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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내 집은 내가 알린다…'온라인 집들이' 열풍

본인의 셀프인테리어 정보 공유
온라인상 '집방 스타'속출
국내 생활용품 시장 10조...메기효과 톡톡

입력 2016-04-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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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집들이에 다녀갔다. 이들은 가족들도 미쳐 발견하지 못한 곳들에 대한 찬사를 늘어 놓는가 하면 구입처를 묻고 찬사와 감탄을 금치 못한다. 

 -“타일 너무 예쁘네요.혹시 ***브랜드인가요?”(주부 블로거A씨)
 -“커튼 구입처 알고 싶습니다.”(35세 싱글남 B씨)
 -“같은 집 맞아요? 구경 잘하고 갑니다.”(쌍둥맘 C씨)
 
과거 회사동료나 직계가족들이 왁자지껄하게 다녀갔던 집들이가 온라인화되고 있다. 사생활 노출을 꺼려하던 과거와 달리 집안 인테리어를 사람들과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스타그램’(방+인스타그램) ‘집스타그램’(집+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해시태그가 탄생했을 정도다. 젊은이들은 원룸이어도 ‘비포와 애프터’로 구분해 자랑을 한다.


◇ 휴지나 세제 선물이 필요없는 ‘온라인 집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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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씨가 블로그에 직접 올린 단독주택 전경.(사진제공=블로그 캡쳐)

 

네이버 ‘모멘트의 투자놀이터’의 운영자인 백상현(32)씨는 지난해 태어난 딸을 위해 남양주에 직접 단독 주택을 지었다. 토지구입부터 골조 공사, 내부 인테리어와 외벽 페인트칠까지 세세한 과정을 블로그(blog.naver.com/bsmetal24)를 통해 공개하면서 수많은 이웃들의 열띤 반응을 몸소 체험했다. 

 

백씨는 “건축회사에 몸 담고 있는 만큼 좋은 자재를 싸게 구입하는 방법을 알았고 노하우를 공개하면서 수많은 인연을 새롭게 맺은 셈”이라며 “이사를 완료하고 나서 모두 초대해 집들이를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 실제 집에 들어오는 것처럼 입구부터 방 구석구석까지 사진을 찍어 올렸다. 덕분에 카페에도 회원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백씨가 스타블로거가 된 이유에는 남다른 센스도 한몫 했지만 공사비와 인테리어 자재에 대한 구입 루트와 원가를 공개 했기 때문이다. 그가 집을 짓는 데 들어간 돈은 0원. 그는 신혼집을 구할 돈으로 직접 부동산을 공부해 토지를 저렴하게 사고 대출을 이용해 건축비를 충당했다. 현재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직접 살고 싶은 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소규모 강의까지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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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의 쇼룸을 보고 의자만 가져와 변형시킨 부엌전경.(사진제공=본인)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정수진(39)씨도 얼마전 두달 간 직접 고친 빌라를 온라인(blog.naver.com/jukeboy3)에 공개했다. 산토리니에서나 볼 법한 블루 타일과 최근 유행하는 헤링본 무늬 바닥, 모던함을 살린 주방까지 집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은 지 10년된 빌라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 목재를 직접 사서 슬라이딩 도어를 달고 화장실과 부엌에는 특별히 공을 들이는 등 철저히 거주자 중심으로 꾸며졌다. 

 

정씨는 “원래 전집주인이 아들과 함께 살려고 지었던 곳이라 평수가 큰 편이었다. 두 세대가 살게끔 분리하고 독일직구를 이용해 국내 판매가 300만원대 인덕션을 99만원에 사는 등  편리함과 절약 노하우를 공개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가구를 만들어 본적은 없지만 그만큼 집에 대한 애착이 크다”며 셀프인테리어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의 게시글에는 직접 만든 드레스룸과 각종 소품에 대한 질문과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고 있다.


 

◇ 쿡방에 이은 집방 열기...젊은 세대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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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방 프로그램의 후발주자지만 색다른 컨셉을 제안하는 ‘렛미홈’공식 포스터.(사진제공=tvN)

1인 가구가 늘면서 한때 ‘부동산의 무덤’이라 불렸던 원룸과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가 인기다. 

 

이와 더불어 생활용품 시장도 매출이 수직상승 중이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생활용품 시장 규모는 약 10조 5000억원이지만 2023년에는 17조 9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소비자 관심 속에 이케아·무인양품·니코앤드·자라홈·H&M홈 등 외국 브랜드의 진출이 활발해졌고 이에 질세라 자주·모던하우스·버터·더라이프 등 국내 브랜드도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온라인 집들이’가 젊은 신혼부부들 사이에 유행하면서 홈퍼니싱 시장은 일종의 ‘메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메기 효과’란 메기로 미꾸라지를 생존시키는 현상을 기업경영에 접목한 말이다. 

 

유행에 민감한 방송사들은 지난해 ‘집방’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내놨다. 내 집이 아니어도 취향에 맞게 꾸미고 있는 동안 더 안락하게 살려는 욕구가 자리잡으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연예인 게스트는 물론 SNS나 블로그 등에서 이미 유명한 일반인 ‘방스타’가 직접 출연해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문 업체가 아니어도 상당 수준의 지식과 스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뿐더러 자신의 솜씨를 자랑하고픈 욕구가 ‘집방’을 탄생시킨 것같다”고 입을 모은다. 

 

tvN ‘내 방의 품격’ 김종훈PD는 “어쩌면 스스로 전문가가 아니니까 살면서 고쳐나가는 것에 대한 애정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했다. 주거공간에 대한 자랑보다는 그런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부분들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온라인 집들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분석했다. 

 

‘집방’의 후발주자인 tvN ‘렛미홈’은 불편한 집 구조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든 공간을 재구성해 가정의 분위기까지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오는 24일 첫방송을 앞두고 있다. 

 

연출을 맡은 박현우PD는 “단순히 인테리어를 넘어 집이 가족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가족에 맞게 공간을 바꿔주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청소나 수납 등 집에 대한 종합적인 얘기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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