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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DIMF+신人] 뮤지컬 ‘Toward’ 김다윤·김도연 “이런 날이 또 올까요?”

입력 2021-07-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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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윤 김도연
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임휘인 역의 김다윤(왼쪽)과 사빙심 김도연(사진=허미선 기자)

 

“사실은 제가 (이름 있는) 배역이 될 줄은 몰랐어요.”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7월 5일까지,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에서 첫 선을 보인 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에서 타이틀롤 임휘인과 그의 친구이자 작가 사빙심으로 분한 김다윤과 김도연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두 사람은 재능 넘치는 뮤지컬배우 발굴을 위해 딤프가 2015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경연 프로그램 ‘뮤지컬스타’ 출신(김다윤 1회, 김도연 3회)이다. 김다윤은 ‘Toward’로 첫 대극장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랐고 김도연은 뮤지컬 신고식을 치렀다.  

 

첨부파일 2. 제15회 DIMF 공식초청작 _Toward_ 메인포스터
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포스터(사진제공=DIMF사무국)
“당연히 앙상블로 분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배역이 주어진다고 했을 때, 주인공 임휘인이 됐을 때 너무 큰 부담이기는 했어요. 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일이었고 해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이렇게 전한 김다윤에 김도연은 “데뷔작을 이렇게 큰 무대에서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서재형 연출님께서 우리 각자의 장점과 배우들이 현재 지나고 있는 시기에 맞는 것들을 너무 잘 잡아 주셨다”고 말을 보탰다.

“연출님께서 제 그릇 안에서 사빙심 역을 잘 표현할 수 있게 만들어주셨죠. 저에게 배역이 주어질 거라고는 아예 생각도 못했어요. 심지어 오디션장에서도 배우고 나왔거든요. 지정대사 후에 연출님께서 ‘이런 대사는 이렇게 읽으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코멘트를 주셔서 오디션 보기를 잘했다 생각했어요.”

애초 ‘Toward’는 대만의 장심자 작곡가와 한국의 한아름 작가, 서재형 연출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대만배우로 극을 꾸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한국·대만 합작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뮤지컬스타’ 역대 입상자들과 ‘뮤지컬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상대로 한 오디션으로 출연진을 꾸렸다.

여자라는 이유로 허락되지 않는 것들이 많던 193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건축 연구가이자 예술가로서의 꿈을 향해 질주하던 임휘인(김다윤)과 그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는 남편 양사성(왕시명), 첫사랑 서지마(김재형), 당대 최고의 지식인으로 추앙받던 김악림(김보현) 그리고 휘인의 친구이자 작가 사빙심(김도연)의 이야기다.

김다윤은 “걱정도 많고 부담 컸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돼서는 스태프들,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무대 위에서 살다보니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걱정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저에게 ‘너무 부담 갖지 말아라.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해주셨죠. 배역에 대한 목적이 있기 보다는 뮤지컬스타 수상자라는 이유로 저에게 기회를 주셨으니 최대한 잘 준비해서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엄마, 아빠 같은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

김다윤
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임휘인 역의 김다윤(사진=허미선 기자)

 

“처음에는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 이야기여서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대본을 정독했을 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너무 잘 써주셨어요. 그 글로 연습을 들어갔을 때도 서재형 연출님께서 엄청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셨죠. 배우가 어떤 감정과 스토리를 안고 있어야 하는지.”

김다윤은 이어 “저희는 잘 따라가기만 해도 돼서 크게 힘들기 보다는 과정 중에 정말 많이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김도연도 “지금도 어떤 대사의 글자만 생각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역할에 이입되게 해주셨다”고 동의를 표했다.

“휘인이 4통의 편지를 쓰는 극 첫 장면에서 ‘그리운 친구 빙심에게’라는 대사만 들어도 눈물이 나요. 저는 무대 뒤에서 대기하면서 듣지만 이 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가 떠오르거든요.” 

 

김다윤 김도연
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임휘인 역의 김다윤(왼쪽)과 사빙심 김도연(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김도연은 “서재형 연출님께서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작은 손가락의 까딱거림도 배역으로서 이유를 찾게 도와주셨다”며 “아직 어리고 데뷔하는 배우임에도 정말 배우로서, 빙심으로서 믿어주시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제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믿어주셨고 좋은 말씀도, 감동적인 말씀도 많이 해주셨어요. 첫 공연 직전에는 저와 언니(김다윤)를 불러서 ‘잘하고 있으니 떨지 말아라. 생각보다 너무 잘하고 있으니 이대로만 집중해서 해달라고’요.”

