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환경연대 부영그룹 송도 도시개발 특혜 의혹 제기

부영그룹의 인천 송도테마파크 조감도(사진=브릿지경제 DB)

부영그룹의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옛 송도유원지 일대 도시개발사업의 인가조건을 인천시가 완화했다며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공개할 것을 가톨릭환경단체가 촉구하고 나섰다.

가톨릭환경연대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인천시와 부영그룹이 송도 테마파크 도시개발사업의 인가조건을 ‘송도테마파크 착공’에서 ‘송도테마파크 예정지 토양오염 정화작업 착공’으로 변경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는 해당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가톨릭환경연대는 “시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서 부영그룹이 수천억원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중요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시민의 의견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인천시는 공정하고 투명한 사업전개를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부영은 연수구의 고발과 시민과 언론의 수차례에 걸친 문제 제기도 무시하고 차일 피일 미루며 인천경제청과 인천시, 연수구 등 관계 기관을 상대로 마치 흥정을 하듯 시간을 끌고 있다”며 “시와 구는 시민들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우선시해 위임받은 행정의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떠한 경우라도 환경을 담보로 하는 협상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토양오염 정화작업은 협상의 도구가 아닌 당연히 이행해야 할 법적 의무로 사업 완화를 위한 조건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천 시민사회단체들은 시가 또 부영에 대놓고 특혜를 줬다며 개발을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특혜 논란 속에 이행숙 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과 이중근 부영 회장은 최근 송도테마파크 및 도시개발사업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옛 송도유원지 도시개발사업의 인가 조건을 ‘테마파크 완공 3개월 전 도시개발사업의 아파트 분양과 착공은 금지’에서 ‘테마파크 부지의 토양오염을 정화하는 작업의 착공’으로 완화하는 데 합의하고 이달 중순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다.

그러나 이 경우 사업자가 테마파크 공사를 시작하지 않고 오염 정화 공사를 시작만 해도 아파트 분양이 가능한 만큼 이를 둘러싼 특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부영은 이 자리에서 용적률과 가구 수 상향, 부지 교환 등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영은 2015년 옛 송도유원지 인근 92만6000㎡를 사들인 뒤 테마파크와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진했으나 2017년 사업 예정지에서 다량의 폐기물이 발견되면서 사업을 중단했다.

2020년 공개된 토양조사 보고서를 보면 테마파크 예정지 전체 면적 49만8833㎡ 중 77%인 38만6449㎡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납·비소·아연·불소 등이 기준치 넘게 나왔다.

연수구는 2021년 토지 정화명령을 내렸으나 부영 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지난 1월에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가톨릭환경연대 관계자는 “시와 부영과의 진행 과정에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을 요구한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환경을 담보로 하는 협상에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맹꽁이 보호와 토양오염 정화작업은 협상의 도구가 아니라 당연히 이행해야 할 법적 의무로 사업 완화를 위한 조건이 될 수 없다”고 덧 붙였다.

인천=이춘만 기자 lcm950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