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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편한 선택보다 하고픈 일을 한다"는 굳은 심지… 배우 전종서의 삶!

넷플릭스 '발레리나'로 보여준 사적 복수의 끝
"또래들 많았던 현장, 나를 변화시킨 긍정의 힘됐다"

입력 2023-10-1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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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
영화 ‘버닝’으로 데뷔와 동시에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의 샛별이 된 전종서는 최근 티빙의 ‘몸값’을 통해 칸에 재입성하며 한국 배우 최초로 영화와 시리즈 부문 모두 초청된 유일무이한 배우가 됐다.(사진제공=앤드마크)

 

가녀린 체구에 초췌한 얼굴. 뭔가 사연이 있을 법한 여자가 슈퍼 계산대에 선다. 흉기를 든 강도들이 알바생을 구타하고 이제 막 금고를 털려던 찰나였다. 건장한 남자도 벌벌 떠는 그 순간, 잔돈을 거슬러 달라며 당당히 요구하는 여자는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6일 공개된 넷플릭스 ‘발레리나’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고 복수에 뛰어든 경호원 출신 옥주로 분한 전종서가 또다시 변신에 성공했다. 일대일 액션은 물론, 16대 1을 능가하는 패싸움까지 현실 싸움의 끝을 보여주는것. 열연에 힘입어 ‘발레리나’는 공개 이후 국내 영화부문 1위, 글로벌 TOP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 89개국 TOP10을 기록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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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프로는 “여성을 낚시한다”며 클럽에 가고 마약(물뽕)을 강제 주입, 불법 영상을 촬영한 뒤 협박하는 악당으로 나와 전종서와 대척점에 선다. 전작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통해 연대했던 두 사람의 대결이 이 작품의 볼거리를 책임진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지켜야 할 대상이 명확한 시나리오라 끌렸어요. 단순한 권선징악처럼 보여도 기존의 복수를 다르게 해석한 작품이니까요. 밀도있는 액션도 배우로서 도전이었지만 그 안에 감정을 담아내는게 숙제였달까요.”

극중 옥주는 우연히 중학교 동창인 민희(박유림)를 만난다. 자세히 드러나진 않지만 옥주의 직업은 경호원을 넘어 킬러에 가깝다. 다시는 그 일을 할 수도, 돌아갈 이유도 찾지 못한 그때, 또래친구의 우정을 통해 숨쉴 이유를 찾는다.

하지만 친구는 클럽에서 약물로 인해 기억을 잃고 성적으로 유린당한다. 불법 촬영된 동영상으로 인해 약점을 잡힌 그는 가해자의 협박을 견디다 못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오랜만에 민희의 부름에 집을 찾은 옥주는 동맥을 끊고 욕조에 누워있던 친구가 남긴 유서를 통해 최프로(김지훈)를 추적하게 된다. 전종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뉴스가 연상되지만 현실적인 복수를 영화적으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가장 친한 친구가 처참한 일을 겪었다는 사실과 그 분노에 집중했습니다. 여성들의 우정은 뭐랄까. 남자들에 비해서 한 단어로 표현하기엔 복잡한 의리와 연대감이 있으니까요. 시청자들이 ‘왜 저렇게까지 하는데?’라는 감정이 생긴다면 그건 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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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의 이충현 감독은 지난 2020년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콜’을 통해 만난 전종서와 공개열애중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전종서는 자신이 연기한 옥주에 대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복수를 하는걸 봐서는 처참한 인생이었을 것”이라고 자신만의 해석을 내놨다. 말수가 적고 사회적이지 않은 성격으로 봐서 유독 한 명과 특별한 우정을 나눈 상황이 이해가 간다고 토로했다.

“다수와 싸우는 액션은 솔직히 쉽지 않았어요. 몸집이 두 세배 큰 인물과 맞붙어야 했으니까요. 연습으로 100% 커버가 안 될거라 수긍하고 빠르고 민첩한 눈빛을 담아 액션을 더 풀요롭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무술 감독님도 제 고민을 아시고는 하나의 안무 같은 합을 짜주셔서 가능했던 일이고요.”

극중 전종서가 보여주는 액션은 단순히 총기와 칼을 넘어 손에 잡히는 모든 물건을 살생 무기로만드는 ‘한국판 여자 존윅’을 보는듯 현란하다. 내향적인 성격으로 늘 조용히 집에 있는걸 좋아하지만 운동하고 땀내는걸 게을리 하지 않았던 평소 루틴이 ‘발레리나’속 옥주의 액션에 큰 힘이 됐다. 타고난 마른 몸이 싫었다는 그는 “살집있고 건강한 몸매를 동경해서 체중을 늘렸는데 이 작품을 통해 지방을 근육으로 만드는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이 괴롭기 보다는 즐겁더라”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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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는 사적인 영역이 들어간 현장에 대해 “내가 들어가는 작품들에 대해서 만큼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편”이라면서 “제일 편한 상태로 현장에 가는건 다른 작품과 다를게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이충현 감독님의 작품은 배우로서 경험할 수 있는 게 많고, 시도해보지 않았던 걸 실현시킬 수 있는 연출가라 누구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앤드마크)

 

그간 넷플릭스 ‘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발레리나’, 티빙 ‘몸값’ 등 작품을 통해 개성 강하고 독보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온 전종서는 tvN ‘웨딩 임파서블’에서 뮤직로맨스를, 지금은 티빙, 파라마운트+ ‘우씨왕후’ 촬영에 매진하며 자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있다.

“제 나이에 맞는 귀엽고 상큼한 캐릭터보다 연기적인 욕심이 나는 작품을 주로 택해왔습니다. 강하고 똘기있는 이미지를 깨야겠다는 생각은 솔직히 해 본적이 없어요. 하지만 이제는 대중들이 원하는 작품이 뭔지 알 것 같아요. 평소 뽐내고 자랑하는건 제 타입이 아니지만 연기로는 전혀 부끄러운게 없어요. 앞으로 저의 도전 기대해주세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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