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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일이 인생의 전부? NO!, 워라밸 중시하는 MZ세대 김예림 변호사

입력 2023-09-11 07:00 | 신문게재 2023-09-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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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예림 변호사.

 

 

 

통계청에 따르면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청년은 2021년 기준 45.4%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29.1%에서 10년 새 16.3%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반면 일이 우선인 청년은 같은 기간 59.7%에서 33.7%로 26% 포인트 급격하게 줄며 처음으로 워라밸 선호 청년에게 다수 자리를 내줬다. 일이 인생의 전부라 생각하는 청년이 10년 새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과거 청년들이 일을 통해 자아실현과 입신양명을 꾀했다면, 지금 청년들은 일보다 가정에서 삶의 이유와 행복을 찾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과 삶의 균형. MZ세대의 특징인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을 중시하는 것은 이제 변호사도 예외가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되 적절한 삶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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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에서 포즈를 취한 김예림 변호사.

하루종일 일에만 매달릴 것 같은 변호사지만, 워라밸을 실천하면서 독립된 법무법인인 ‘심목’을 운영하고 있는 MZ세대 김예림 변호사를 만나봤다.


재개발 재건축 전문 86년생 MZ세대 김예림 변호사는 “추구하고 싶은 삶은 ‘밸런스가 맞는 삶’입니다. 이제 변호사로 활동한지 약 10년이 된 상황에서 그동안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부동산과 재개발·재건축 사건에 매달렸고 사건이 밀려와 업무 부담이 많았지만 이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싶어졌다”고 말문을 텄다.

특히 최근에 독립된 법무법인을 만들면서 부동산과 재개발·재건축 분야 내에서 업무영역을 넓혀가다 보니 업무 부담이 커서 육체적·정신적으로 압박이 많았던 그녀는 앞으로는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업무 처리 효율성을 높여 업무와 여가 사이에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들 변호사라면 어려서부터 영특한 아이를 떠올리지만 그녀의 어린시절 삶은 특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지극히 평범한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회고한다.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 인기가 꽤 많은 아이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질이 변호사로서 일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김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필요한 능력은 기본적으로 법률지식을 토대로 한 업무 처리 능력이겠지만 사람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업인 만큼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도 하다”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익숙해 변호사로서 활동할 때에도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 도움도 많이 받는다”고 설명한다. 또 이런 이유로 지금도 각자의 전문분야를 살려 협력해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변호사가 됐을까?

“변호사를 꿈꾸게 된 것에 특별한 계기는 없이 다만, 자율성이 어느 정도 확보될 수 있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고민하다가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평범하게 답변했다.

그런데 변호사가 되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했고, 또 변호사가 되고 나서도 업무가 녹록치 않아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처음으로 변호사가 돼서 일하게 된 곳은 부동산 전문 로펌이었는데 특히 재개발·재건축 사건이 많은 곳이었다”면서, “제가 약 10년 정도 이 분야에 종사했는데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로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재개발·재건축 분야가 특수한 지식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고 쉽게 접근하기도 어려운 점이 있어 재개발·재건축을 전문분야로 삼는 변호사가 많지는 않았다”라고 말한다. 김 변호사가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로 등록할 때만 하더라도 수만명의 변호사 중 70명만이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로 등록돼 있는 실정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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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김예림 변호사.

그런데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투명하고 전문적인 사업진행을 원하는 조합원들 수요가 많다 보니 인맥 등으로 영업을 하기 보다는 객관적으로 전문성과 실력을 갖추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를 찾는 사례가 많아졌다. 일종의 틈새시장이 생겨났던 것이다.


그녀는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다 보니 재개발·재건축 입주권 분야에 특별히 전문성이 있는 점 때문에 찾는 분들이 많다”며 시장이 확대돼 일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차제에 독립법인을 차려 업무영역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일도 늘어났지만, 자신만의 워라밸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다.

로펌 소속으로 재개발 재건축 전문 변호사로 일하던 중 내 회사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개발·재건축 전문 법무법인을 만들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피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법무법인으로 독립한 이후로는 각종 분야의 실력있는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협력체계가 공고하게 마련돼 부동산에 관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최적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시스템이 마련됐다”고 설명한다. “업무 영역이 상당히 확장됐고 변호사이지만 법률에만 국한해 일하기 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녀는 “로펌에 소속돼 있으면 다양한 협력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그러나 법무법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다양한 협력업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법률부터 정비사업이나 개발사업 PM 업무, 분양, 시행, 투자, 토지보상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다른 로펌에 있을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정신적으로 휴식을 하는 기회를 많이 갖고있다고 한다. 내 일을 즐겁게 하고 있는 것이 ‘워라밸’을 실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재개발 재건축 전문 법무법인에 사건을 맡기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부동산과 관련된 문제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전문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토지보상컨설팅을 하더라도 기존 법무법인에서는 법적 절차만 대리해 손실보상금 증액을 도왔다면 우리 법무법인의 경우에는 법적 절차를 토대로 절세 플랜부터 투자나 개발 컨설팅까지 진행해 수요자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선별된 전문가들과 협업체계가 구축돼 있으니 일의 과정이나 결과가 훨씬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녀가 만들고 싶은 회사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 법무법인에 오면 모든 부동산 문제에 적절한 해결책이 있다는 신뢰를 주고 싶다”고 강조한다. 또 “분쟁이나 문제가 생긴 후에 이를 소송 등으로 해결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분쟁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컨설팅 업무를 적절히 제공할 수 있는 법무법인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이런 것들이 가능하려면 실력과 전문성이 검증된 전문가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독립적인 법무법인 운영을 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고 전문성 추구를 우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언론에 자주 인용되는 전문 변호사인 만큼 유명세도 타고있다. “처음 언론에 소개될 때는 부동산 전문 프로그램에서 5분 정도 부동산 법률 관련 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출연을 했는데 유명세를 타면서, 점차 부동산과 재개발·재건축 관련된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슈가 있을 때는 의견을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녀는 “항상 질문을 통해 최근 부동산 이슈를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단순히 법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의 다양한 분야에 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장점을 말한다.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가끔 특이한 사건과 관련 취재요청을 받는 경우가 있었는데, 실향민 간척사업에 관한 일이었다. 간척사업을 진행하면 조성된 간척사업지를 공급해준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간척사업을 진행했는데 막상 간척사업지가 조성이 되고 보니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던 사건의 경우가 있었다. 몇십년이 흐른 후 당시 간척사업에 참여했던 분이 언론에 출연한 내게 오랫동안 보관한 자료를 가지고 상담을 오셨다. 결국 오래된 사건이라 객관적으로 기사화되지는 못했지만 언론과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일이다.

업무 시간에는 맡은 바 임무를 누구보다 성실히 수행하고 퇴근 후에는 자신만의 라이프를 즐기며 조직에 소속돼 있기 보다는 내 회사를 차려 내가 꿈꾸는 회사를 만들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MZ세대 변호사. 김예림 변호사의 인터뷰를 마친 후의 소감이다. 워라밸을 즐기면서도 똑부러지게 일을 처리하는 MZ세대 변호사, 김예림 변호사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사뭇 궁금졌다.

 

장원석 기자 one2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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