하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10.14%를 들고 있다. 또 2개 지주사가 각자 이사진을 꾸리고 각자 맡기로 한 계열사 지분율이 우세한 만큼, 머지않아 계열 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형제 독립경영 체제 전환을 기점으로 효성의 책임 경영과 경영 안정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효성은 10여년 전 ‘형제의 난’으로 진통을 겪은 사례가 있었다. 발단은 2014년 조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장남인 조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효성과의 지분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고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그룹에 생채기가 남았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 계열 분리가 마무리되면 효성의 전통사업인 섬유·화학부문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관전 포인트로 지목되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효성티앤씨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3% 감소한 208억원이었다. 효성화학은 시황 약세 등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효성첨단소재가 그룹사 계열 분리에 따른 수혜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26일 “이번 지주사 분할을 통해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화학이 완전히 분리되면서 계열사 지원 등 시장 재무구조와 관련한 우려는 완벽히 종식됐다”고 봤다.

효성 관계자는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회사 분할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한 뒤 “지주회사별로 사업분야와 관리 체계를 전문화하고 적재적소에 인적, 물적 자원을 배분해 경영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