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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친부 살해혐의 16년 복역, 무기수 김신혜가 남았다

입력 2016-1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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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날 밤의 살인
2000년 3월 7일 바닷가 작은 시골의 적막한 새벽. 버스정류장 앞, 50대 남성 시신 한 구. 정황상 뺑소니로 보였지만, 조금 이상했다. 시신에 상처가 없었다. 부검 결과가 답을 줬다. ‘약물에 의한 사망’. 어떻게 된 일일까?

#2. 범인은 큰 딸, ‘김신혜’
사건 이틀 후 범인이 검거됐다. 친딸 김신혜였다. 30알의 수면제를 양주에 타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피해자 앞으로 8개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사실이 드러났고, 살해계획을 빼곡하게 적어놓은 수첩도 발견됐다. 누가 봐도 범인은 김신혜였다.

#3. 살해 이유 ‘성추행’
그 무렵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죽일 만 했다고 떠들어댔다. 그녀의 여동생이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때문에 언니가 대신 살해했다는 것이다. 여동생이 직접 진술했다고 했다. 살해동기까지 드러났으니 그녀의 범죄는 확실해 보였다.

#4. 난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어요.
김신혜는 자백에 증거에 동기까지 있었다. 그런 그녀가 돌연 범행을 부인하며 현장검증을 거부했다. 절대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했고 성추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본인의 무죄보다도 아버지의 불명예를 먼저 벗기려고 했다. 왜 그녀는 느닷없이 무죄를 외쳤을까?

#5. 수상한 자백과 ‘고모부’
수상한 자백은 모두 고모부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김신혜는 고모부에게 “남동생이 아버지를 살해한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죄를 덮어쓰고자 거짓자백을 했다고 했다. 여동생은 “아버지가 성추행했다”고 진술해야 언니가 빨리 풀려난다는 고모부의 말을 듣고 허위진술을 했다고 털어놨다. 정작 고모부는 16년 전 그날부터 지금까지 모든 증언이 오락가락이다.

#6. 엉터리 수사, 엉성한 증거, 수상한 자백
그러고 보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가입된 보험은 모두 보험금을 탈 수 없는 상태였다. 수면유도제나 양주 같은 결정적 물증도 없었을 뿐더러 수사과정중 그녀는 누드사진을 퍼트리겠다는 망언을 듣기도 했고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영장도 없이 그녀의 집을 수색했고 조작된 문서도 여러 개 발견되었다. 살해계획서는 연극배우를 하며 글을 썼던 그녀가 써놓은 극 시나리오였다. ‘완전’ 일치한다던 살해계획서는 어느 샌가 ‘근접’으로 바뀌어 있었다.

#7. 변호사 박준영과 무기수 김신혜
한국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받은 살인사건 재심이 가당키나 하냐며 모두가 고개를 저은 일을 벌써 3번이나 치른 박준영 변호사에게 그녀는 아픈 손가락이다.

 

그는 얼마 전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사건에 이어 약촌오거리 택시강도살인 사건까지 재심에서 무죄를 따냈고 무기수 김신혜 사건 역시 사법사상 최초로 복역 중 재심 개시 결정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검찰의 항고로 아직 재심 확정 판결을 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관 직권 남용 등의 이유로 재심 개시 결정을 하기는 하지만 무죄를 선고할 명백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때문에 김신혜의 형 집행을 정지하지는 않았다.

무기수 김신혜는 16년 투옥생활 동안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노역을 한 적 없다. 죄가 없는데 나라에서 시키는 노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교도소 내에서 그녀를 “독한년”이라 부른다.

“나도 인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 맞습니까?”
김신혜가 물었다.

이제 사법당국이 답할 차례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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