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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0.73%p차 당선인의 과제

입력 2022-03-28 14:10 | 신문게재 2022-03-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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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사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당선인과 관련된 지표가 비상이다. 국정 수행 기대감이다. 국정 수행 기대감은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가 시작되고 난 이후 얼마나 국정을 잘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물어보는 조사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에 대해서도 실시해 왔던 조사 지표다. 이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 여론이다. 국정 수행 기대감이 높을수록 당선인이 대통령 임기를 시작할 때 국민 여론의 뒷받침이 견고해진다. 또 하나는 당선인의 인수위 기간에 대한 평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조사 취지는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고 난 이후의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이지만 사실상 인수위 기간 동안 실시되는 조사이기 때문에 인수위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면 인수위 운영이나 대국민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국정 기대감은 얼마나 될까.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22~24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선전화포함 무선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향후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여부를 물어보았다. 잘할 것이라는 긍정 전망은 55%, 잘 못할 것이라는 부정 전망은 40%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잘 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은 비슷한 시점의 조사에서 국정 수행 기대감이 84%였고 박근혜 당선인은 78%나 되었다. 윤 당선인의 국정 기대감보다 20%포인트 이상 30%포인트 가까이 더 높은 결과다. 향후 5년에 대한 기대감을 측정한 결과이지만 현 시점의 인수위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지 않다.

지역별로 호남, 연령대별로 40대와 50대에서 ‘잘 못할 것’이라는 부정 전망이 더 높다. 자영업층은 긍정과 부정 전망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윤 당선인의 국정 수행 기대감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번 대선 결과가 그대로 묻어난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투표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은 아직도 윤 당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선거 국면에서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호남 공들이기’를 꾸준히 지속했지만 호남에서 잘할 것이라는 긍정 전망은 39%에 그쳤다. 선거 과정에서 유발된 정치적인 여진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여소야대 국면에 놓이는 윤 당선인에 낮은 기대감은 부담이다.

대선에서 역대 가장 적은 득표율 차이로 신승한 윤 당선인에게 국민 지지율은 대선 결과보다 더 중요하다. 임기 시작하자마자 발표되는 국정 수행 지지율이 낮은 수준이라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 여성가족부 폐지, 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예산권 독립, 소상인과 자영업층 지원을 위한 추경 예산안 통과 등 윤 당선인의 선거 공약과 의지를 관철시키기 어려워진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정 수행 지지율의 변화와 타격을 입는 경우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외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대통령은 국민들의 평가가 종합적으로 결집된 자리다. 지지율이 높은 대통령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뒤에 국민이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국정 수행 기대감에 괜찮다고 무심할 일이 아니라 역대 대통령 수준인 적어도 70%대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 왜냐하면 민심이 천심이기 때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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