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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DIMF+B사이드] “뮤지컬 ‘프리다’는 복도 많지!” 추정화 연출…“나의 프리다 같은 사람들”

입력 2021-06-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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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화 연출
뮤지컬 ‘프리다: 라스트 나이트 쇼’의 추정화 연출(사진=허미선 기자)

 

“뮤지컬 ‘프리다’는 복도 많은 작품이에요. 훌륭한 배우들, 제작자들, 창작진들을 만나 완성됐거든요.”

2020년, 2021년 연달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 무대에 올랐고 내년 2월 소극장 버전으로 변주돼 선보일 예정인 뮤지컬 ‘프리다: 라스트 나이트 쇼’(Frida: Last Night Show, 이하 프리다)에 대해 추정화 작·연출은 “복도 많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2020년 딤프 창작지원작 선정작인 ‘프리다’는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생애를 죽음 직전에 펼쳐지는 쇼 형식으로 풀어낸 뮤지컬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 ‘더 라스트 나이트 쇼’에 게스트로 초대된 프리다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쇼의 진행자 리플레하, 데스티노, 메모리아와 함께 어린 시절부터의 생애를 노래로, 춤으로 풀어가는 작품이다.  

 

뮤지컬 프리다
2020년 초연 뮤지컬 ‘프리다’를 함께 했던 프리다 칼로 역의 신영숙(오른쪽)과 리플레하 전수미(사진제공=DIMF사무국)
초연의 프리다·리플레하·데스티노·메모리아 역의 신영숙·전수미·정영아·김수연에 이어 김소향·리사·정영아·최서연과 무대를 꾸렸던 추정화 연출은 “올해 공연을 올리기 직전 초연 배우들께 톡을 남겼다”고 털어놓았다.


◇“끝내주는” 초연배우들! 신영숙·전수미·정영아·김수연

“초연배우님들이 없었다면 ‘프리다’는 없었을 거라고. 제가 오죽하면 ‘프리다’는 신영숙을 갈아 만들었다고 얘기해요. 신영숙 뿐 아니라 전수미, 정영아, 김수연 등 배우를 비롯해 영상, 조명, 무대, 음향 등 모든 스태프들까지 너무 애를 써주셔서 딤프에서 상도 타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어요.”

초연 배우들을 비롯한 창작진,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추정화 연출은 당시의 에피소드들을 털어놓기도 했다. 애초 프리다로 함께 하기로 한 배우가 출연이 여의치 않아져 난감한 상황에서 EMK엔터테인먼트(이하 EMK엔터) 김지원 대표는 ‘모차르트!’ ‘팬텀’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레베카’ 등의 신영숙을 추천했다.

“그야 말로 신영숙 배우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느낌이었어요. 신영숙은 저만의 의미가 있는 배우예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 작가, 연출 등을 병행하면서 배우를 계속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던 중 ‘모차르트!’를 보러 갔다가 ‘황금별’을 부르는 신영숙 배우에 소름이 돋았어요. 극장을 나오면서 배우는 그만하자 했어요. 음악을 가지고 저런 표현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뮤지컬 배우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추정화 연출은 신영숙 캐스팅 당시 상황을 “너무 좋아서 말이 안나왔고 버퍼링이 생길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뮤지컬 ‘프리다’는 그의 표현대로 “뮤지컬 배우를 깨끗이 그만둘 수 있게 해준” 신영숙을 만나면서 극화의 급물살을 탔다.

“신영숙은 노래도, 연기도 잘하지만 움직임이 익숙하지 않은 배우였어요. 처음 만난 그녀는 역시 멋있었어요. ‘나 무시하지 마라. 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 맞추기 위해 (움직임의) 수위를 낮추지 말라’고 해주셨어요. 그리곤 ‘연출님 제가 할 줄 아는 게 은근 많다. 나를 막 가져다 써요’라면서 ‘한국무용도 좀 하고 기타 등 악기도 좀 다룰 줄 알고…’라고 할 줄 아는 걸 늘어놓는 거예요. ‘프리다’에 활용하라고.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딨어요. 자기를 막 가져다 쓰라며 자신이 할 줄 아는 걸 열거하는 신영숙이라니….”

뮤지컬 프리다
추정화 작·연출은 2020년 초연 뮤지컬 ‘프리다’를 함께 했던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사진제공=DIMF사무국)

 

그리곤 “창작 초기 단계에는 지하 연습실에서 시작했는데 신영수, 전수미, 정영아, 김수연이 첫 노래를 부르는데 정말 끝내줬다”고 회상했다.

“창작과정이라는 게 첫 설계대로 가질 않잖아요. 대사며 넘버며 가사가 계속 수정되고 바뀌곤 했죠. (신)영숙 배우는 그 많은 프리다의 대사를 너무 성실하게 다 외워 와요. 그러다 바뀌면 또 외우고…겨우 공연 2주 전에야 픽스를 했어요. 김수연 배우는 ‘첫사랑을 트램플린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제 말에 집 앞에 버려진 트램플린을 연습실에 가져오기도 했어요. 차도 없는 친구가 어디서 차를 빌려 연습실에 실어다 놨어요. 그렇게 재활용 트램플린을 타보면서 장면을 만들고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었죠.”

