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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vs 행동주의 펀드 또 소송전… 쟁점과 전망은

입력 2023-10-15 15:59 | 신문게재 2023-10-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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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와 PMI는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백복인 KT&G 사장(왼)과 야첵 올자크 PMI CEO(오)가 협약식 후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박자연 기자)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FCP)이 KT&G를 상대로 회계장부 등의 열람·등사를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또다시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행동주의펀드와 계속 갈등을 빚고 있는 백복인 KT&G 대표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4연임 도전장을 내밀지도 관심이 쏠린다.

FCP는 지난 6일 KT&G에 상법상 주주에게 보장된 회계장부 및 서류 등의 열람, 등사를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가처분을 통해 FCP는 필립모리스(이하 PMI) 계약 내용, 해외 사업 수익성, 2022년 4분기부터 집행된 260억원 컨설팅 수수료 내역 등에 대한 회계장부 및 서류, 이사회 의사록의 열람, 등사를 요청했다. 상법에 따르면 주식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소유한 주주는 회사에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

FCP는 그간 KT&G의 미래 먹거리인 궐련형 전자담배 관련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 자력으로 진출할 것을 제안해왔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국내 경쟁업체인 필립모리스에 맡기고 있다.  

KT&G 본사 전경. 출처=KT&G
KT&G 본사 전경. (사진=KT&G)

 


그러나 KT&G는 FCP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 1월 필립모리스(PMI)의 궐련형 전자담배 해외 판매 계약을 기존 3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하고, 비밀 유지 조항을 이유로 주요 내용을 주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FCP는 지난 4월에 이어 KT&G의 해외 매출 및 수익성 공개를 재차 요청했다. 이에 대해 KT&G는 5월 1분기 실적 발표 IR에서 “보다 정확한 정보가 수집될 때까지 해외사업 수익성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공개를 거부한 바 있다.

KT&G는 2020년까지는 지역별 해외 수출 단가 자료를 사업보고서에 공시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공시를 중단해 해외 사업의 수익성을 유추할 수 없는 상황으로, 분기별 실적발표에서도 수출 사업 수익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FCP는 지난 2월 발행된 한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가 지적한 2022년 4분기 260억 원에 이르는 ‘컨설팅 비용’에 대해서도 정확한 내역 공개를 요청했다. 글로벌 톱티어 컨설팅회사의 경우에도 국내에서 통상적으로 수십억 수임료가 드물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FCP가 이번 가처분 소송을 통해 KT&G의 배당 성향을 더 늘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KT&G는 오는 11월 향후 3년간의 ‘신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백 대표의 4연임 도전 여부도 관심사다. 백 대표는 그간 실적 개선과 높은 배당률을 바탕으로 외국인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3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KT&G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점은 백 대표의 4연임 도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T&G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매출이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KT&G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3.1% 줄어든 2조 7317억원, 영업이익은 약 14.8% 감소한 5627억원을 기록했다.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시장의 가격 인상 정책 영향으로 해외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원가상승, 수원 부동산개발사업 종료 임박 등으로 전반적인 실적이 악화된 만큼 실적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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