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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펴나 했더니”…이·팔 전쟁에 항공업계 ‘근심’ 한가득

입력 2023-10-12 05:30 | 신문게재 2023-10-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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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 여객기들이 인천공항에 서있는 모습. (연합뉴스)

 

엔데믹으로 날개를 펴고 있던 국내 항공사들이 고유가·고환율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유가와 환율 모두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어 항공업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각)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85.97달러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5% 하락한 것이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6% 내리며 배럴당 87.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배럴당 8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지난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4% 이상 급등했다. 전날 기준 11월 인도분 WTI는 하루 만에 4.3%,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4.2%나 올랐다.

상승세는 잠시 주춤했지만, 시장에서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의 고정 지출 비용 중 30%는 유류비 소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가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는 뜻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유류 소모량이 약 2600만배럴이었다.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약 2600만달러(약 350억원)의 비용이 더 발생한다는 뜻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최근 4년간 연평균 유류 소모량은 약 863만9000배럴로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86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실제로 유가 상승 영향에 따라 항공유 가격과 유류할증료도 올랐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항공유 가격지수는 344.1이었지만, 지난달 말 358.1로 급격히 치솟았다. 국제선 유류할증료 역시 지난 6월 7단계였지만, 이달은 두 배나 건너뛴 14단계를 적용한다.

환율도 덩달아 치솟았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1344.0원에 출발했다. 전 거래일보다 5.5원 내린 뒤 하락 폭을 키웠지만, 이·팔 전쟁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해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비 등을 모두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 입장에선 환율 상승은 큰 부담이다. 대한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약 27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가격이 저렴할 때 유류비 결제를 미리 하며 고유가에 대비하긴 하지만, 이 방법도 한계가 있는 데다 최근 환율까지 연고점을 경신하며 손실이 크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일 기준 1363.5원으로 연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항공사들은 이·팔 전쟁으로 유가와 환율 모두 요동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은 아니지만, 만약 중동 전쟁으로 확대되거나 장기화할 양상이 보이면 유가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유가 반등 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용부담이 컸던 항공사들은 다시 한번 실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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