추정화 연출의 전언대로 “배우들을 비롯해 붓과 망치를 들고 색칠과 못질을 하며 무대를 꾸리거나 바퀴달린 침대가 필요하다는 말에 슬쩍 연습실에 두고 가는 등 스태프들의 노고들이 모여 ‘프리다’를 완성시켰고 좋은 결과를 내기도 했다.”


◇비난이 난무하는? 그럼에도 하나! 허수현 작곡가·음악감독과 김병진 안무가
 

허수현 김병진
뮤지컬 ‘프리다: 라스트 나이트 쇼’의 허수현 작곡가·음악감독과 김병진 안무가(사진제공=EMK엔터테인먼트)

 

“천재는 다르다는 게 배운 적이 없더라고요. 허수현 작곡가·음악감독도, 김병진 안무가도 어려서부터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요. 허수현 작곡가는 뒤늦게 대학에서 전공을 하긴 했지만 어려서부터 할 줄 아는 게 작곡뿐이었대요. 김병진 안무가도 어려서부터 가수들의 안무를 따라하면서 살았어요. 뮤지컬에 입문하면서 필요하니 배웠지만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질 않았죠. 전문적 교육을 받지 않는 데서 오는 희한한 것들이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감각적이랄까요.”

뮤지컬 ‘프리다’는 ‘인터뷰’ ‘스모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블루레인’ 등으로 오래 호흡을 맞춘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가·음악감독, 배우 출신의 김병진 안무가의 콤비작이다. 창작 초반 뮤지컬 ‘프리다’의 방향이 전면 재검토되면서 허수현 감독은 이미 완성했던 12, 3곡을 폐기하고 넘버 전곡을 새로 꾸렸다.

“사실 제가 누구한테 넘버를 다시 써달라는 말을 하겠어요. 허수현 감독이니까 가능한 일이죠. 저와 허수현 감독이 목소리를 높여 싸우고 있으면 김병진 안무가가 중재를 잘해요. 김병진 안무가는 이상한 감각으로 춤을 만들어요. 드라마적으로 해석하죠. 저와 함께 일하면서부터 김병진 안무가는 안무연습시간 뿐 아니라 음악, 드라마 때도 참석해요.”

이어 “제가 텐투텐 연습을 하면 제 옆에서 텐투텐을 함께 한다”며 “음악시간엔 악보를 들고 배우고 드라마 시간엔 저와 배우들이 나누는 말들을 다 귀담아 듣고 안무를 한다”고 덧붙였다. 

 

추정화 연출
뮤지컬 ‘프리다: 라스트 나이트 쇼’의 추정화 연출(사진제공=EMK엔터테인먼트)
“우리 셋은 서로 비난하고 할 말 못할 말 다 해요. 우리 모두가 알거든요. 좋은 작품을 만들자고 하는 얘기란 걸. 그렇게 가족이 됐죠. 여과없이 의견을 나누고 빠르게 수정해요. 가끔 유턴을 해도 그 결정이 빨라요. 설득이나 설명에 시간 쓸 일 없이 동시에 유턴을 할 수 있는 게 저희 셋의 케미같아요. 그 케미가 창작할 때 힘을 발휘하죠. 제가 돈복은 없지만 인복은 타고 났다고 생각해요.”


◇든든한 지원자 EMK 엄홍현·김지원 대표 “마음껏 상상하고 창작하세요”

“S씨어터에서는 좀 색다른 비주얼을 고민해봐야할 것 같아요. 블랙박스 극장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발휘하고 싶어요.”

추정화 연출은 내년 2월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 소극장 버전으로 선보일 ‘프리다’에 대해 “색다른 비주얼을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런 추정화 연출에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이가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의 엄홍현 대표다. EMK는 ‘모차르트!’ ‘팬텀’ ‘웃는 남자’ ‘몬테크리스토’ ‘엑스칼리버’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엘리자베스’ 등의 뮤지컬 제작사로 추정화 연출은 지난 7일 EMK의 연예기획 및 매니지먼트 업무를 담당하는 EMK엔터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엄홍현 대표님이 여러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엄 대표님이 세트 등의 아이디어와 감각이 뛰어나시다면 김지원 대표님은 스토리 측면에서 강해요. 그래서 두분이 잘 맞는구나 싶어요. 엄 대표님이 ‘맘껏 상상하라’고 해주셨어요. 돈은 자신이 쓰는 거라고. ‘작품이 잘 나와야 선순환이 되는 거지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할까 불안해할 거면 내가 ’프리다‘를 만들 이유가 없다’고 하셨어요. 그리곤 ‘더 상상해 오세요’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저희 셋 다(추정화 연출·허수현 작곡가·김병진 안무가) 너무 기뻤어요.”

그리곤 “엄 대표님이 잘 돼서 맘껏 실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모든 걸 할 수 있는 극장을 만들어주신다면 정말 신날 것 같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김지원 대표님은 ‘대형차를 만들다 소형차를 만들어도 좋은 엔진은 그대로 들어온다. 유니크한 걸 만들고 싶어서 소극장 극을 하는 거니 규모만 작게 만드는 거라면 EMK 할 의미가 없다. 그렇게 창작해달라’고 하셨어요. 좋은 엔진을 그대로 들고 온다는 말씀에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이었어요. 제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좀더 분명한 비주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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