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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새만금, 이젠 너도나도 ‘눈독’ 들이는 동북아 경제허브”…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브릿지 초대석]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입력 2023-12-19 06:50 | 신문게재 2023-12-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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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초대석]김경안새만금개발청장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서울 용산구 새만금투자전시관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새만금은 2년 전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지금은 국내외 다수의 대기업들이 앞다퉈 새만금 산단에 입주하려고 문의가 들어오는 데다, 모두 수용하고 싶어도 이젠 땅이 부족할 판입니다. 그 누구도 상상 못한 일이지 않습니까. 바야흐로 새만금에 변화가 온 거죠.”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최근 브릿지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새만금의 성공을 자신했다. 김 청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8조7000억원이라는 전례 없는 기업 유치 성과를 냈다”면서 “올해 안으로 총 10조원의 기업유치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장기간 국책사업 새만금…‘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재조명

새만금은 전국 최대 곡창지대인 만경평야와 김제평야가 합쳐져 만들어진 새로운 땅이다. 지명 역시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만경평야의 ‘만(萬)’과 김제평야의 ‘금(金)’을 따 붙여진 이름이다. 규모부터 엄청나다. 면적만 총 409㎢에 달한다. 무려 서울의 3분의 2, 여의도의 141배 수준이다.

국내 최대 규모 간척지인 새만금 개발의 역사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국토확장과 농경지 확보를 목적으로 1991년 11월 방조제 착공이 시작됐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히며 두 차례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다 2010년 4월 준공했다. 2008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표에 따라, 간척 농지로 조성되던 새만금이 산업과 관광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개발되도록 방향을 틀었다. 이 때부터 새만금 개발사업은 새만금기본계획에 따라 2050년까지 총 4단계에 걸쳐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20년까지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됐고, 현재는 2030년까지 78% 개발을 목표로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3단계는 2040년까지 87%, 4단계는 2050년 사업 완료가 목표다. 이중 개발면적인 291㎢는 총 5개의 권역(산업·연구, 복합개발, 관광·레저, 배후도시, 농생명)으로 나눠 개발되고 있다.

장기간 국책사업이지만,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새만금은 올해 ‘투자진흥지구’ 지정에 이어 ‘국가첨단전략사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다. LS그룹, LG화학, SK온,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들은 모두 새만금 산단에 투자를 확정한 상태다. 취임 반년을 맞은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도 새만금에 불어온 변혁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새만금, ‘첨단전략산업·식품·컨벤션’ 3대 허브 조성 목표 

 

[브릿지초대석]김경안새만금개발청장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사진=이철준 PD)

 

정치인 출신인 김 청장은 새만금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 새만금TF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농업용지 비중이 70%였던 새만금 토지이용구상안을 30%로 줄이고, 비농업용지(산업·관광)의 비율을 70%로 높이는 밑그림을 그려냈다. 이번 윤석열 정부 출범 때는 인수위 지역균형특위전담팀(TF) 새만금발전기획단장을 맡아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등을 국정과제로 건의했다.

차분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표정의 김 청장은 “취임 직후에는 정부의 국정과제와 철학에 맞춰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성장 동력을 키워내기 위한 전담TF를 신설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후속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청장의 새만금 개발 목표는 ‘첨단전략산업·식품·컨벤션’의 3대 허브 조성이다. 그런 만큼 새만금이 우리나라와 전라북도 전략적 거점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통·물류 등 기반시설 조성에 명운을 걸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이후 입주 수요 몰려…단시간 내 투자 폭증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새만금이 국내외 유수의 이차전지 관련 기업으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는 등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시기였다. 이미 현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은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8조7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연말까지 10조원 유치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김 청장은 “LS그룹의 경우 새만금에 총 2조2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며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대표 사례로 들었다. 

 

[브릿지초대석]김경안새만금개발청장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사진=이철준 PD)

 

그렇다면 배터리 소재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최근 새만금에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청장은 저렴한 땅값 외에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지목한다. 그는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새만금 산단과 입주기업은 기반시설 설치비용 지원, 인허가 신속처리, 예타조사 대상사업 우선선정,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우선 반영,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고 거듭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성장 산업인 이차전지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전라북도 등 관계기관과 소통하고 협력해 추가로 필요한 지원사업을 발굴·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만금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들을 선제적으로 깨가며 ‘킬러규제 개혁가’란 별칭도 얻었다. 킬러 규제란 기업과 경제 활력을 가로막는 규제를 말한다. 일례로 김 청장은 “최근 이차전지 기업 두 곳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위해 개설된 도로를 폐쇄하고, 용지병합한 뒤 새로 도로를 개설하는 규제 혁파를 시행했다”고 소개했다. 더 나아가 ‘킬러규제개혁TF팀’을 운영, 투자유치와 공장 운영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발굴해 지속적인 개선 방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브릿지초대석]김경안새만금개발청장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서울 용산구 새만금투자전시관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사업소개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국내 이차전지 기업과 중국기업의 니즈가 맞닿은 부분도 새만금에 투자가 몰리는 데 한 몫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한국)에서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확보해야 한다. 한국기업은 이차전지 원료 공급망을 갖춘 중국기업과 손잡고 국내에서 전구체 등의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중국기업은 미국 우회 진출로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이달 초 미국이 ‘중국 자본 지분율이 25%를 넘는 배터리 합작사’를 해외우려기업(FEOC)로 지정하면서, 지분 조정이 불가피해지는 등 한국기업들이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와 관련, 김 청장은 아직까지 한중 기업들의 투자 철회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국내 대기업들이 지분 조정에 대한 부담은 있겠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본다”며 “중국기업들도 미국 수출만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수출국 다변화를 노리고 있는 만큼, 이차전지 특화단지로서 새만금의 역량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최근에도 새만금에 이차전지 관련 기업의 입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에 대응해 적기에 용지 제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김 청장은 이처럼 투자 열기가 뜨거운 이차전지 분야를 중심으로 첨단전략산업 허브를 조성하고, 산업 분야에서 이룬 성과를 새만금 사업 전체로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새만금 ‘식품허브’다. 새만금의 광활한 부지, 신항만을 포함한 기반시설 등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식품가공·유통 중심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광레저용지의 기능을 고도화해 새만금 컨벤션 허브도 조성한다. 김 청장은 “3대 허브 간 연계를 통해 새만금이 ‘동북아 경제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실행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러한 구상이 청사진에 그치지 않도록 민·관·산·학·연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기업’ 중심 여건 조성할 것”

다만 새만금 사업에 훈풍만 부는 것은 아니다. 올 여름 화제였던 잼버리 사태와 이에 따른 내년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논란 등은 끊이지 않고 언급되고 있다.

김 청장은 “새만금은 큰 틀에서 보면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전라북도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낼 사업”이라며 “새만금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본계획 재수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브릿지초대석]김경안새만금개발청장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사진=이철준 PD)

 

김 청장이 꼽은 기본계획의 핵심 키워드는 ‘기업’이다. 기업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새만금을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전초기지로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부터 김 청장은 산업, 식품·농업, 컨벤션·관광 등 9개 주요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회의를 시작했으며 내년 초까지 자문의견을 취합한다.

아울러 임기 동안 새만금 3대 허브 조성과 함께 ‘메가시티(인구가 1000만명이 넘는 도시)’에 대한 기본 구상을 만들겠다고 밝힌 김 청장은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전북도민이 합심해 새만금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대담=송남석 산업IT부 국장 songnim@viva100.com
정리=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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