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이전에 독일 병원에서 행해졌던, 장애 어린이에 대한 안락사를 ‘T4 프로그램’이라고 불렀다. 1940년 전후로 당시 독일 병원에서는 장애를 가진 많은 어린이들을 서서히 굶겨 죽이거나 약물을 투입하는 등 이른바 ‘안락사’가 행해졌다.
이런 끔찍한 프로그램의 배경이 된 것은 1920년에 독일에서 출간된 <살 만한 가치가 없는 생명 파괴의 허용>이라는 책이었다. 법학자 칼 빈딩과 정신과 의사 알프레드 호헤는 이 책에서 “환자가 죽기를 원한다면 의사는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환자가 죽을 수 있는 도움을 받는 것이 의학적인 윤리에 부합하고, 고통 속에 빠진 환자를 돕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런 ‘의미 없는 생명’에 투자했던 돈을 적절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했던 이 프로그램은 다행히 1941년 히틀러에 의해 중단된다. 하지만 곧 유대인에 대한 집단 학살이라는 형태로 변모하게 된다. T4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이 대거 동유럽으로 보내졌고 여기서 ‘홀로코스트’의 비극이 탄생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