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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모범택시2' 이제훈 "부귀영화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다만 박-봉 감독님은 포기 못해"

[人더컬처] SBS드라마 '모범택시2'로 돌아온 이제훈, 11개의 부캐 소화하며 열연
21% 시청률 기록하며 시즌3 가능성 활짝 열어

입력 2023-04-24 18:30 | 신문게재 2023-04-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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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2’의 해외 반응도 남다르다. 동남아시아 전역, 중동과 아프리카 등 16개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the most watched show) 1위에 이름을 올렸다. 7주 연속 1위에 오른 상태다. (사진제공=컴퍼니온)

 

여성 캐릭터의 분량은 줄어들었지만 당위성은 충분했다.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사적 감옥을 운영하는 사채업자 대모(차지연)와 열혈검사(이솜)는 시즌2에서 보이지 않지만 무지개 운수의 1호 기사 김소연의 깜짝 등장으로 반가움을 더했으며 막내였던 표예진이 연기하는 안고은의 활약이 시즌 1에 비해 확 늘었기 때문이다. 2년 만에 돌아온 시즌 2는 최고 시청률 21%로 2023년에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선정됐다.

지난 15일 종영직후 만난 이제훈은 “시청자들이 대리만족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모든 이야기가 실제 일어난 사건을 판타지로 풀어냈지만 엄연히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시즌1이 다소 무겁고 어두운 톤이 기저에 깔려있었다면 시즌2는 신명나게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임했다”고 그간의 걱정을 털어내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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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를로스, 크크재진의 동명웹툰을 드라마로 옮긴 ‘모범택시’는 시즌3의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있다. (사진제공=SBS)

 

그도 그럴 것이 시즌1이 화제몰이에 성공했을 때도 후속편의 가능성은 희박했다. 무지개 운수의 멤버들이 모두 출연한다는 가정 하에 배우들의 스케줄 조절과 예산확보까지 산 넘어 산이었다. 세계적으로 몰아닥친 코로나19도 시즌제 착수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시즌2가 확정된 후 이제훈은 ‘모범택시’에 영혼을 갈아넣었다. 무당, 농부, 갓 결혼한 신랑, 의사, 클럽 가드까지 무려 11개의 부캐(부 캐릭터의 준말)를 소화하며 극을 풍성하게 채웠다.

“배우로서 이제 보여줄 건 다 보여준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예요. 사실 ‘모범택시’를 하면서부터 뉴스를 더 챙겨보고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들을 유심히 봅니다. 저 또한 한때는 ‘그래 저런 일이 있었지’라고 지나갔지만 지금은 경각심을 가지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마음을 다잡는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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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은 시즌2에서도 남다른 변신의 향연으로 시청자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극 중 ‘농부 도기’ ‘신혼부부 도기’ ‘법사 도기’ ‘죄수 도기’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시선을 잡아끈다. 사진제공=컴퍼니온)

 

그는 ‘모범택시’ 시리즈에 대해 “불의를 보면 주저하지 않고 용기를 내게 만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데뷔 이후 사회적인 발언에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세상은 함께 할 가치가 있음을 숨기지 않을 작정이라고.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을 가지는 에피소드는 저에게 잘 들어오지 않는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가 버무려진 신혼부부 에피소드예요. 저의 욕망을 다 뿜어냈죠. 겉으로는 말랑해보여도 분노는 끓어올랐어요. 오갈 곳 없는 아이들을 이용한 불법 아파트 청약 브로커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알고는 비록 연기지만 가해자를 죽일 듯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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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은 “결혼은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과 만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올해는 본격적으로 찾아 나서려고 한다. 어쩌면 깜짝 놀랄 발표를 할 지 누가 아니냐?”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 놓기도. (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은 이 외에도 사이비종교의 비리를 다룬 법사 역할을 한 뒤 꼬박 이틀을 앓아 누웠던 일화와 데뷔이후 충청도 사투리를 단 한번도 써 본 적 없었던 탓에 농부역할을 하며 연기적 쾌감을 느꼈음을 고백했다.

 

“직업 연기를 하면서도 ‘이게 맞나?’할 때가 있는데 예전에는 마냥 불안했다면 ‘모범택시2’이기에 즐겼던 점이 한 두개가 아니에요. ‘내가 무너지면 끝’이란 강박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감정이 에너지가 된 느낌이랄까요? 실제로는 아주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연기하지만 무지개 운수 사람들과 촬영하는 순간만큼은 인간적으로 힐링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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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범택시2’에서 김도기 역할을 맡은 이제훈. (사진제공=컴퍼니온)

 

그는 드라마의 말미 카메오로 김소연이 1호 기사로 나올 때 환희를 느꼈다면서 ‘나는 17호 기사 정도로 가야겠다’는 캐릭터 전사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다고 했다. 이어 “선배 기사들 중에는 배신하고 나가는 사람도 있을 거고 은퇴한 사람도 있을텐데 그런 이야기를 시즌별로 풀어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상상이 됐다”며 천상 이야기꾼으로서의 DNA를 뽐냈다. 그는 지난 2021년 왓챠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로 연출, 각본, 제작가로 나선 경험이 있다.

“연기를 하지 않았더라도 영화의 언저리, 아니 이야기를 창작하는 어딘가에 속해있을 것 같아요. 지금도 아무리 바쁜 스케줄이라도 일주일에 한편 이상 극장에서 영화를 봐요. 그 안에서 에너지를 얻거든요. 편집, 음악, 믹싱 등 꼭 연기를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포지션에서 쓰임을 당하는 저를 늘 상상합니다. 뭘 하든 하얗게 불태우는 성격이기도하고 이제는 더 이상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일하지 않아요. 하지만 박찬욱, 봉준호 감독님과는 꼭 한번쯤 일하고 싶다고 기사에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것만큼은 욕심나거든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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