김도연의 말에 김다윤은 “서재형 연출님께서는 무대 위에서의 의미 없는 손짓, 발짓조차 용납을 안하신다. 그런 거슬림을 지적해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래라 저래라 하시기 보다는 제가 안고가야 하는 부담감을 초반에 잡아주시고 그걸 놓치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는 걸 믿고 기다려주신 것 같아요. 더불어 제가 습관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음을 지적해주셨어요. 임휘인이라는 인물로서가 아닌 저 김다윤으로 하는 행동들이요. 그렇게 이 작품 뿐 아니라 배우생활을 하면서 인지해야할 중요한 것들을 배웠죠.”

김도연은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에 대해 “경험이 많지 않거나 이제 막 시작하는 어린 배우들의 장점을 알아봐주시고 그걸 무대 위까지 끌어내주셔서 너무 감사한 분들”이라며 “제가 해낼 수 있는 기회와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안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덕분에 무사히 데뷔를 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는 두려울 게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어렵다고 생각한 걸 해낼 수 있어서 어떤 것도 잘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거든요.”

이렇게 밝힌 김도연에 김다윤은 한아름 작가와 서재형 연출을 “엄마, 아빠 같은 분들”이라 표현하며 “모두에게, 개개인에게 해주시는 말씀들이 너무 따뜻하다”고 말을 보탰다.

“그런 말들 때문에 뭔가를 더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곤 했어요. 다음 작품을 할 때도 이런 경험들이 바탕이 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어려웠던 나와의 싸움

김도연
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사빙심 역의 김도연(사진=허미선 기자)

 

“제 머릿속에서는 바람이나 불륜이 아닌, 서지마는 첫사랑이자 서로 믿고 마음이 통하는 소울메이트, 양사성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 김악림은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설정했어요. 그래야 제가 하는 행동에 타당성이 생긴다고 생각했거든요.”

김다윤은 오해될 수 있는, 임휘인을 둘러싼 세 남자, 서지마·양사성·김악림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하며 “중국의 시조, 문어체로 표현된 대사나 가사 등 체화시키는 작업도 필요했다”고 털어놓았다. 

 

김도연은 “많지는 않았지만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대사, 평소 쓰지 않아서 발음이 어려운 말들도 있었다”며 “말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사용해야 빙심이 말하는 것처럼 들릴까 연구하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어려운 점에 대해 이렇게 털어놓은 두 사람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toward
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공연장면(사진제공=DIMF사무국)

“제(임휘인)가 안나오는 장면의 거의 없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로 연결돼 있으려고 노력했어요. 이를 위해 잠깐 무대 뒤에 퇴장했을 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가장 어려웠어요. 그 감정과 상황, 관계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저와 계속 싸웠죠.” 

 

김다윤의 설명에 김도연도 “저와의 싸움이 정말 어려웠다”며 “빙심으로서 친구가 되고 충고로 시작해 싸움을 하기까지 그리고 그 후 장면에서 ‘빙심’이라는 이름, ‘오해’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제(사빙심)가 휘인이랑 싸우는 신이 관객들의 머리를 채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을 보탰다.

 

김다윤 김도연
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임휘인 역의 김다윤(왼쪽)과 사빙심 김도연(사진=허미선 기자)

“어떻게 하면 관객분들이 그 장면을 생각하실까, 그 연결을 내가할 수 있을까 등을 고민하고 몰두했죠.”



◇무대 위에 오래 서는 배우를 꿈꾸며

  

“저에게 ‘Toward’라는 작품은 너무 소중해요. 이런 작품을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싶거든요. 공연이 끝나는 데 이중적인 감정이 들어요. 후련하지만 너무 아쉽고. 저한테는 아쉽고 떠나보내기 힘든 작품이에요.”

이어 김다윤은 “뮤지컬만 하고 싶어하는 줄 알았는데 최근 ‘얼모스트메인’을 하면서 연극의 매력을 알았다”며 “제가 무대 위에 있는 걸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무대 위에서 살아가는 시간을 즐기는 배우구나 싶어요. 계속 무대 위에 있고 싶어요. 어떤 장르든, 어떤 역할이든. 그리고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함께 하면 즐겁고 몰입되고 극 속 인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배우요.”

김다윤의 말에 김도연 역시 “저 역시 오래 무대 위에 있고 싶다”며 “끝이 아니라 ‘발판’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첫 번째로 나 자신부터 나를 만들어주는 창작진들, 함께 해주는 동료배우들과 관객들까지 모두가 만족하는 순간을 만들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음악감독님께서 ‘무대 위는 정말 외롭고 쓸쓸한 곳이야. 하지만 낼 걸 잘 해내고 살아 있으면 그 어느 곳 보다 행복한 곳’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말씀대로 살아가고 싶어요. 그렇게 오래, 김도연으로 한번도 빠져나오지 않고 극 중 인물로 무대 위에 있고 싶어요. 조명이 주는 설렘이 너무 좋거든요.”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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