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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페어플레이 정신 실종된 베이징동계올림픽…편파 판정 이어 도핑 스캔들

[트렌드 Talk] 도핑 女피겨선수 출전 허용… 올림픽 정신 훼손논란 확산

입력 2022-02-17 18:30 | 신문게재 2022-02-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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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키릴 리히터의 '인 메모리엄'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연합)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열기로 뜨겁던 15일 밤 3분여간 TV가 일제히 조용해졌다. 어떤 중계도, 해설도, 응원이나 조언도 없었다.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자 러시아 간판선수인 ‘천재소녀’ 카밀라 발리예바가 쇼트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순간들이었다.


페어플레이 정신과 지구촌 화합을 위한 올림픽이 파문으로 얼룩지고 있다. 쇼트트랙 남자 1000미터 준결승, 결승에서 주최국 중국 선수들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심판의 편파 판정에 이어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는 도핑 파문이 일었다.

방송 3사의 침묵은 방송사고도, 기술문제도 아닌 ‘보이콧’이었다. KBS(남현종·곽민정, 이하 캐스터·해설위원), MBC(이현경·김해진), SBS(이현경·이호정) 중계진은 도핑 위반에도 발리예바가 경기를 치르는 부당함에 ‘침묵’으로 저항의 뜻을 전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라이메타지딘이 검출돼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로부터 잠정적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이에 불복해 항소한 발리예바의 징계를 철회한 RUSADA에 국제검사기구(IT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징계 철회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이 재판에서 CAS는 발리예바가 미성년자이며 지난해에 진행한 도핑 검사 결과 통보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14일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이에 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획득하면 경기 당일 현장에서 치러지는 간이 시상식과 다음날 베이징 메달 플라자에서 진행되는 메달 수여식을 진행하지 않겠고 밝혔다. 애초 프리스케이팅에는 쇼트스케이팅 경기 결과 상위 24명만 진출 가능하다. 하지만 금지약물 복용에도 출전한 발리예바로 인해 불이익을 받았을 누군가를 위해 IOC는 프리스케이팅 진출자 수를 25명으로 조정했다. 이 조정으로 핀란드의 제니 사리넨이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획득했다. 더불어 16일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 발표에 따르면 발리예바의 기록 옆에는 별표(잠정기록)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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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에 이변은 없었다. 발리예바는 트리플악셀에서 약간의 불안함을 보였지만 82.16점(기술점수 44.51점, 예술점수 37.65점)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그의 경기 내내 ‘침묵’을 지키던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도핑 위반에도) 출전이 강행된 연기에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었다”고 알렸다.

SBS 이현경 캐스터는 “저도 이 선수를 ‘천재소녀’라고 했는데 약물을 복용해 천재가 된 소녀였다”고, KBS 해설위원 곽민정은 “이 선수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야 한다”고 분노를 표했다.

김초롱 MBC 캐스터는 “도핑을 한 선수와 경쟁한다는 게 공정할 순 없을 것”이라고, 김해진 해설위원은 “선수 본인도 자신이 만든 도핑이라는 감옥 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책임’을 강조하며 비판했다.

CAS 판결 발표 직후인 14일 ‘피겨퀸’ 김연아는 자신의 SNS에 검은색 이미지와 더불어 “원칙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며 “도핑을 위반한 운동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발리예바 뿐 아니라 러시아의 국가적 차원의 약물 복용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IOC는 “올림픽이 끝나더라도 끝까지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진실을 밝히겠다“고 공표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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