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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너무 착해서 죽어야만 했던 ‘개’

입력 2016-1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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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는 이유로 고통 받고 있는 ‘개’가 있답니다. 멀쩡히 살 수 있는데도 혹시라도 사람에게 해가 될까 안락사를 당하기도 하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미와 떨어져 인간을 위해 희생되다 그렇게 생을 마감한답니다.

이건 실험용으로 이용되다 버려지는 ‘비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명 ‘악마견’으로 유명한 비글이 어쩌다 실험견이 되었을까요?

연구목적의 실험을 위해 사용되는 실험견 중 94%는 비글입니다. 2014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동물실험으로 한 해 국내에서 희생되는 비글의 수는 무려 1만마리입니다.

비글은 사람을 잘 따르고 반항하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혹여 학대를 당해도 주인을 원망하지 않아 실험에 용이하다고 생각한 거죠. 역설적이게도 사람을 좋아해 사람을 위해 희생되고 있었습니다.

주로 비글들은 화학품 부작용 테스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실 상황은 끔찍합니다. 호흡이 곤란해 곧 숨이 멎을 듯한 비글, 침을 줄줄 흘리며 초점이 없는 비글, 온몸을 파르르 떨며 고통스러워하는 비글. 차마 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이곳 비글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실험견의 인생을 맞이합니다. 위생관리를 위해 태어난 직 후 어미와 분리되어 철저히 차단된 작은 공간에서 자라게 되죠.

성견이 되어 겪을 ‘주사바늘’에 익숙해지기 위한 훈련도 합니다. 착한 비글은 이 모든 과정을 잘 버텨주고 있었습니다. 어쩌다 가끔 실험견 임무를 마친 비글은 일반 가정집에 입양이 되기도 하지만 전체 실험견에 견주어 보면 매우 희박합니다.

대부분의 실험견은 실험 도중 사망합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남더라도 안락사를 당합니다. 굳이 죽일 이유가 없는 경우더라도 죽임을 당해 소각처리 되거나 연구해부용으로 기증됩니다. 실험에 쓰인 병균 또는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법’에서 정한 원칙이랍니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법에서 실험견은 무조건 죽여야한다고 정해놓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호소했습니다.

평생을 실험견으로 살다가 극적으로 입양된 비글 ‘가온이’는 내내 불안한 모습이었습니다. 먹지도 짖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가온이가 오로지 하는 일이라고는 사람을 보면 ‘꼬리를 흔드는 일’이었습니다.

동물실험 꼭 해야만 하냐는 물음에, 관계자는 만약 그 과정을 생략해버린다면 의약품 부작용은 오롯이 사람의 몫이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부작용을 왜 비글이 짊어져야할까요? 사람을 잘 따른다는 이유로 “우리 대신 죽어달라”는 강요는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요? 만약, 반드시 동물실험을 해야하는 경우라면 보다 윤리적이고 인도적이길 기대해봅니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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