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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인생의 반을 연기하며 살아온 '옥수역 귀신' 김보라 "드디어 성인된 느낌"

[人더컬처] 영화 '옥수역 귀신' 김보라
영화 '옥수역 귀신' 보고 좋아하는 가족들 보며 "장르영화 욕심나"
사회초년생 기자 역할 "평소 내 모습 투영하며 연기"

입력 2023-04-17 18:30 | 신문게재 2023-04-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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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역귀신_김보라
옥수역에서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자 특종을 감지한 기자 나영 역할로 호러물에 도전한 김보라.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하늘을 찌르는 인기와 남다른 스타성도 모래성처럼 사라지는 시대, 잘 큰 아역의 선례를 보여주고 있는 ‘당찬 배우’가 있다. 김보라를 스타로 만들어 준건 드라마 ‘SKY캐슬’이었다. 귀티 나는 외모와 뛰어난 성적을 지녔지만 가난과 멸시가 익숙한 혜나는 입시지옥이란 굴레 속에서 영악하게 머리를 굴리는 인물이었다. 친모를 버린 채 화목한 가정을 이룬 아버지 강준상(정준호)의 집에 들어가 과거를 숨기고 사는 새엄마 한서진(염정아)의 불안감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인물이다.


인생의 반 이상을 배우로 살아온 김보라는 화제성을 이어가기 보다 자신의 필모그래피 다지기에 나섰다.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터치’ ‘러브씬넘버#’ 를 비롯해 영화 ‘굿바이 썸머’ ’이별여행’ ‘괴기멘숀’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던 것. 그 사이 당당히 공개연애를 하기도 하고 이별도 했다. 비록 아르바이트지만 또래들이 경험하는 ‘정해진 시간 근무’도 주저하지 않았다.

 

옥수역귀신
오는 19일 국내 관객과 만나는 영화 ‘옥수역 귀신’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직업으로서의 성취와 개인적 행복도, 둘 다 놓치지 않는 ‘진중한 보라씨’랄까. 19일 개봉하는 영화 ‘옥수역 귀신’은 동명의 공포 웹툰에서 시작했다. 실제 지명이 등장해 현실적인 공포를 전함과 동시에 마지막 컷에 3D효과까지 가미한 충격적인 결말로 큰 인기를 모았다.

웹툰은 옥수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에 치여 숨진 남성과 그 시신을 수습하러 온 장례 관계자가 안타깝게 열차에 치어 숨진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막차시간에 벌어지는 두 남녀의 괴담을 담고 있다. 사실 ‘옥수역 귀신’의 촬영은 2년 전, 김보라는 지하철을 탈때마다 개봉에 대한 목마름과 역에 대한 반가움이 교차했다고.

“옥수역을 지나갈 때 마다 ‘영화는 언제 개봉할까’라는 궁금증이 컸어요.(웃음) 평소에도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거든요. 이상하리만치 교통카드를 잘 잃어버리는 편이고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옥수역을 지나칠 때만큼은 좀 서늘한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직진했습니다.”

김보라가 맡은 역할은 역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죽음이 특종거리임을 감지한 기자다. 취재를 시작하고 진실에 다가갈 수록 숨겨진 공포와 조우한다. 평소에도 호러장르를 즐겨본다는 김보라는 “최대한 흔들림 없이 연약해보이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귀신의 존재가 무섭다기 보다는 그 심리가 곧 공포감이 아닐까 싶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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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형사’ ‘원스 어폰 어 타임’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연출한 정용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일본 공포 영화 전설 ‘링’의 작가 다카하시 히로시가 각본을 썼다. 겁은 많지만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는 김보라는 “귀신을 본 적이 없어서 더 좋아하는것 같다”며 눙치는 모습이었다.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기자 역할을 맡았지만 그 직업을 가진 분을 따로 만나 공부하거나 관련 자료를 찾아보지는 않았어요. 설정상 사회초년생이고 매번 편집국장에게 깨지는 캐릭터라 좀 서툴고 엉성한 느낌이 맞을 거라고 봤죠. 사실 연기를 할 때의 저는 평소 모습보다 한 톤 높아요. 그래서 이 영화만큼은 츤데레적인 제 성격과 툭툭 내뱉는 말투를 그대로 유지했어요. 집안의 막내지만 애교있거나 다정한 편이 아니라서요.”


주변의 공기가 달라지는 스타덤은 ‘SKY캐슬’이었지만 되려 가족의 반응은 ‘옥수역 귀신’이 뜨거웠다. 좀비물에 열광하는 아빠는 매정하게도 “네가 죽는거야? 그래야 더 무섭지”라며 VIP시사회에 달려왔을 정도다. 육아를 전담하는 큰언니를 제외한 가족들조차 김보라의 모습이 담긴 공포영화를 보러 일정을 비워 참석했다고. 그는 “평소에는 개봉 후 조용히 보러 가시고 저에게 별다른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면서 “가족들의 이런 모습을 보니 장르적 욕심이 치솟았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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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김보라 외에도 엔플라잉 멤버 김재현은 옥수역에서 근무하며 귀신을 목격한 우원을, 신소율은 옥수역을 배회하는 의문의 여자 태희를 연기했다.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비중에 상관없이 연기에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다짐을 새로 했어요. 아직은 연기적으로 못 해본 것들이 많고 제 주변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더 책임감이 들더라고요. 비로소 제대로 어른이 된 느낌이랄까요. ‘옥수역 귀신’을 통해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 정도예요.”

김보라는 기회가 된다면 20대 초반 경험한 카페 아르바이트도 다시 하고 현장에서 미술, 의상, 조명 등의 경험을 쌓고싶다고 했다. 늘 카메라 앞에 서지만 어렸을 때부터 그 뒤의 치열함을 체험했기에 존경과 로망이 남다르다고. 스케줄이 비면 늘 달려가 힐링하는 외할머니댁에 가서 필름 카메라로 찍는 자연풍경과 자연스러운 일상을 사진집으로 남기고픈 예술가로서의 꿈도 숨기지 않았다. 올 초 소속사를 옮긴 김보라는 유독 바쁘다.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핀란드 파파’ 등 올해에만 무려 3편의 작품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배우의 입장에서 이제 플랫폼은 상관없는 것 같아요. 사실 코로나 이전에는 연기가 이렇게까지 재미있진 않았거든요. 앞으로도 즐기면서 연기하는 김보라가 되겠습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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