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게임·SW·포털·제약·바이오·과학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결재없이 700~800억 공사를…내부 엉망에 격분"

입력 2023-11-28 20:36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사진=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SNS)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이 현재 카카오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최근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상황도 설명했다.

김 총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4달 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저녁을 하며 어려운 부탁을 들었다. 카카오 전체에 대한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제대로 조사를 하고 잘못된 부분을 과감히 고쳐달라고 했다”면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끝이 없었고 두 번은 거절했는데 세 번째에는 술을 거의 8시간이나 마시며 (김 창업자가) 저를 압박했고 결국 승낙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지난 9월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 감사,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지원 총괄 역할을 맡았다.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기구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위원 중 한 명이자 사내위원으로도 선정됐다.

김 총괄은 9월 22일 출근 후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특이한 문화와 만연한 불신과 냉소 △휴양시설·보육시설 문제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비리 제보 문제 △장비의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에 대해 점검에 착수했다.

김 총괄은 “남녀 직원의 중위 소득을 제외한 나머지 상황에 대해서는 볼수록 화가 난다”며 카카오 전반적인 문제가 심각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가 되거나,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보유한 경우도 확인됐고, 모든 공동체 골프회원권 현황 보고를 지시했으나 한 달 가까이 걸렸다.

2008년에 매입한 3만 8000평에 이르는 제주도 JDC 내 카카오 본사 부지는 포털 ‘다음’ 캠퍼스를 만들려다가 닷1, 닷2 건물만 완공하고 카카오와의 합병으로 닷3가 빈 땅으로 남아있었다.

김 총괄은 “기존 개발 계획은 워케이션 센터였는데, 문제는 카카오 그룹 내에서 1개 회사만 이용 의사를 밝힌 상태”라며 “제주도나 회사에 도움이 안 되는 시설을 위해 10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기 직전”이었다고 토로했다.

김 총괄은 이럴 바엔 제주도에 도움이 되는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 구축으로 방향을 틀고 내년 1월에 시작될 프로젝트에 오는 12월 완공되는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회의에서 한 임원이 그 팀을 투입하면 제주도가 싫어할 것이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반박하면서 마찰이 발생했다.

그는 “정해진 업체는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결재·합의를 받았냐니까 그건 없고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하더라. 설계가 변경돼서 건물은 좀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조경공사부터 시작하면 안 되겠냐고 했다”며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됐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건 다른 회사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7~800억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주장하는데 모두가 가만히 있는가? 이런 개x신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개x신’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사과했다는 김 총괄은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다”면서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따라야 한다. 그러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치를 할 수도 없다. 이제 판단은 이 글을 보시는 분의 몫”이라고 맺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