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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 너머 물건 맡기던 '전당포'는 옛말 "이젠 직접 찾아갑니다"

[돈 워리 비 해피] 서민 급전 도맡았던 전당포의 진화
반지·시계 빼서 돈 빌리던 곳이 태블릿 PC까지 받는 곳으로

입력 2014-12-0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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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 팍팍해진 삶에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경우 가족이나 친구에게 빌리기 곤란하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대출이다. 

 

지금은 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일상화됐고, 그 일상화가 가계부채 확대라는 문제를 낳았다.


과거 대출이라는 것이 낯설던 시대에도 사람들은 급전이 필요했다. 그러나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딴 나라’ 얘기였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했던 것이 바로 ‘전당포’다. 

 

전당포는 지금처럼 신용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돈을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시계, 금반지 등 내게 소중한 것 중 하나를 담보로 맡겨 급한 돈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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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

 


전당포는 은행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사라져갔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들이 전당포는 역사 속에서나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 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전당포는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서민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은행보다 더 빨리, 그야말로 급전을 필요로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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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라고 하면 눈에 렌즈를 끼고 감정을 하던 주인의 모습을 으레 떠올린다. 하지만 이젠 첨단 장비로 고가의 명품 제품을 감정하고, 보안도 철창이 있던 자리를 CCTV가 대신하고 있다.(사진제공=착한 전당포)

 

지만 지금의 전당포는 옛날에 보던 도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철창’이 처진 곳이 아니다(물론 이런 곳도 여전히 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당포도 새바람이 불고있다. 초창기에는 서민들이 시계나 금 등을 맡기고 돈을 빌려 사용하던 곳이었지만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는 고가의 가방 등을 다뤘다. 그리고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테플릿PC 등을 다루는 IT 전당포로 그 트랜드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 한국대부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저신용자용 전당포는 전국에 1000여 개로 11년 전 대비 80% 가량 감소했다. 대신 명품 전당포나 IT 전당포 등 트랜드를 반영한 전당포는 전국적으로 300개 이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시대별로 변하는 품목…금부터 스마트폰까지

본래 전당포는 제품을 담보로 대출을 한다. 물건이 담보가 되기 때문에 은행처럼 신용조회가 필요 없고 대출 기록도 남지 않는다. 상환이 여의치 않아도 기업의 물품 반환 의무와 고객 대출 상환 의무가 상계되기 때문에 추심 위험도 없다. 

 

전당포는 이런 과정에서 일정기간 찾아가지 않는 물품의 매각으로 추가수익을 얻는 사업이다. 월 평균 이자율은 2.9~3.2% 수준. 전당포는 보름에서 한 달 단위로 대출 계약을 맺는다. 즉 10만원을 한 달간 빌리면 3000원 정도의 이자를 내는 셈이다.

전당포는 1961년 대부업법을 적용 받기 시작하면서 활성화됐다. 시계나 금·은,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 등이 주요 거래 대상이었다. 부모들이 자식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간 모아온 패물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았다.

1970~80년대엔 전자계산기나 흑백TV,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워크맨) 등 전자제품이 인기 품목이었다. 이 시절 전당포는 구치소의 면회실처럼 쇠창살이 둘러쌓인 투명한 창을 사이에 두고 물건을 맡기고 값을 흥정하는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가 강했다.

이후 귀금속 거래가 주춤해졌다. 1990년대 후반 IMF가 터졌을 때 온 나라가 금 모으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외화 마련을 이유로 해외로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반면 명품 가방과 시계·구두 등 고가 제품 위주로 거래가 왕성해지기 시작했다. 일부 대형 전당포에서는 일반적인 중고명품 판매, 매입, 위탁과 함께 명품교환 및 명품 A/S 서비스까지 한 곳에서 모두 이뤄졌다.

2010년대에 들어 전당포의 트렌드가 또 바뀌게 된다. 스마트폰, 노트북, 스마트TV, 태블릿PC 등을 맡기고서 돈을 빌려주는 ‘IT전당포’다.

전당포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시작된 신개념 전당포”라며 “스마트폰과 전당포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찾아가는 전당포…검증부터 송금까지 원스톱

전당포 운영도 고객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대출은 급한 사람이 찾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동식 전당포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고객을 직접 찾아간다. ‘찾아가는 전당포’는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감정사가 고객을 직접 찾아가 감정에서부터 송금까지 한 번에 처리해준다.

차량을 이용한 무점포 전당포라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등 쉽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고객은 20~30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50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식 전당포는 원스톱 신개념 서비스로 소도시나 인구가 많지 않은 외곽지역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점포를 차리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소자본 창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 전당포의 특징 

 

- 신용등급·소득수준 관계없이 제품 담보 대출 

- 상환 못해도 물품반환 의무와 대출상환 의무가 상계되어 추심 위험 없음 

- 일정기간 이상 찾아가지 않으면 전당포는 물품을 매각해 수익을 올림 

- 월 평균 이자율 2.9%~3.2%

- 보름에서 한 달 단위 계약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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