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물의 연예인 복귀를 보는 두 시선

입력 2022-06-06 14:11 | 신문게재 2022-06-07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220505010001182_1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연예계는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아무리 잘 나가는 연예인이라도 속된 표현으로 “한방에 훅 가는” 경우를 적잖게 목격해왔다. 물의를 일으켰던 많은 연예인들 중 누군가는 성공적으로 복귀했고 또 누구는 아직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기만 한다. 아예 영영 돌아오지 못하거나 심지어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경영, 송영창 같은 배우들은 흑역사를 딛고 컴백에 성공했지만 유승준, 신정환 등은 아직도 미디어, 시청자의 차가운 외면과 비판에 허덕이고 있다.

배우 서예지의 전격적인 컴백이 논란을 낳고 있다. 서예지는 스태프 갑질, 남자친구 가스라이팅, 스페인 학력 위조로 인해 7개월 가량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그런 그는 조심스러운 행보 대신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tvN의 복수 멜로 ‘이브’에서 그녀가 보여준 파격적인 정사신 등은 갑론을박을 일으켰던 것이다. 자숙 기간도 거의 없이 복귀 시점이 지나치게 빠르고 선정적 모습만 강조하는 무리수에 눈살 찌푸린 시청자들도 있지만 얌체처럼 눈치만 보는 대신 과감한 열정으로 대중의 마음을 얻으려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많았다. 유튜브 채널의 ‘친중 논란’ ‘댓글 관리 의혹’ 등으로 한국 연예계를 떠나야 했던 가수 헨리도 JTBC 리얼 버라이어티 ‘플라이 투 더 댄스’에서 발빠른 컴백 행보를 시도하고 있다.

대중들의 싸늘한 반응을 두려워하며 소위 ‘간을 보는’ 물의 연예인들도 많다. 논문 표절로 1년 반 넘게 대중에게 모습을 감추고 있는 트로트 가수 홍진영은 조심스럽게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재작년 드라마 출연 중에 음주운전으로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탤런트 배성우도 가까운 지인의 낭독회 참여를 통해 컴백 분위기를 살펴보고 있다. 음주운전의 사회적인 해악성이 심각해진 요즈음 그의 복귀는 험난해 보인다.

걸그룹 에이프릴의 중심 멤버였던 이나은은 멤버 사이의 왕따 논란, 기나긴 진실 공방 때문에 그룹 활동은 물론 당시 촬영했던 드라마에서도 하차했다. 그리 길지 않은 반성의 시간을 거쳐 이나은이 물의 연예인이라는 멍에를 벗어나 대형 연예기획사 나무엑터스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움직임도 컴백을 향한 첫 걸음이다. 논란 당시 그는 왕따 가해자로 지목되었기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란 결코 쉽지 않겠지만 배우로서 본격적 활동을 시작하는 만큼 컴백의 성패는 물의 연예인 복귀의 중요 선례가 될 것이다.

오늘날 연예인의 사회적 지위, 존재감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그에 따른 책임감도 무거워졌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라면 그 물의의 정도에 따라 혹독한 대가를 치룰 수밖에 없다. 때로는 그 대가가 영구 퇴출일 수도 있다. 수많은 별들이 하루 아침에 뜨고 진다. 그런 연예계에 물의를 빚은 이가 은근슬쩍 돌아올 수는 없다. 법원의 판결처럼 딱 떨어지는 복귀 기준이나 방법은 없다. 다시 한번 기회를 얻으려면 진정성, 인내심으로 기다려야한다. 문제의 연예인이 진정으로 사과하고 어느 정도 자숙 시간을 거치 돌아온다면 대중도 덤덤하게 복귀를 받아들인다. 물의 연예인의 복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중의 정서는 비교적, 사실은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하다.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