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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대선정국에 방송가도 시끌시끌… 방송 공정의 탑 무너지나

[트렌드 Talk]

입력 2022-01-20 18:30 | 신문게재 2022-01-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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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다가오면서 방송가도 시끌시끌하다. 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통화 녹취록 방송을 비롯해 야당 대표가 출연한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페지, 일부 뉴스앵커들의 여당 선거 캠프행 등 각종 논란으로 점철됐다.  

 

 

김건희 씨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사진=연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촬영 기자와 나눈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한 MBC ‘스트레이트’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해당 녹음 파일이 공개된 16일 방송분의 전국 시청률은 17.2%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MBC 인기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최종회 시청률인 17.4%와 불과 0.2%포인트 차다. ‘스트레이트’의 직전 방송 시청률은 2.4%였고 평균 시청률도 2% 안팎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청률 대박’과 달리 ‘알맹이가 없다’는 시청자들의 비난과 함께 취재 윤리 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방송에서 김씨가 자신을 둘러싼 유흥업 종사 루머를 부인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미투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관련 발언에 대해 여당 지지자와 야당 지지자들의 의견이 양분된 것이다.

공영방송인 MBC가 직접 취재한 내용이 아닌 유튜버의 사적 통화를 방송했다는 점 역시 취재 윤리에서 벗어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영남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MBC가 아니어도 녹취록 방송은 어차피 다른 매체들에 의해 이루어질 텐데 왜 굳이 공영방송이 ‘두 개로 쪼개진’ 공론장의 한복판에 사실상 어느 한쪽을 편 드는 역할로 뛰어들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jtbc가면토론회_3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가 출연해 결국 폐지된 JTBC ‘가면토론회’ (사진제공=JTBC)

 

JTBC는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가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채 출연했다 정체가 들통 난 파일럿 프로그램 ‘가면토론회’ 방송을 중단했다. 이 프로그램은 가명으로 정체를 숨긴 익명의 논객이 3대 3으로 토론을 벌이는 콘셉트다.

이준석 대표는 ‘마라탕’이라는 이름의 논객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방송에서 안철수 대선후보에 대한 비난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국민의당 역시 법적책임을 묻겠다는 공문을 JTBC에 보냈다. 결국 JTBC는 기존 녹화분 방송을 중지하고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프로그램 정규 편성도 불발됐다.

 

 

민주, JTBC 이정헌·YTN 안귀령 앵커 영입<YONHAP NO-1711>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운데)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방송언론 국가인재 영입을 발표하며 이정헌 전 JTBC 기자(왼쪽)와 안귀령 전 YTN 앵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직 뉴스앵커가 여당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비판을 받는 사태도 벌어졌다. JTBC 뉴스 ‘아침&’을 진행한 이정헌 전 JTBC기자와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을 진행한 안귀령 앵커가 이달 초까지 방송을 진행하다 퇴사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으로 옮기자 JTBC와 YTN 노조의 거센 반발을 샀다.

중앙일보·JTBC 노조와 JTBC기자협회는 “사표가 수리되자마자 곧바로 언론인에서 정치인으로 탈을 바꿔 쓰고 특정 후보 캠프로 직행했다”며 “언론인으로서의 양심과 윤리를 내버리고 권력을 좇는 모습에서 이미 신뢰는 무너졌다. 우리는 이 전 기자에 대해 ‘선배’라는 호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YTN 노조도 안 앵커에 대해 “그의 행보는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해야 하는 방송의 사회적 책무를 하루아침에 저버린 것”이라며 “그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내놨던 앵커 리포트를 부끄럽게 만드는 자기부정이자 공정방송을 위해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옛 동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앵커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를 접촉해 캠프에 합류시킨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치 행위인지 자문해보라”며 유감을 표했다.

 

발언하는 민주당 김영희 홍보소통본부장<YONHAP NO-2257>
더불어민주당 김영희 홍보소통본부장 (사진=연합)

 

최근 방송가 인력들이 여당과 야당 선대위로 자리를 옮기는 것도 화제다. 앞서 ‘쌀집아저씨’로 불렸던 김영희 전 MBC 부사장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홍보소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데 이어 KBS ‘연예가중계’ 등을 진행한 박태호 PD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선거대책본부 홍보본부장으로 합류하며 맞불을 놓았다.

 


인사말하는 박태호 선대위 홍보본부장<YONHAP NO-2167>
KBS 예능PD 출신 국민의힘 박태호 선거대책위원회 홍보본부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방송 경력 20년차인 한 인기 예능작가는 본보에 “여당과 야당 양쪽에서 합류 제안을 받았다”며 “최근 2030세대가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면서 양당이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방송가 인력들을 영입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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