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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무술년 새해, 튼튼한 허리는 '금연'으로부터

입력 2018-01-09 07:00 | 신문게재 2018-01-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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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금연’은 많은 중년 남성들의 해돋이 소원으로 등장하는 단골 키워드다. 척추의 이상을 바로잡는 한의사로서 금연만은 작심삼일(作心三日)이 아니라 작심일년(作心一年)이 되도록 꼭 지키길 권하고 싶다. 중년들의 경우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나이인 만큼 흡연이 척추 건강에 더욱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재활의학 전문의 미첼 레빗 박사가 지난 2016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흡연이 경추디스크의 자연적인 마모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2명의 경추 CT영상을 분석한 결과 흡연자의 목디스크 마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니코틴이 모세혈관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처럼 백해무익한 담배의 대표적인 문제로 니코틴의 혈관 수축작용이 있다. 니코틴이 혈관을 좁게 만들면서 혈류를 빠르게 하고 모세혈관의 기형을 유발한다. 흡연의 이런 문제는 디스크로 잘 알려진 추간판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디스크는 혈관이 없기 때문에 추간판 주변 미세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수핵과 섬유륜으로 이루어진 디스크가 팽팽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흡연이 디스크의 영양공급을 방해하면 디스크가 푸석해진 상태로 탄성을 잃게 되어 충격에 취약해진다. 가뜩이나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시작될 연령인데 흡연까지 하게 되면 이런 변화는 더욱 가속된다.

한편 흡연은 골밀도에도 영향을 준다. 지난해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30년이상 흡연한 사람의 골밀도는 비흡연자 대비 1.5배나 감소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이 뼈로 가는 영양공급을 방해해 골다공증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에 걸리면 골절 위험만 정상인의 3배가량 높아지고, 이로 인한 사망률은 정상인의 8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허리디스크로 내원한 환자에게 추나요법은 대표적인 한방치료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골다공증 환자들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다만 골절 후 뻣뻣해진 부위를 풀어줄 때 부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그만큼 흡연을 하는 척추환자들은 질환 위험에 노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치료 방법에도 제약이 생긴다. 무술년 새해에는 많은 애연가들이 척추 건강을 위해 흡연 유혹을 잘 넘기고 꼭 금연에 성공하길 기원한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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