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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농업기술원, 꿀벌킬러 ‘말벌’ 대량포획기술 개발 성공

이종은 연구팀, ‘등검은말벌 유인용 조성물’ 특허출원
시판품 대비 최대 20배, 꿀벌실종 한가지 해결 기대

입력 2023-11-15 10:19 | 신문게재 2023-11-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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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채집1
말벌 채집

충남도 농업기술원이 꿀벌 킬러로 불리며, 꿀벌 실종 사태 3대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등검은말벌을 대량 포획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도 농업기술원 산업곤충연구소 이종은 연구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등검은말벌 유인용 조성물’을 개발, 최근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15일 밝혔다.

말벌은 응애·진드기, 부저병과 함께 꿀벌 피해 3대 골칫거리 중 하나이며, 말벌과인 등검은말벌은 전국으로 확산돼 양봉농가에 큰 손실을 입히고 있다. 동남아시아나 중국 남부 일대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외래 해충인 등검은말벌은 2003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초 벌 전문가들은 등검은말벌이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 날씨를 견디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여왕벌이 월동에 성공하며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됐고, 2019년에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산업곤충연구소가 비슷한 조건에서 포획해본 결과 2020년 30∼40마리를 잡았다면 2021년에는 200∼300마리, 지난해에는 500마리 이상으로 등검은말벌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른 상황이다.

등검은말벌 먹이의 85% 이상은 꿀벌로 이 말벌의 개체수 증가는 꿀벌 봉군 세력 약화 등을 불러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발생하고 있는 꿀벌 집단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의 원인 중 하나로 등검은말벌이 지목되기도 했다.

이번 특허출원 대상은 일반 포획기 내에 넣는 말벌 유인물질로 농업 부산물, 단맛·신맛이 나는 과일주스, 수분 유지 보조제 등에 말벌 유인력을 높일 수 있는 미생물을 첨가해 만든 것으로 시판 제품에 비해 등검은말벌 유인 효과가 월등히 높다.

산업곤충연구소가 이 유인물을 활용해 포획한 등검은말벌 중 최대치는 지난달 17∼22일 소형 포획기 1기에서 잡은 300여 마리다. 같은 기간 시판 유인물을 넣은 포획기에서 잡은 등검은말벌은 최대 15마리에 불과했다. 특허출원 물질이 시판 제품에 비해 등검은말벌 유인 효과가 최대 20배 가량 높은 셈이다.

산업곤충연구소는 특허출원 유인물을 이용, 봄철에는 등검은말벌 여왕벌을 잡고, 6월 이후에는 등검은말벌 일벌을 대량으로 포획해 꿀벌 집단붕괴현상을 크게 완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은 연구사는 “특허출원 이후 성분을 개선한 유인물은 등검은말벌뿐만 아니라 장수말벌이나 꼬마장수말벌, 좀말벌 등 다른 말벌류에 대한 유인 효과도 우수했다”며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등검은말벌을 방제할 수 있도록, 조속한 기업체 선정 및 기술 이전을 통해 특허출원 유인물 대량 생산과 보급을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꿀벌은 전 세계 과채 수분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인간에게 연간 50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도내 양봉농가는 2200호로 전국 2만 7580호의 7.9%, 사육 봉군 수는 24만 8000여 군으로 전국 약 269만군의 9.2%로 조사됐다.

충남=김창영 기자 cy122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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