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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돈을 다루는 미디어

입력 2022-07-27 14:12 | 신문게재 2022-07-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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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의 생활양상은 대중의 영향을 더 파고든다. 누군가의 맛 집 추천이 모이면 휴대폰을 들고 그곳을 찾아 먼 길을 마다 않는다. 선동적이고 말초적인 유튜브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약한 소셜 네트워크상의 소비나 투자의 팬덤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가뜩이나 두렵고 불안한 주식시장에서는 오죽하랴. 과거에도 주식시장은 사람과 사람을 통해 또는 인쇄물을 매개로 사발통문들이 거리에 넘쳐났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그 중 하나였다.

사업하는 사람 중에 고객이나 소비자가 자기보다 똑똑하길 바라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한다. 내 주장과 제안에 혹 빠져, 나와의 거래에 응하고 넘어와 주길 바란다. 주식시장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제도권 기관이든, 세칭 투자정보시장의 아류업자이든 항상 거래가 많아지길 바란다. 그러나 투자와 거래는 전혀 다른 차원의 행동이다. 대중들은 투자하러 오는데, 시장 사업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일정한 상품에 가입하라거나 애써 모아 둔 돈을 자기회사로 거두어 가길 바란다.

이제 사회에서 ‘돈’은 생명이나 인권에 못지 않는 중요성을 지닌다. 주식시장의 허가된 업자들이나 유사수신업자들 모두 고객들의 돈을 더 받아가려 별별 수단을 다 쓴다. 예컨대 집합투자상품들이 있다. 한동안 ETF가 주목을 받았다. 언론들도 대단히 안정되고 좋은 수익 투자상품인 양 거들었다. 그러나 요즘 같은 주가 대세하락기에는 특정 테마나 시류에 편승해 만든 이런 상품 때문에 때론 시장 평균보다 더 많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모두 가입자의 투자결정을 용이하게 하려고 선택의 부담을 줄인 상품이다.

요즘 개인 소셜 미디어가 발달 했다. 미디어가 우리에게 유익하려면 수용자의 자기지성과 자기윤리 검열의 능력이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돈을 다루는 미디어 현장에는 남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숨어있다. 주식거래와 보험가입, 부동산 거래장소가 대표적이다. 개인들의 평소 자기 지식과 판단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숱한 유혹과 감언이설에 쉽게 넘어간다.

최근 크게 발달한 소셜 미디어들도 한 몫 한다. 언론은 공존의 가치를 만든다. 그 안에는 지식과 경륜과 집단지성의 책임감이 만든 게이트키퍼가 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의 개인 퍼블리싱에는 그런 내부 자정이나 안내자나 감시망이 전혀 없다. 그러면서도 특히 주식이나 부동산에서 호시탐탐 타인의 소중한 재산을 탐하는 나쁜 유혹들이 암약한다.

최근 페이스북이 회사 이름을 바꾸고 트위터의 대주주 교체 얘기가 돌 정도로 대중정보 소통을 기반으로 한 개인미디어 사업이 한 고비를 맞고 있다. 사실 코로나 창궐이나 작금의 물가폭등은 오롯히 개인들이 스스로 자기 삶에서 다 부담을 져야 하는 문제들이다. 그 대안이 국가나 이웃에 있지 않는, 나만의 고유한 문제이기에 스스로 감당하고 지켜내야 한다.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는 시간이 오래 걸려야 성과가 나오는 실물가치 축적의 세계이다. 마을이 발달하고 기업이 성장해야 집값이 변하고 주가가 오른다. 특효약이 있을 리가 없다. 당장의 이 어려운 시국은 주식과 부동산에서 개인들의 인내와 냉정과 지혜를 시험한다. 더 침착하고 더 안정적으로 더 절제하며 나의 삶을 돌아보고 챙겨야 하는 시간이 지금 흐르고 있다. 부디 경제 언론인의 바른 길잡이를 원한다.

 

엄길청 국제투자분석가·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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