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전경.(사진=연합) |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고 사회적 책임활동을 뒷받침해주는 합리적인 기업지배구조 모델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기업공익법인, 대전환기 시대의 새로운 기업지배구조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제8회 공정경쟁포럼에서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지배구조·공익법인 전문가들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글로벌 스탠다드가 없는 상황에서 지주회사 체제가 기업 지배구조의 유력한 선진모델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경제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기업의 영속성과 사회공헌 활동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만큼 새로운 지배구조 모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주제발표를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1990년대 이래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는 △상호출자 해소 △지주회사 체제에 의한 통제 △사외이사제 및 다양한 내부위원회 운영 등 괄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왔다”며 “국가별로 기업지배구조가 달라 글로벌 스탠다드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권장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영속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현재 시점에서는 공익법인 체제 등 새로운 기업지배구조 모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단순·투명한 출자구조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권장했고, 현재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29개 기업집단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해 43개의 지주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자료=대한상의) |
이석준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는 ”지난 20년간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그룹 사례를 보면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집단 전체에 대한 지분율은 감소 추세(2004년 3.1%→2022년 2.4%)인 반면, 계열사 출자라는 가공자본을 통한 내부지분율은 증가 추세(2004년 47.1%→2022년 59.1%)“라고 짚었다. 장보은 한국외대 교수는 ”최근의 ESG 경영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기업 공익법인의 설립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의 공익활동이 확대된다는 차원에서 공익법인 체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다만, 어디까지나 공익사업이 중심이 돼야 하므로 기업 공익법인이 지배구조 모델로서 활용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익법인은 당초 지배구조에 활용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닌 민간 차원의 공익사업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기업 공익법인이 지주회사 대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료=대한상의) |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그동안 기업 공익법인에 대한 편향된 시각으로 인해 규제 일변도 정책이 이어져 왔다“며 ”대전환 시대에는 기업들이 공익법인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은 강화하고, 동시에 소유지배구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