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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VR, 에베레스트 찍고 스타워즈 속에서 논다

입력 2016-03-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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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VR 체험자
가상현실(VR) 기기를 체험하는 모습. (유투브 캡처)

  

세계최대의 게임개발자 컨퍼런스(GDC) 2016의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현지시간) 한 게임 데모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환상적인 리얼리즘(Magical Realism)’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세션에서 가상현실(VR)을 통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의 웅장함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콘텐츠는 영화 ‘에베레스트’의 VFX(특수효과)를 담당한 기술자들의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으로 데이터 또한 영화와 같은 것이 사용됐지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세계 최고봉을 가상으로 체험한다는 것은 영화를 뛰어넘는 엔터테인먼트라고 평가된다.

올해 IT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상현실(VR)은 게임과 영화에 국한되지 않고 언론, 의학 등 기존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스타워즈 콘텐츠
HTC의 가상현실(VR) 콘텐츠 스타워즈(Star Wars). (유투브 캡처)

 

◇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다

GDC 2016에서 HTC는 세계 최대 게임 유통기업 밸브(Valve)와 합작으로 제작한 헤드마운트형 디스플레이 바이브(Vive)용 최신 데모들을 소개했다.

15㎡ 정도의 공간에서 체험자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즐기는 VR 콘텐츠로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루카스필름 산하의 특수효과 스튜디오 ILM(Industrial Light & Magic)의 뉴미디어부문 xLab이 선보인 영화 ‘스타워즈’(Star Wars)를 가상으로 체험하는 콘텐츠다.

체험자는 로봇 ‘R2-D2’로부터 광선검을 전달받아 제국군의 군대 스톰트루퍼들과 전투를 벌인다. 체험자는 적의 총에서 발사되는 레이저를 광선검으로 받아내고 적과 싸우며 컨트롤러의 높은 감도와 광선검을 움직일 때 나오는 친숙한 영화 속 효과음, 영화와 같은 비주얼에 빠져들게 된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공포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속편.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현장감 있게 전달되는 360도 영상이 영화의 무서움을 비약적으로 증폭시킨다. (beastmg.com 홈페이지)

 


◇ 영화 제작 환경을 바꾸다

가상현실은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리들리 스콧이나 스티븐 스필버그 등 할리우드의 거물 감독들은 극비의 VR 프로제트에 참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VR 기술이 할리우드의 각본을 수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VR은 ET가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날거나, 알프스 고원에서 춤을 추는 주인공을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 수 있다.

이러한 VR과 기존의 영화는 감상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존의 영화에서는 관객이 어디에 주목해야 할 것인지를 감독이 결정했으나 VR에서의 주도권은 관객에게 있게 된다.

또한 이러한 콘텐츠를 경험하는 기기들도 대중화되면서 사용자가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VR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600달러 이상의 고급 장비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VR 동영상의 대부분은 골판지로 만든 것과 같은 비교적 저렴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 현장감 있는 뉴스 전달

미국 USA투데이는 올해 봄부터 가상현실 단말기 관련 뉴스 동영상을 주 1회 제공할 계획이다. 정기적으로 가상현실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미국 언론 중에 최초다.

언론사가 시장의 급속한 확대가 전망되는 VR분야에 진출해 가입자와 광고 수입의 증가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목적이다. 음악 관련 뉴스는 무대가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스포츠분야는 시청자가 관객석에 있는 것처럼 현장감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사용한 뉴스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정치·경제 등의 분야에도 내레이션이나 그래프를 함께 제공한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취재 현장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동영상 제공을 시작하는 등 미디어분야에서도 경쟁이 시작됐다.

메디컬 버츄얼 리얼리티
메디컬 가상현실(Medical Virtual Reality). (USCICT=유투브 캡처)

 

◇ 정신치료 등에 활용

가상현실 헤드셋은 그동안 최고의 게임 액세서리로 간주돼 왔으나 이제는 효과적인 치료도구로도 사용된다. 치료사, 학교의 상담사, 재향군인 등 정신보건치료에 몰입형 VR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WSJ에 따르면 VR은 군인들이 죽음이나 신체적 손상을 초래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불안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이 입증됐다.

PTSD에 시달리는 베트남에 참전한 퇴역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료의 일환으로 VR 시나리오를 통해 다양한 전시의 감정을 유사 체험한 환자 67%가 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VR을 이용한 치료 후 6개월간 실시된 검사 결과다.

또한 자폐증환자들이 특정 사회적 신호를 판별하는 방법을 교육하는데 VR이 유용한 툴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불안장애나 공포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는 유사체험 요법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평균 25% 이상의 환자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VR을 통한 유사체험 요법은 환자의 거부율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150명의 환자의 27%가 유사체험 요법을 시도하는 것을 거부했으나 VR을 이용한 치료를 거부한 것은 단지 3%뿐이었다.

VR 총격전
가상현실(VR) 환경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 (유투브 캡처)

 

◇ VR시장,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향후 로봇기술과도 결합

중견 게임 개발사 쉘 게임즈(Shell Games)의 대표 제시 쉘은 오는 2025년까지 HTC 바이브, 오큘러스 리프트,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소비자 VR시스템 제조사 ‘빅3’가 2017년 말까지 총 800만대 출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보다 더 저렴한 모바일용 VR 헤드셋은 빅3 보급량의 4배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3년까지 모바일용 VR은 20억대로 증가해 거의 모든 PC사용자와 스마트폰 사용자는 VR 시스템이 탑재된 기기를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현재의 스마트폰처럼 손으로 들고 사용하는 정보장치를 대체하게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VR은 발전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 위치기반서비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공지능, 로봇 기술 등과도 결합돼 향후 10년 후에는 어디까지 진화할지 상상조차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다만 이렇게 성장하는 VR시장 전망이 핑크빛 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감 있는 VR 환경에서 총을 쏘거나 칼을 휘두르는 등 폭력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상당한 몰입감과 재미로 현실을 잊고 지낼 정도로 VR 게임에 지나치게 중독될 수 있는 등의 문제도 언급된다.

VR 체험시 멀미 등으로 인한 현기증, 눈의 피로, 두통 등의 일부 부작용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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