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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감 불려간 탕후루, ‘호불호’가 ‘극호’된 이유

입력 2023-11-02 14:00 | 신문게재 2023-11-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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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연 생활경제부 기자

제21대 국회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국정감사 기간 가장 화제가 된 이슈는 당연 ‘탕후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국내 탕후루 프랜차이즈인 ‘달콤나라앨리스’의 정철훈 사내이사를 국감에 소환했다. 탕후루가 아동·청소년 설탕 과소비 주범으로 지목받았기 때문이다.

복지위는 탕후루가 소아비만 등 설탕 과소비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달콤나라앨리스에서 운영하는 ‘왕가탕후루’의 전국 매장 수는 지난해 43개에서 올해 10배 이상 증가하면서 400개가 넘었다. 지난 7~8월 두 달 동안에는 특허청에 100개가 넘는 탕후루 상표가 등록되기도 했다.

탕후루가 소아 당뇨·비만 등의 질병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충분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밥 먹고 입가심으로 탕후루를 먹는 ‘식후탕’이란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실제 탕후루 꼬치 개당 당분은 9~24g으로, 두 개만 먹어도 성인 하루 당분 섭취 권고량인 50g에 가까워진다.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이보다 적은 25g 정도가 적정량이다.

다만 탕후루를 당 과잉 섭취의 원인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중소기업에게 청소년 건강권의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왕가탕후루 대표의 국감 소환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탕후루와 다른 디저트의 설탕 함유량을 비교한 표도 등장했다. 과일과 설탕 등을 갈아 만든 음료인 스무디 등에 함유된 당류는 컵당 평균 65g, 흑당 버블티 37g, 약과 쿠키 35g 등으로 모두 탕후루(9~24g)보다 높았다.

여기에 정 이사의 국감 증언대 발언은 ‘호불호’ 갈리던 탕후루를 ‘극호’로 바꿔놨다. 정 이사는 소아 당뇨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신선한 설탕을 제공하는 CJ와 계약 진행 중에 있고, 천연당을 활용한 제품 개발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문제가 된 탕후루 성분표시 역시 식약처와 소통해 기준치에 맞게 곧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소년을 통해 번 돈을 다시 청소년에게 환원할 수 있도록 약 15억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의원들의 지적에 정 이사의 구체적인 해결책 제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웠다는 평가다. 오히려 탕후루를 청소년 비만 원인이라고 보는 정치권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회는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진 음식의 당류를 줄일 수 있도록, 국민 식생활 개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


박자연 생활경제부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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