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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시장경제의 대안이 될 수 있나

입력 2015-05-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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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2000년에 출간한 '소유의 종말'에서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에는 IT의 발달로 핵심 가치가 물질이 아닌 비물질적인 것들로 이동하면서 소유보다 접속권을 사서 사용하는 개념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즉 생산-구매 관계가 공급-사용 관계로 전환된다는 말이다.

 

이후 2008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법학대학 로렌스 레식 교수가 '공유경제'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정의했고, 2011년 타임지는 '공유경제'를 '세상을 변화시키는 10대 아이디어'로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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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새 공유경제는 급격하게 확산돼왔다. 자신의 집과 차는 물론 사무실을 공유하기 원하는 사람들과 이를 사용하기 원하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플랫폼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내 집을 남에게 빌려주는 '에어비앤비', 내 차에 태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기까지 하는 '우버', '리프트', 단지 차를 빌려주는 '릴레이라이드', 사무실을 같이 쓰는 '데스크원티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공유경제 모델의 출현은 세계 경제위기와 시기적으로 맞물리며 현재의 경제체제의 대안인 양 칭송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 안 쓰면 짐… 자동차와 집


차량 중개 서비스 우버(Uber)는 공유경제의 대표적 사례다. 우버는 개인 차량 소유자와 탑승자를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속하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스마트폰 우버 앱을 이용해 서비스를 신청하면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차량을 지정해 보내준다.

현재 전 세계 56개국 300개 도시에서 영업 중인 우버는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해 2010년부터 실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 15억 달러(약 1조 6390억원) 이상 신규 자금 모집에 나서면서 창업 6년 만에 기업가치 평가액이 500억 달러(약 54조 77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자금조달 성공 시 우버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비상장 신생 벤처 기업이 된다. 이에 따라 매출도 급성장해 우버의 올해 예상 매출은 작년의 5배 수준인 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객과 고객을 연결(C2C)해주는 방식으로 출발한 우버와 달리 기업과 고객간의 거래(B2C) 방식의 카셰어링 서비스도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카셰어링 서비스는 집카(Zipcar)다. 1999년 창립한 집카는 지난 2013년 에이비스에 5억 달러에 인수됐다.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도 있다. 집에 남는 방이 있거나 집 전체가 비는 기간이 있는 경우 필요한 사람에게 단기간 빌려주도록 중개해 주는 서비스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시작해 2013년 기준 192개국 3만4800여개 도시에 숙소를 제공한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누적 여행객은 2500만명을 넘어섰다. 설립 7년만인 올 초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가 200억달러(약 22조원)에 도달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힐튼(219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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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가 주목 받으며 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서비스 기업인 우버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사진은 우버로 차를 부르는 사용자.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원칙적으로 차량과 건물을 소유하지 않는 기업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기업가치가 기존기업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받는 것은 공유경제가 창출하는 가치가 얼마나 높이 평가받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공유경제의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인 ‘쏘카(SOCAR)’, 소셜 카풀 서비스인 ‘티클(Tikle)’, 주차장 공유 서비스인 ‘모두의 주차장’이 카셰어링 스타트업의 대표주자라 볼 수 있다.

이 중에서도 2011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쏘카의 2014년 매출액은 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나 성장했다. 작년 말 업계 최초로 회원 50만명을 달성하고 올해 1분기에만 10만명의 신규가입자를 유치해 누적 회원수는 6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운영 차량이 서비스 시작 당시 100대에서 지금 2400대까지 늘어났다.

쏘카 김지만 대표는 “당초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회원수가 증가하고 있어 올해 누적 회원수 200만명, 차량은 3500대까지 확대해 연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 서비스 차량이 5000대를 넘어서면 매출규모 1000억원대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풀어야할 숙제도 많아

이처럼 새롭고 혁신적인 경제모델로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택시, 숙박업계 등의 기존 사업자들은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모델이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며 극도로 반발하고 있다.

또 개인과 개인을 이어준다는 기존의 취지와 달리 렌터카 등을 빌려 사업체처럼 운영하는 방식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버 영업은 태국, 인도, 네덜란드 등에서 금지됐으며 이외 다른 여러 나라들도 이를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도 우버 영업은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됐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렌터카나 자가용으로 돈을 받고 손님을 태우는 행위(유상 운송)는 불법이다. 따라서 2013년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우버는 서울과 인천에서 서비스 중이었으나 불법운송 논란을 낳으며 현재는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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