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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황당한 답변

입력 2022-07-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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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E 게임의 해외진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국내에선 사행성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P2E 게임의 국내 허용 요구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황당한 답변이다.

우리 국민은 도박 중독되면 안되니 P2E 게임을 허용하면 안되고, 외국인은 중독되건 말건 수출해서 돈만 벌면 된다는 말이다. 갑자기 18세기 아편전쟁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중국을 상대로 아편을 팔아먹다가, 임칙서의 아편 무역금지 조치에 전쟁도 불사했던 바로 그 사건 말이다.

산업진흥을 목적으로 세워진 산업통상자원부라고 하면 이해해 줄만 하나, 문화진흥이 목적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런 황당한 답변이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정부가 P2E게임을 허용하는데 주저하는 것은 결국 사행성의 문제다. 그리고 그것이 ‘바다이야기’ 같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정부가 원천 봉쇄한다고 문제가 터지지 않을까. 이미 바다이야기보다 수천 수만 배 파괴력을 가진 루나 사태가 블록체인 산업에서 터졌다. P2E와 쌍둥이인 코인시장에서 말이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도 아니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똑같이 문제가 터져왔고 또 터지고 있다. 루나 사태도 결국은 코인 시장의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태다. 루나사태의 불법성 여부는 차치하고 말을 해보자. 루나사태가 나쁘기만 한 것일까.

튤립버블이 있었기에 네덜란드가 원예종주국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닷컴버블이 있었기에 지금의 다음, 네이버가 만들어졌다. 루나사태가 터진 것은 불행이지만 그 버블이 있었기에 블록체인 생태계가 확장된 긍정적 효과도 분명 있었다고 본다.

P2E 게임을 게임으로만 봐서는 안된다. 메타버스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것이 P2E 게임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또한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결정해서도 안 될 일이다. 메타버스의 세상은 MZ세대가 만들어 가는 길이고, 결정도 당연히 그들의 몫이다. 그들은 알지도 못하는 ‘바다이야기’를 P2E에 가져다 붙여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MZ세대들로부터 “틀딱들의 꼰대짓”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딱 좋다.

지금이라도 문화체육관광부는 P2E 허용을 전제로 관련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고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단순이 수출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MZ세대들의 문화를 발전시켜나가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MZ 세대는 또 그 아래 세대들은 이미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P2E 게임이 국내에서 유통되도록 허용하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를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게 쌓인 여려 경험을 토대로 P2E 게임이 사행성 산업으로 전락하지 않고, 메타버스의 새시대를 열어가도록 도와야할 것이다.

P2E 게임과 동전의 양면과 같은 코인시장에 대해서 금융당국은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해주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적기 시정을 요구하는 감독기능을 수행하면서 코인시장이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증권시장에서의 오랜 경험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접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역할도 이에 다르지 않다. 사행성 이슈가 있으면 사행성으로 흐르지 않게 감독하는 것이 정부의 일이지, 아예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한상완 전 현대경제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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