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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日·EU'… 소외되는 K-반도체

새 판 짜는 반도체 지도, 일본·유럽 중심으로 재편되나
일본에 제2공장 구축하는 TSMC…삼성, R&D센터 건설
유럽, 인텔·TSMC 독일에 생산 거점…프랑스에도 칩 공장 들어서

입력 2023-06-09 06:59 | 신문게재 2023-06-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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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구마모토 공장.(사진=연합뉴스)

 

미중 원거리 포격전 형태로 흘러가던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에 한국과 대만, 유럽, 일본이 가세하면서 다자 대결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막대한 보조금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빌미로 각 국가나 지역별 새로운 보호무역성 블럭이 형성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가 깨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FTA체제 아래 반도체 수출로 먹고 살던 우리나라에 엄청난 지각변동과 후폭풍이 예고된 것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반도체 공장 불모지로 여겨지던 유럽과 일본에 칩 메이커들의 공장이 들어서는 등 글로벌 반도체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과 EU가 나란히 반도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반도체시장 재편 전략과 맞물린 일본과 EU 반도체의 급 부상에 한국 반도체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가 최근 일본 구마모토현에 제1공장에 이어 제2공장 건설 계획을 연달아 공표했다. “토지는 아직 취득 단계지만 제1공장 부근에 건설하게 될 것이고, (현재)일본 정부가 보조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란 류더인 TSMC 회장의 발언을 놓고 볼 때 구마모토현에 TSMC의 대규모 일본 생산 거점이 생기는 셈이다.

현재 TSMC 구마모토 제1공장은 총 사업비만 1조1000억엔(약 10조2800억원)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이 중 40%에 달하는 4760억엔(약 4조4400억원)을 지원했다. 제1공장은 올해 12월 완공 예정으로 1년 뒤인 2024년 12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일본 투자 카드를 다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내 가전연구소가 있는 일본 요코하마시에 300억엔(약 28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R&D(연구개발) 센터 준공에 들어가 2025년 가동을 목표로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삼성의 보조금 신청을 허가할 시 100억엔(약 930억원) 이상 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일본은 여전히 패키징 등 후공정이나 소부장에 강점이 있다”면서 “한국, 미국, 대만 모두 일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마이크론도 일본에 5000억엔(약 4조6700억원) 규모의 차세대 D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일본은 보조금 2000억엔(약 1조87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의 경우 독일을 중심으로 반도체 블록이 구축되고 있다.

TSMC는 지난 2021년부터 독일 드레스덴에 생산 라인을 만들기 위해 독일 정부와 협의해 왔다. 최근에는 독일의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에 따라 최대 40%의 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인텔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총 공장 건설 비용은 170억유로(약 23조780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69억달러(약 9조6500억원)를 독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최근에는 프랑스가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글로벌파운드리가 협력해 신설하는 공장에 29억 유로(약 4조원)를 지원키로 했다. 프랑스 서남부 그르노블 인근 크롤에 들어설 예정으로 총 건설비용은 75억유로(약 10조4900억원)로 추산된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업계는 유럽에 진출하지 않았다.

한편 EU는 지난 4월 아시아와 미국에 뒤쳐진 반도체 기술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430억 유로(약 62조원) 규모의 EU 반도체법을 승인하며 반도체 패권 전쟁에 참전을 선언한 바 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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